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오후 3시는 매우 괴로운 시간이었다.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의 시간을 힘들어했다. 그 지리멸렬한 느낌의 햇살. 살이 아픈, 마치 반짝이는 유리조각이 몸에 박힌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오후 3시의 적막함도 싫었다. 누군가는 새벽3시의 쓸쓸함을 얘기했는데, 난 오후 3시의 적막함을 싫어했다. 그래서 정신없이 바쁘길 바랐고, 아님 어디 어두운 곳에 들어가 오후 3시란 걸 잊고 싶었다.
요즘의 오후 3시는 평화롭다. 아가들이 뛰어다니고, 엄마고양이가 잠드는 모습의 방에 있노라면, 오후 3시도 견딜 만하다.
고양이와 살면서, 세계가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