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슈얼리티 위계, 메모

바빠서 길게는 못 쓰지만…

1980년대 미국, 포르노를 둘러싼 페미니스트들의 논쟁은 크게 두 갈래였습니다. 포르노는 그 자체로 성폭력이니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포르노를 금지하려는 국가의 개입이 결국 섹슈얼리티 통제와 위계를 (재)생산한다는 것이죠. 실제 포르노 규제법이 생겼을 때,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곳은 비이성애 포르노를 제작하는 곳이었습니다. 즉 섹슈얼리티 관련 규제법이 생기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 가장 먼제 규제의 대상이 되는 곳은 퀴어나 성노동자 여성 집단이죠.

조만간에 한국에도 비슷한 일이 생길 듯합니다. 이미 시작했으려나요? 홍대의 L바, 이태원의 트랜스젠더바와 관련해서 흉흉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차별금지법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별금지법을 동성애차별금지법이라 부르며 이를 반대하는 일부 보수적인 기독교의 행동은 주의력을 분산하려는 의도였던 걸까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성매매와 퀴어 관련 이슈에 주목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십대 섹슈얼리티 전문강사 워크샵 : 십대의 섹슈얼리티를 배우다

강의 일정 및 장소 확정 파일입니다. 🙂

제1차 유섹인 섹슈얼리티 강좌

제목 : 십대 섹슈얼리티 전문강사 워크샵 : 십대의 섹슈얼리티를 배우다
기획 : 유섹인(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 Pleasure, Danger and Empowering Center)
후원 : 도서출판 동녁, 안세M치과
대상 : 십대 교육 관련자, 쉼터 관리자. 교사, 성교육강사 등
일시 : 11월 9일 – 12월 7일 매주 월요일 7시~10시
장소 : 서강대학교 마테오관 201호
수강료 : 12만원(유섹인 회원 10%할인)
*임금계좌: 우리은행 1005-001-549121 예금주: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

“십대/섹슈얼리티 전문가들과 십대 섹슈얼리티 상담의 실천 방향을 찾아봅니다”

1강 11월 9일 십대의 섹슈얼리티 통제와 보호 : 예스, 노우, 그리고 탈주?!(변혜정)
2강 티켓다방 십대여성의 일, 놀이, 문화(김주희)

3강 16일 모바일 테크놀로지, 그리고 진동하는 십대(김예란))
4강 미디어에서의 십대 섹슈얼리티 재현(손희정)

5강 23일 조기모성과 십대여성의 섹슈얼리티(서정애)
6강 십대의 성폭력피해의미와 성문화(변혜정)

7강 30일 소년원(구금시설)에서의 십대여성의 섹슈얼리티(황선희)
8강 신촌지역에서 만난 십대이반의 섹슈얼리티(잘해보지)

9강 12월 7일 민/관의 섹슈얼리티 교육과 십대의 만남(박현이, 최자은, 김민혜정)
10강 종합토론(성적자기결정권과 십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흑인 페미니즘 사상』: 매우 짧은 리뷰

인종차별주의와 연관된 공포가 상당히 가시적으로 대상화된 흑인의 몸에 투사된 관념에서 나오는 것인 반면, 동성애공포증에 깔려있는 공포는 누구나 게이나 레즈비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231)

혐오범죄는 개인을 처벌함으로써 가시적인 동성애의 사례를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사례로 인해 나머지 동성애자들을 벽장 속에 가두어 두는 효과가 발생한다. 게다가, 동성애가 제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인식되자, 동성애를 공적이고 합법화된 공간에서 제거하려는 전략이 의도된다. 동성애자 결혼금지법은 동성애의 “확산”을 멈추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232)

에이즈 담론에서 아프리카, 동물, 표면상 일탈적으로 보이는 섹슈얼리티가 서로 연결된다는 점은 이러한 관념들이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음을 말해준다(Hammonds 1986; Watney 1990). 폴라 기딩스가 논의한 대로, “믿을 만한 학회지에서도 예컨대 녹색원숭이와 흑인여성을 연결한다거나 에이즈의 기원이 아프리카 성매매여성(흑인여성의 오염된 성기)에게 있다고 추정하려 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계속해서 인종차별주의 이데올로기에 취약하다는 것을 드러낸다”(Giddings 1992, 458). (246-247)

그 이후 윌리암스는 포르노그래피가 성관계와 필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고방식이라고 논의한다. 윌리암스는 포르노그래피를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재연하는 “사유관습”이라고 보게 되었다. 윌리암스에게 포르노그래피는

관음증적인 응시주체로 하여금 상상력을 펼치며 관찰대상의 주체성을 말소해버리는 자동감각에 탐닉하게 한다. 온전한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듣고 대화하고 상대를 돌보는 대신에 그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낸 감각으로 대체해 버리는 사유습관인 것이다. … 대상은 진압되어 이러한 감각이 투사되는 유순한 “사물”이 된다.(Williams 1995, 123) (249)



패트리샤 힐 콜린스의 책 『흑인 페미니즘 사상』(박미선, 주해연 옮김. 서울: 여이연, 2009)을 읽고 있습니다. 저는 섹슈얼리티와 성정치를 다룬 6장을 가장 좋아해요. 그 중에서도 포르노그래피를 사유습관으로 분석한 윌리암스의 통찰은 매우 매력적이라는. 에헷.

한국에 페미니즘 이론 공부할 때 보통 로즈마리 통의 『페미니즘 사상』을 많이 사용했는데요(요즘도 그런가요?). 저는 콜린스의 책이 훨씬 좋다고 느껴요. 기초입문으로 벨 훅스의 『행복한 페미니즘』을 읽고 콜린스의 책을 읽는다면 무척 좋을 듯. 통의 책은 젠더를 중심으로 여타의 범주를 덧붙이며 설명합니다. 젠더는 이런데 계급에서는 저렇고, 인종이 더해지면 또 다르고 …. 어떤 보편적인 젠더(혹은 ‘여성’)를 가정하고 그 기준에 계급이나 인종을 더하며 다양성을 만드는 식이죠. 사실 많은 이들의 글이 이렇고요. 하지만 콜린스의 책은 덧붙이기 식의 설명이 아니라 뒤섞여 있는 상태에서 설명합니다. 최소한 세 가지 범주, 젠더-인종-계급의 교차점, 그리고 (이성애)섹슈얼리티의 교차점들에서 이들이 서로 얽혀 있음을 매우 잘 분석하고 있습니다. 전 이 책이 다양한 범주의 교차점을 분석하는 글쓰기나 방법론의 역할모델로, 교차점에서 사유하는 방식의 역할모델로 매우 좋다고 판단해요.

불만이 없는 건 아닙니다. 이 책에서 콜린스는 트랜스젠더를 여러 번 언급합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가 분석 범주는 아닙니다. LGBT를 나열할 때만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굳이 트랜스젠더를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요? 반면 흑인 레즈비언 인식론은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양가적인 감정이 든다는. 하하.

+또 다른 리뷰가 어딘가에 실릴 예정입니다만 … 아하하;;;;;;;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