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랜드 임파이어] 2007.08.02.목, 17:20, 씨네큐브광화문, 2관 63번
※스포일러라도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ㅠ_ㅠ
01
이 영화의 교훈: 영화매체에서 별 다섯 개씩 날리고, 상찬에 극찬을 남발하는 영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_-;; 크크크
영화를 읽는 도중에, 짐을 챙겨 들고 나가는 사람을 직접 본 것만 4명.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만 여러 번.
전 날, 회의가 밤늦게까지 있었고 어제 오전엔 문상을 갔다 와야 해서 많이 피곤했다. 영화 초반에 30분 정도 졸았는데 이렇게 존 건, 피곤해서 그렇다고 우기고 싶다. ㅠ_ㅠ 근데 영화 읽는 내내 졸거나 멍하니 읽고 있거나. 러닝타임은 무려 3시간. -_-;;;
02
어쩌면 의미를 파악하려고, 이해하려고, 단일한 서사를 구성해서 설명하려고 애쓰는 노력, 모든 텍스트를 이런 식으로 분석하려는 태도가 이 영화를 읽는 데 가장 큰 방해요소였지 싶다. 파악하려는 순간, 그래서 ‘아, 그렇구나’라고 깨달으려는 순간 영화는 이미 저 멀리에 있거나 “그렇게 해석할 수 있을 줄 알았지?”라고 조롱이라도 하듯 다른 곳에 가 있다. 만약 처음부터 이런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 영화를 읽는 재미는 전혀 다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나중에 이 영화를 다시 읽어야지 하고 중얼거리는 중이다.
03
그래도 이 영화, 영화라는 형식적인 특성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이런 점들도 참 매력적이다.
+
04
영화엔 자체적인 영어 자막이 등장하기도 한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장면들 때문. 근데 웃긴 건, 일본인(일본인으로 자신을 설명한 것 같은데 긴가민가 -_-;;)이 나오는 장면에서, 그 사람은 꽤나 괜찮은 영어를 구사했음에도 영어 자막이 나왔다. 순간 상당히 불쾌했다. 이 사람보다 발음이 더 안 좋게 느껴지는 이들도 자막이 없었다. 미국에서 나고 살았어도, 외형이 아시아인이면, 발음이 안 들린다고 백인들이 반응한다는 것처럼, 이 영화는 이런 식의 인종차별을 반복하고 있다고 느꼈다. (2007.08.03.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