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삶도 바뀌고 세상도 달리 보일 것이란 말이 있다. 꽤나 흔한 말이다. 누군가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힘들어할 때 조언으로 쉽게 하는 말이다. 그래서 난 이런 말을 무척 싫어했다. 긍정적으로 살라니, 이 무슨 태평한 소리냐. 이 괴이쩍은 세상에서 어떻게 긍정적으로 살 수 있단 말이냐. 끊임없이 싸우고 분노하기에도 바쁜 세상, 어떻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다시 고민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란 말은 이 아름다운 세상, 좋게 좋게 살라는 뜻이 아니다. 긍정적 사고는 나를 규정하는 세상의 해석체계에 대항할 힘을 갖는다는 뜻이다. 긍정적 사고는, 벨 훅스의 사랑처럼,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힘을 갖고서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 인식하는 힘이다. 더 중요하게는, 나를 부정적으로 대하는 이 세상의 해석에 대항하며 나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석하고 내가 원하는 삶을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다. 그리하여 긍정적 사고는 사랑과 함께 급진적 사유체계며 혁명을 위한 초석이다.
삶을 긍정하는 힘은 지금 세상을 그냥 좋게 좋게 인식함이 아니다. 나를 부정하는 세상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이 아니다. 나를 부정적으로 대하는 세상의 해석에 대항할 수 있도록 나를 긍정하는 일이며,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를 해석할 수 있도록 긍정하는 힘이다. 그러니 죽지 말고 삶을 긍정하며 어떻게든 살면 좋겠다. 이 급진적이고 전복적인 삶을 긍정하며 살자. 일단 살자. 살면서 저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