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작년에 진행한 구금시설 인문강좌 프로젝트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하며 좀 괴롭다. 올해도 이 사업을 진행했다면 아마 즐거운 몸이겠지? 하지만 연속사업으로 지원했음에도, 섹슈얼리티가 왜 인문학인지 모르겠으며 인문학 확산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올해는 떨어졌다. 할 말은 많지만 그냥 생략하자. 인문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상당히 논쟁적인 이슈니까. 사람마다 달리 해석하니, 누가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닌 듯하다.
다만 무척 아쉽다. 학생들의 반응이 고무적일 정도로 좋았기에 더 아쉽다.
02
난 내 인생이 느긋하고 여유롭길 바랐다. 그냥 프리터로 최소한의 생계비만 벌며 살길 바랐다. 물론 2006년 이전까진 대충 그랬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빈둥거리기도 하고, 알바도 하면서 대충 그렇게 살았다. 하지만 2006년 이후 인생이 변했다. 다 활동판에 얼쩡거리면서 생긴 일이다. 아아.. 그때 그 모임에만 안 나갔어도.. 흑흑. 하지만 그 모임이 아니었어도 어떻게든 지금처럼 살고 있겠지?
아무려나 1월 말, 사업공모 프로포절을 작성해서 제출했고,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것이 끝나면 연구논문을 공저로 하나 써야 하고, 2월 중으로 새로운 프로포절을 하나 써야 한다. 2월에 있을 강의 준비를 해야 한다. 2월 말에서 3월 초에 또 다른 뭔가를 준비해야 하고(이것은 보조라 부담이 덜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ㅠ), 제출한 프로포절의 결과에 따라 또 다른 프로포절을 준비해야 한다. 퀴어락 일도 해야 한다. 여기에 생계형 알바도 해야 한다. ㅠㅠ
내 인생, 어디로 가나요? 크크크. ㅠㅠㅠ
03
프로포절을 쓸 때마다 불만스러운 점은 도대체 왜 인건비를 책정하지 않는 것이냐!! 모든 사업은 사람이 직접 움직여야 하고, 그래서 전담 활동가가 꼭 필요하다. 그런데도 인건비를 책정하지 않는 것은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_-;; 생계는 알아서 알바로 해결하고 일은 열심히 하라는 건가? 뭔가 이상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