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너마저 2011.12.30. 금. 20:00-22:30. @ 홍대 블루라이트 홀
세미나를 하는 팀과 올해 마지막 세미나는 송년회를 겸하자고 했다. 출장뷔페(?!?!?!)를 기대하는 자리였는데 어쩌다가 브로콜리너마저 공연에 가기로 했다. 정말 어쩌다가였고 갑작스레 결정되었고 같이 가기로 했다. 나를 제외한 구성원은 앨범을 이미 들었거나 팬이거나 그랬다. 난? 밴드 이름만 아는 상태였다. 나중에야 “졸업”이란 노래의 후렴구만 어디선가 들었다는 걸 알았고. ;;;
공연 정보를 확인하니 티켓은 80석이 전부였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열렬한 팬들이 눈독을 들일 텐데 내가 가도 괜찮을까,라는 무려 윤리적(!) 고민을 하였으나 포기하진 않았다. 크. 공연 사흘 정도 앞둔 시점에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음악은 괜찮았고, 반복해서 들을 수록 귀에 감기는 맛이 있었다.
그리고 설마 될까 했던 공연 예매에 성공했다. 거짓말… ;;; 남은 이틀 바짝 예습했다.
낮에 쿡앤북에서 세미나를 하고(어쨌거나 하긴 했음) 저녁에 공연장으로 갔다. 7시부터 입장이고 선착순 입장이라 사람들이 6시 즈음부터 줄을 설 터. 그럼에도 늦게 출발했고, 많이 늦을 줄 알았다. 6시 40분 즈음에 도착했는데 다행인지 줄을 서 있는 사람이 많진 않았다. 입장을 하고, 한 시간 정도 일행과 얘기를 나누며 기다리니 8시 정각 즈음 시작했다.
공연은 1부 – 관객과의 대화 – 2부 -앵콜로 진행했다. 1부에선 2집 [졸업]에 실린 곡을 앨범에 실린 순서대로 전곡 연주했다. 아울러 중간중간에 곡을 작곡하게 된 배경을 얘기했다. 곡만 연달아 듣는 공연도 재밌지만, 밴드가 직접 곡에 얽힌 사연이나 고민을 들려주면서 연주하는 컨셉트도 꽤나 괜찮다. 기대했던 곡 “울지마”와 “환절기”를 들을 수 있어 특히 만족스러웠다. 2집에 실린 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 라이브로 들을 수 있길 기대했으니까. 아울러 멤버들이 공연과 연주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확연하여 관객으로서 더 만족스러웠달까. 관객과의 대화는 썰렁하고 느슨하지만 즐거웠고, 2부에선 1집에 실린 곡을 몇 곡 연주하였으며, 앵콜에선 3집에 실릴 곡 “막차”를 연주하였다.
공연이 끝나고 든 느낌.
ㄱ. 역시 음악은 라이브로 들어야 제맛이야!
ㄴ. 브로콜리 너마저 앨범을 사야겠다.
ㄷ. 내년에도 기회가 닿으면 공연에 가야겠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얼추 빠져나간 다음, 멤버들이 팬 혹은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도 얼떨결에 함께했다. 그리고 싸인도 받았다는. 흐흐. 덕원(베이스, 보컬), 향기(기타), 류지(드럼, 보컬) 님의 싸인을 받았고, 잔디(키보드) 님의 싸인은 못 받았구나.. 일행 중 한 명은 향기 님에게 푹 빠졌으나…(이하 생략) 크크.
내년 여름에 있을 공연과 내년 언젠가 나올 3집을 기대하면서…
+
마냥 만족스럽진 않았는데, 사운드에 문제가 좀 많았다. 우선 악기들의 음향이 종종 불안했다. 네 개의 악기 소리가 고르게 들려야 할텐데 가끔 각 악기의 사운드가 다르게 들릴 때가 있었달까. 각 멤버가 사용하는 마이크의 소리 역시 다소 불안했다. 그래서 사운드 엔지니어가 없는 줄 알았는데, 무려 뒤에서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는… 덜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