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씨와 명진 스님 간의 설전이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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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말이 맞는지는 누구를 신뢰하는가의 문제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침 라디오인터뷰에서 명진 스님도 말했듯, 결국 진실공방이 될 뿐이니까.
근데 라디오에서 명진 스님의 인터뷰를 듣다가 씁쓸했던 건, 좌파가 아닌 걸 군복무 여부로 구분한 점이다. 자신은 군대도 갔다 왔고, 특히 베트남 전쟁에도 참여했는데 어떻게 좌파냐는 거다. 맞다. 적어도 나의 기준에서 사실상 침략전쟁인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으면서 참전을 반성(혹은 성찰)하지도 않고 자신을 좌파라고 부르는 건 일종의 ‘모순’이다.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아울러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데,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데 굳이 좌파, 우파 여부를 따지는 것 자체가 웃기지도 않은 일이다. ‘나의 의견과 다르면 무조건 적, 좌파’란 식의 이분법이 더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고.
그러나 저러나 왜 병역의무가 좌우파를 가르는 기준이 되는 거지? 익히 알려져 있듯,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병역의무가 국민의 의무라는 규정에 의해, 특정 범주의 사람만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 규정은 개인을 국가가 관리하기 위한 박정희 정권의 기획이었으며, 그래서 주민등록제도와 병역의무가 강조되었고 신성시 되었다. 정작 이 제도를 기획한 이들은 자신의 아들을 군에 보내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군입대 여부가 좌파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되면서 양심적병역거부와 같은 이슈가 다시 한번(혹은 항상 그랬으니 도 다시?) 부정적인 방식으로 회자될까 걱정이다. 다시 한번 군가산점 논란이 일면서 여성혐오 발언이 횡행할까봐 걱정이다. 좌파/우파라는 이분법으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이슈들이 이번 설전으로 엉뚱한 불똥을 맞을까 걱정이고. 안상수 씨와 명진 스님 간의 설전은, 굳이 구분하자면 명진 스님의 말에 더 신뢰가 가지만, 병역 여부로 대응한 건, 매우 심각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