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번역, 집 계약 고민, 가습기

01

요 며칠 겸사겸사 재택(?) 알바를 했다. 청탁은 10월에 받았는데 어찌어찌 하여 이제야 마무리 했다.
특별한 일은 아니고 번역알바. 내가 번역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영어에 압도되어 문장이 많이 꼬인다), 비공개 내부자료집에 실린다고 하여 수락했다…는 거짓말. 돈을 벌어야 해서 수락했다. 크. ;;
결과는 불만족. 고친다고 고쳤지만 비문이 많다. 원문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말끔하게 수정하기가 어려웠달까…는 핑계고 그냥 나의 한국어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한 것 같겠지만 아니다. 이미 원문은 저 멀리 어딘가로 사라졌고 나의 말투만 남았다.;;;
02
번역한 글의 주제는 장애와 섹스. 장애인의 섹스 가이드북의 일부를 번역했다. 장애인의 섹스와 관련한 편견을 지적한 장과 욕망과 자존감을 다룬 장을 옮겼는데, 음… 이론서는 아니라 논리적으로 너무 간결하지만 관련 이슈를 처음 읽는 사람이라면 읽어도 좋을 법했다.
요청한 곳에서 허락한다면 나중에 이곳에 공개할 계획.
03
어제 저녁 부동산에 들렸다. 이사를 위해서는 아니고 재개발 시점을 확인하려고. 대충 아무 부동산에 들어가서 물었더니 3년 정도 지나서 재개발을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다른 부동산에도 물어봐서 교차 검증해야 확신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안심했달까. 하긴, 재개발이란 것이 금방 할 것 같다가도 10년 넘게 안 하는 경우도 있고, 10년 뒤에 할 거라고 했다가 몇 년 내 하는 경우도 있으니, 3년도 확실한 시간은 아니다.
그래도 지금 사는 집에서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고, 융과 노랑둥이에게 앞으로 몇 년은 사료를 줄 수 있다니 다행이다.
04
집 재계약 기간이 금방이라 주인집에 문의를 했는데.. 확답은 안 주고(부정적으로 답하지도 않았다) 당혹스런 조건을 내걸었다.
재계약 도장을 찍으면 그때부터 같이 교회에 가야 한다고.. 덜덜덜.
너무 당혹스러워 일단 그냥 웃고만 말았는데, 주인과 헤어진 후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를 한참 고민했다. “한국의 이상한 개신교는 저 같은 변태를 싫어해요!”라고 말할 수도 없고. 크크. 그래서 없는 애인을 지어내기로 했다. 이것이 나의 조잡한 아이디어. ㅠㅠ
혹시 관련해서 좋은 경험 있으면 공유 부탁합니다. 굽신굽신.
05
가습기를 하나 살까 고민이다. 집이 너무 건조하여 조금 괴롭달까. 나무젓가락과 천으로 간이 가습기를 만들었지만 별 효과가 없다. 그릇에 담은 물이 줄어들고 있긴 한데 건조함이 없어지는 것 같지 않달까.
지금까지 가습기 없이 잘 살았는데 굳이 살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자다 말고 코가 너무 건조해서 새벽에 깨어나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다. 겨울 이불을 꺼냈더니 바람과 미칠 듯한 불꽃을 일으킨다. 형광등을 끄고 바람을 이불 속으로 밀어 넣으면 정전기 불꽃이 타다닥 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달까. 집안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06
참, 다음 주엔 바람을 데리고 건강검진을 갈까 보다. 6개월 정도 지났으니 갈 때가 되었다.
그나저나 바람은 그 사이에 얼마나 울어댈까… 끄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