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제가 이해 못 하는 것 중에, 퀴어 이론을 공부하고 싶고 연구해서 출판하고 싶지만, 글이 나오면 아웃팅 될까봐 못 쓴다는 말을 이해 못하는 편입니다. 왜? 왜? 도대체 왜?
덧붙이면 퀴어 이론으로 글을 발표하면 내게 뭔가 엄청난 일(그것이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이 일어날 것 같지만, 제겐 아무 일도 안 일어났습니다. 적어도 제겐 그랬어요. 물론 저는 트랜스젠더 이론으로 글을 써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거겠지만요. 트랜스젠더 이론 따위, 트랜스젠더 이슈 따위, 읽는 사람은 극히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선택받은 사람만(www.cpnet.or.kr 😛 ) 트랜스젠더 이슈를 다룬 글을 읽으니까요. 😛
암튼 퀴어 이론으로 연구하고 글을 쓰고 싶은데 아웃팅이나 어떤 불이익이 두려워 못 쓰겠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더 정확하게는 무슨 불이익이 생긴다는 건지 잘 모르겠거든요. 불이익이 생길 지점이 있다는 것이 흥미롭기도 합니다. 부당한 대우엔 분명 투쟁하고 문제제기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누리던 이득을 누릴 수 없게 될까봐 두렵다는 반응은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투쟁할 지점이 발생하니 더 좋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물론 소심한 저는 투쟁하지 않습니다만.. ;ㅅ; 늘 얘기하지만 단팥죽을 주문했는데 소금죽이 나와도 그냥 먹는 얌전한 인간인 걸요. 그리고 이 일화를 비유로 받아들이는 분이 계시는데 실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