점심시간에 수업 자료로 읽을 책을 사서 저자 소개를 잠깐 읽었다. 세상엔 참 능력있고 대단한 사람이 많다고 감탄했다. 블로깅으로 책을 내고 현재 이슈에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는 글을 쓰다니, 뭐랄까, 세상엔 참 능력있는 사람이 많다. 어제 구매한 책의 저자만이 아니라 비슷한 방식으로 유명한 저자가 여럿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 특히 나의 지인은 더 훌륭한데도 어제 구매한 책의 저자와 같은 지명도를 갖고 있지는 않다. 더 오래 활동했고 글을 정말 잘 쓰고 멋진 사유를 대화로, 블로깅으로, 글로 공유하지만 그런 지명도를 갖고 있진 않다. 그리고 나의 지인들도, 그 지인을 오프라인에서도 아는 사이란 점만으로 자랑스러워하는 나도 그런 유명세나 지명도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유명세를 귀찮아하거나 유명해지면 냅다 도망쳤다가 소란이 가라앉으면 나타날 가능성도 상당한 무리들이다. 그러니까 유명하거나 말거나 상관없다. 혹은 유명해지려고만 하지 않는다면, 통상 얘기하는 성공을 지향하지만 않는다면 무엇이건 할 수 있다. 배가 많이 고파서, 살곳이 마땅찮아서 어느 순간엔 하고 싶은 일을 못 할 수도 있고. 아무려나 그런 유명한 혹은 인기 있는 저자의 소개글을 읽으며 나는 내 지인들이 떠올랐다. 나는 그들이 더 좋고 그들의 비평을 더 신뢰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수업 자료로 그 책을 사기까지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수업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오래 그런 사람을 몰랐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그리고 내가 사는 세상에서 유명한 사람은 따로 있다. 멋진 블로깅과 별자리 얘기를 하는 D가 그렇고, 날카로운 비평을 하는 E가 그렇고, 지금 이 땅에서 어떻게 운동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H가 그렇다. 내가 존경하는 몇몇 선생님도 그렇다. 그리고 또 많다. 비록 출판업계나 미디어에선 거의 혹은 별로 주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나는 내가 존경하는, 나에겐 유명인인 사람들과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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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정이 든 이유는 따로 있지만 아직은 비밀!
너무 흥분하면 글이 제대로 안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