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시설과 트랜스젠더 인권 토론회

트랜스젠더와 구금시설 이슈로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다음은 KSCRC 홈페이지에 실린 소개글
감옥..교도소..구금시설..교정시설..우리는 장소를 중심으로 여러 이름을 부르지만 그곳엔 있는 건 ‘죄’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오로지 남자와 여자로만 나뉘어져서 수용되는 그 시설에 트랜스젠더 수용자는 어디에 기거해야 할까요?  우리나라 구금시설은 트랜스젠더 수용자에 대한 어떤 원칙이나 규정 들을 가지고 있을까요?  아니..과연 있기나 할까요?   이런 고민들은 나아가  동성애자 수용자에 대한 고민으로까지 이어집니다. 그곳에서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로 사람들에게 폭로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2007년 1월에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트랜스젠더 수용자가 견디다못해 자신의 성기를 스스로 절단한 사건…시민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구금시설내 성적소수자 인권개선에 관심을 가진 단체들이 모여 공동대책위를 꾸리고 그동안 활동을 해왔습니다.  부당한 처우에 대한 국가배상소송도 했습니다.
그리고 1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한 그동안 경과보고와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더 해야할지.. 그리고  다시 열릴 2심 소송까지.  이 문제를 보다 본격적으로 사회적 의제로 만들기위한 토론회가 열립니다.
4월 15일입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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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시설과 트랜스젠더 인권 토론회
일시: 2011년 4월 15일 오후 2시-5시
장소: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
주최: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후원: 환경재단
순서
-사회: 이종걸
-발제
–발제1: 트랜스젠더 수용자 국가배상청구소송의 경과와 의미 by 한채윤
–발제2: 한국의 구금시설과 트랜스젠더 인권의 법적 측면 by 한상희
–발제3: 트랜스젠더와 의학적 처우 by 루인
–발제4: 구금시설 트랜스젠더 관련 해외 사례 by 장서연
-휴식
-전체토론

트랜스젠더에겐 여성구금시설이 안전할까? : 메모

트랜스젠더와 구금시설 논의에서, 트랜스젠더가 머물 구금시설은 어디가 좋을까,라는 논쟁이 있다. 이 논쟁에서 최선은 아니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수술을 하지 않은 모든 트랜스젠더는 여성 구금시설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다. mtf지만 호르몬 투여만 했거나 의료적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남성 구금시설에서 성폭력 피해를 겪을 위험이 크다고 한다. (ftm은 말할 것도 없고.) 남성 구금시설의 경우, 힘의 위계, 남성성 위계를 규정하는 방법으로 성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여성스러운 게이나 mtf/트랜스여성은 성폭력 피해에 가장 취약하다. 그래서 여성 구금시설이 이들에게 안전하다고 논한다.
하지만 과연 여성 구금시설이 트랜스젠더에게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거나 더 안전할까? 아니, 이런 식의 논의는 정말 안전할까?
여성 구금시설이 더 안전하다는 논의는, 여성은 남성보다 덜 폭력적이라는 지배적 젠더 규범을 근거로 삼는다. 이런 논의는 지배적 여성성과 남성성을 재생산한다는 점에서 다소 위험하다. 미국 자료긴 하지만, 여성 구금시설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의 절반 정도는 교도관이나 공무원이 아니라 구금인이 가해자라고 한다. 물론 이 폭력의 성질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매우 논쟁적이다. 여성의 폭력성과 공격성이 어떻게 구성되고 소비되는가는 매우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니 여기선 생략. 다만 여성이 덜 폭력적이란 가정은 지배 규범적 여성성을 강화한다.
mtf 기준에서 여성구금시설이 안전할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ftm에게도 안전할까? ftm에게 남성 구금시설이 더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여성 구금시설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여성 구금시설이 여성성을 강화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여성 구금시설은 여성성을 규제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졌다). 여성 구금시설이 ‘다양한’ 젠더 표현을 보장할까? 여성구금시설에서 남성스러움은 처벌의 일종이다. 그래서 ftm에게 여성구금시설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그럼 트랜스젠더 만의 교도소가 따로 있어야 할까? 글쎄…
-간단하게 메모하려고 썼는데, 쓰다보니 써야 할 원고의 일부가 되었다.. 크크. ;;

[남성성과 젠더] 관련 잡담

의외로 많은 분들이 책 [남성성과 젠더]를 사줬다. 어제 KSCRC 후원 겸 북콘서트 자리에서. 물론 북콘서트에서 책을 사겠다고 준비하고 왔겠지만, 그래도 후원콘서트장인데 책이라니… 크크. 나의 예상과 달리 많은 분이 책을 샀다. 그 중 몇 분은 콘서트에 참가한 필자에게 싸인을 받기도 했다. 덩달아 나도 싸인을 몇 번 했다.(사실 책 판매 담당이 나라서… 쿨럭.. ;; )
책은 이미 지난 주에 다 읽었다.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이다. 내가 공동으로 참여한 책이라 리뷰를 쓰기 참 멋쩍달까. 내가 참여하지 않은 책이라면 부담없이 리뷰할텐데…
아무려나 한 번 쭉 읽은 느낌은 대체로 좋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쉬움의 팔 할은 내 글에서 비롯하고. 그럼에도 ‘좋다’는 느낌이 든 이유는 이 책이 네 가지 주제를 아우를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즉, 젠더 이슈에 관한 책, 남성성에 관한 책, 퀴어이론에 관한 책, 트랜스젠더 이론에 관한 책으로 읽기에 좋다는 판단을 했다. 다른 말로, 젠더-남성성-퀴어-트랜스젠더 이론이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 중첩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혹은 트랜스젠더 이론을 다룬 책 혹은 트랜스젠더 이슈와 관련해서 읽을 만한 책이 거의 없는 한국 상황에서 이 책은 조금이나마 갈증을 달랠 수 있다. 젠더이론 혹은 페미니즘/여성학 입문서를 읽고 나서 다음 단계로 읽기에도 좋다. 번역서가 아닌 한국어로 쓴 책 중에서 퀴어이론서로 권할 만한 책이 매우 드문데, 권할 만한 책이 생겼다는 점에서도 좋다.
[남성성과 젠더]의 아쉬움이나 비판지점을 지적하려면 너무 많다. 그럼에도 조금 후한 점수를 주기로 했다. 어쨌거나 뭔가 하나 생겼다는 게 중요하니까.
… 책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팔고 있습니다… 크. ;;;
+
덧붙이면… [젠더의 채널을 돌려라]를 냈을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땐 책을 낸다는 것이 어떤 건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냥 낸다는 사실 자체가 낯설었다. 지금이라고 책을 낸다는 것이 어떤 건지 아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모르겠다. 그럼에도 뭔가 다른 느낌이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여름이나 가을 초에 또 다른 책이 한 권(역시나 공저) 나올 예정인데 그땐 또 어떤 느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