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John Lennon의 “Oh My Love”를 듣는다. 무한반복해서 듣는다.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꺽꺽, 거리며 대성통곡하고 싶다. 소리 내어 울고 싶다.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가뭄이다. 내 눈은 언제나 가뭄이다. 대성통곡하고 싶은 몸과 가뭄인 몸. 이 사이에서 머뭇거린다. 울 수도 울지 않을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안녕할 수도 없다.
나도 한때 연애를 하고 싶었을까? 다행이다. 나는 주제파악이 빨랐다. 내게 매력이 없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내게 가능하지 않은 일, 내게 불가능하진 않은 일, 내가 욕망해도 되는 일, ‘재능’이란 것과 무관하게 욕망하는 일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내가 바라선 안 되는 일들은 서둘러 외면했다. 바란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면, 그냥 서둘러 포기하기로 했다.
따지고 보면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을 포기하지 않은 일이야 말로 내게 가장 기이한 일이다. 내가 포기해야 하는 일은 글쓰기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쓰기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이미 재능과 무관한 나의 열망이었다. 어쨌든 숨 쉬고 싶(었)다.
아침부터 John Lennon의 “Oh My Love”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 나는 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토록 울고 싶은 걸까. 내가 외면한 바람은 나를 어떤 몸으로 만든 걸까. 바람조차 조문 오지 않는 이 아침. 나는 내가 포기했다고 믿는 어떤 욕망을 애도하려고 애쓰는 걸까? 애도와 우울 사이에서 그냥 모든 걸 포기한 걸까? 체념을 희망하는 걸까?
지문의 소용돌이를 바라보는 이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