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쓸리퀴어. 광주 퀴어-젠더 다종정의 행사

구자혜님과 먼쓸리퀴어라는 프로젝트를 합니다. 운좋게도 다음세대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작업을 광주 이서점과 소년의서에서 진행합니다.

신청링크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mocQkAME60FjO9Eah95oeZg1xUyiK1rhVaBEMgUSqqTlr_g/viewform

🕊️ 먼쓸리퀴어 (구자혜·루인)

한 달에 한 번,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다양성을 수행하고 기록한다. 퀴어와 젠더를 둘러싼 상상력을 확장하고자 한다. 희곡을 쓰고 연극을 연출하는 구자혜와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에서 공부 노동을 하고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에서 기록 일을 하고 있는 루인이 함께 한다. 먼쓸리퀴어의 2026년 상반기 행사는 다음세대재단과 함께 하고 있다.

🐕 퀴어, 다종정의, 젠더정의 이야기

본 프로그램은 구자혜의 희곡을 바탕으로 구자혜와 루인만의 이야기가 아닌 관객의 이야기를 엮어내는 대화 퍼포먼스이며, 연극무대가 아닌 형태로 전개하는 일종의 ‘말 뿐인 연극’이 될 것입니다.

① 희곡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 편 | 이것은 서점이 아니다 | 낮 3시

연극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은 2017년 초연 당시 개의 죽음을 다룬 이야기였지만, 2023년 재연에서 퀴어와 개의 죽음을 다룬 이야기로 재해석되었습니다. 해석의 주체는 누구였을까요. 개의 죽음에서, 개의 죽음과 퀴어의 죽음으로 해석이 전환하는 이 작품은 모든 등장인물이 개이지만 그 사실이 관객에게 전달되는데 종종 ‘실패’하고 개는 자주 인간으로 독해되었죠. 또 개의 이름이나 존재는 자주 퀴어로 혹은 퀴어함으로 독해되고요. 누가 독해했을까요.

이것은서점이아니다에서 열리는 본 행사는 단행본으로도 출간된 희곡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을 통해 개의 죽음이 퀴어와 개의 죽음으로 재번역/재해석되는 과정에서 퀴어 존재와 다종 정의가 연결되는 지점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연극의 내용에서 출발하는 대화는 퀴어함, 퀴어 존재를 포착하는 방법, 그리고 희곡의 내용 변화 없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해석이 달라지고 개와 퀴어, 비인간동물과 인간동물 사이의 관계가 허물어지는 과정을 둘러싼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행사에 참가하는 구자혜는 이 작품을 쓰고 또 연출을 하며 해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와 고민의 깊이를 축적했고, 루인은 2023년 공연의 해제 원고를 쓴바 있습니다. 둘이 주로 이야기를 진행하겠지만 언제든 관객의 질문과 의견이 함께하는 행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은 행사 전에 미리 읽어와도 좋고, 행사장에서 책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이 행사는 해당 희곡을 ‘통하고 건너뛰며 이야기’하는 자리이고, 그러니 그저 주제에 관심만 있어도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② 희곡 『로드킬 인 더 씨어터』 편 | 소년의서 | 저녁 7시 30분

연극 <로드킬 인 더 씨어터>는 2021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상연했고 제목처럼 로드킬이 주요 소재입니다. 이 작품에는 인간동물도 등장하지만 많은 비인간동물이 등장하는데 고라니, 비둘기, 원숭이, 개 등 다양한 비인간동물이 등장하고 죽습니다. 그들은 로드킬로 죽기도 하지만, 화염으로 죽고,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우주선을 타길 선택하고 죽습니다. 인간동물의 행사를 위해, 과학적 진보라는 명목으로, 혹은 유희를 위해 비인간동물은 죽음을 맞이하고 이 희곡은 바로 그 죽음을 인간동물이 마주하길 요청합니다. 혹은 인간동물과 마주친 비인간동물은 죽는다는 사실을 관객이 목도하길 요청합니다.

소년의서에서 열리는 본 행사는 단행본으로도 출간된 희곡 <로드킬 인 더 씨어터>를 통해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 ‘사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무수한 동물/인물을 관객이 좀 더 수월하게 접근하기 위해, 희곡 내용을 설명하는데서 출발하는 이 행사는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이 마주하는 방식을 다루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마주침을 통해 퀴어 정의로 확장하는 작업을 시도하는 동시에 타자의 고통에 다가가지만 대리하지 않는 태도를 모색합니다.

구자혜는 이 작품을 쓰고 연출했으며, 루인은 이 작품의 독자입니다. 둘이 주로 이야기를 진행하겠지만 언제든 관객의 질문과 의견이 함께하는 행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이 행사는 해당 희곡을 ‘통하고 건너뛰며 희곡을 함께 소리내어 읽고 이야기’합니다. 번갈아가며 낭독하기에,『로드킬 인 더 씨어터』를 미리 읽어오셔도 좋고 행사장에서 구매하실 수도 있습니다. 희곡 낭독을 좋아하거나 해당 주제에 그저 관심만 있어도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습니다.

[ 신청 안내 ]

⚬ 일시 및 장소: 2026년 1월 17일 (토)

– 낮 3시 | 이것은 서점이 아니다 (광주 동구 충장로22번길 8-12, 1층)

– 저녁 7시 30분 | 소년의서 (광주 동구 충장로46번길 8, 1층(영화가흐르는골목))

⚬ 티켓: 회차 당 1만 원

⚬ 입금 계좌: 우리은행 1005-803-277128 소년의서 ㅇㅇㅈ

⚬ 신청 방법: 참여비 입금 후 신청서 제출

[ 예약 전 확인사항 ]

① 위 계좌로 입금 후 신청서 양식을 제출해 주시면 예약이 완료됩니다. 각 서점에서 안내 문자를 보내드립니다.

② 취소·환불은 행사 3일 전까지 가능합니다.

③ 좌석은 비지정석이며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방문 선착순으로 입장합니다.

④ 티켓 문의: 0507-1359-2625 소년의서 주최, 주관 | 먼쓸리퀴어 협력 | 이것은 서점이 아니다, 소년의서

논문 두 편, 그리고 기록

2025년에는 안식년(?)을 맞아 논문을 두 편 썼다. 하나는 “트랜스젠더퀴어 페미니즘의 역사를 재구축하기“로 서구 트랜스젠더퀴어 페미니즘의 역사를 2물결의 맥락에 배치시키는 한편, 제1물결 페미니즘 운동으로 확장하는 작업이었다(부제를 잘못 썼다). 오랫 동안 대중강연에서 떠들던 내용인데 이제야 글로 정리한 것이기도 하다. 내가 검색한 것의 한도 내에서는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트랜스젠더퀴어 페미니즘의 역사를 제1 물결까지로 확장하고 재해석한 연구 작업이라 논문에 이와 관련한 문구를 쓸까 고민했다. 하지만 내가 못 찾은 논문이 있을까봐 무서워서 쓰지는 못했다(학술대회나 어떤 행사 자리에서 관련 논의가 없어서 우리가/내가 처음이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떠오르는 이전 기록물이 있다보니, 퀴어아키비스트의 입장에서도 공부노동자의 입장에서도 ‘내가 처음이다’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편이다).

다른 하나는 “잊힌 미래, 도래할 과거: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를 한국 트랜스젠더퀴어 페미니즘의 역사적 가능성으로 읽기“가 어제 나왔다. 그 유명한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를 트랜스젠더퀴어 페미니즘의 흔적으로 다시 독해한 작업인데, 트랜스젠더퀴어 인물을 중심에 두었지만 당시의 시대적 맥락에 재배치한 작업이기도 하다. 중요하게는 한국에서 전개된 교차성 정치과 정동에 근거한 연대의 정치에 대한 시대적 상상력을 분석했다. 심사평도 상당히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 논문을 작업하는데 진짜로 2년 걸렸고 그 과정에서 수십 번 고쳤다. 애초에 개봉 30주년에 맞춰 출간될 수 있게 투고 준비를 했지만 뜯어고치는 작업이 많아서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누구도 기념하지 않고 누구도 기억하지 않으니 그냥 그러고 싶었달까. ㅋㅋㅋ 무엇보다 70% 정도 초고를 작성한 상태일 때 원고지로 300매가 넘는 분량이라 다 뜯어고치느라 또 시간이 걸렸다. 300매면 논문 두 편의 분량인데 같은 영화로 논문 두 편 쓸 것도 아니라. 그래서 논문에서 버려야 했던 논의 등을 말과활 3강에서 신나게 풀어낼 거 같다.

2024년에 나온 것 같지만 기록상으로 2025년에 나온 [퀴어 한국사]도 있지. 이 책은 출판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잘 써서가 아니라 새로운 발굴이 아니라 해석과 해석이 경합하는 장을 만들기 위한 시도여서 그렇다. 빠진 내용은 빠져서, 해석이 충분하지 않은 내용은 충분하지 않아서 다른 논쟁의 장, 새로운 해석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 새로운 퀴어 역사를 더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나 사건을 찾는 것만이 아니라 기존 해석을 재평가하고 완전히 다른 해석의 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퀴어 (역사) 연구의 장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2025년의 가장 좋았던 텍스트.

영화는 단연 [그저 사고였을 뿐]. 4번인가 5번 봤다. OTT나 DVD로 발매되면 좋겠는데 어떨지.

연극은 하나를 꼽기 힘들지만 내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작품을 제외하면, [벼개가 된 사나히], [납과 복숭아], [웅크리다]를 꼽고 싶다. 이렇게 쓰면 다시 떠오르는 [미수습] 등 여러 작품을 더 언급하고 싶지만…

소설은 많이 안 읽는 편이지만 [디트랜지션, 베이비]를 꼽겠다. 번역과 역주 문제가 있고 그래서 호영님의 비판글을 매우 좋아한다. 좋은 비평이라고 고민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이 잊힌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슬퍼서.

아무려나 이제 2026년이다. 올해도 논문을 쓸 것이고, 연극 제작 작업에도 참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거야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니고, 올해는 먼쓸리퀴어 작업도 할 것이고, 또 재미있는 일이 많으면 좋겠다.

유튜브 공부 최고

정확하게는… 이런저런 강좌를 신청하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줌으로 당일 못 들을 경우를 감안해서 다시 볼 수 있는 유튜브 링크도 보내준다. 이거 최고! 덕분에 몇몇 강좌는 링크가 사라지기 전까지 세 번씩 다시 들을 수 있었다.

신청한 강좌 뿐만 아니라 요즘은(이라고 쓰고 10년 넘게) 일부 공부 단체는 공개강의를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게 해주고, 학회의 학술대회나 대학교의 특강 같은 것을 모두 유튜브에서 볼 수 있게 남겨뒀다. 덕분에 나는 당시에 몰랐던, 뒤늦게 알게된,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멀어서 못 갔던, 이제야 관심을 갖는 주제에 대해 전공자의 강의나 논의를 들을 수 있다. 사적 공부 모임이나 단체에서 진행한 강좌를 무료로 유튜브에 남기기는 어렵겠지만, 정부의 학술 기금을 지원받은 경우라면 유튜브로 다 남겨주면 좋겠다. 나 같이 뭐든 늦게 배우고 깨닫는 사람에게는 남겨진 기록이 진짜 좋다. 뒤늦게라도 이렇게 배울 수 있어서.

나는 유튜브에 꽤나 호의적인데(특히 트랜스 유튜브에 매우 호의적이다) 이 모든 공부가 유튜브라서 가능하다는 이유도 있다. 어느 학교가, 학회나 단체가 고화질 강의 영상을 10년이 지나도, 일 년에 조회수가 10개가 안 될 때에도 유지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