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악.

복학신청 기간을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논문학기 등록을 하려면 복학신청을 해야 한다. 근데 그 기간이 언제지? 이미 지났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으로 확인하니, 이미 지났다. 확인하는 순간, 살짝 공황상태에 빠졌다. 내가 이런 적이 있던가. 이런 일처리에서 날짜가 늦은 적이 있던가. 갑자기 울고 싶어졌다. 요즘 뭐하고 사나 싶었다. 엉망진창이야, 엉망진창.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정말.

안절부절, 안절부절. 더 읽어야 한다는 강박은 있지만, 정말 무얼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예전에 메모한 목차를 보는 순간, 난 방향 없이 달려왔구나, 싶었다. 지금 나는 과도한 욕심을 내고 있는 거야. 과도한 욕심을. 지금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데, 괜한 욕심을 부리며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있다. 이젠 포기할 건 정말로 포기할 때라고. 도대체 뭐하고 사는 거야. 그나마 목차를 확인하면서 조금 안심했지만 그래도 속상했다.

내일은 아침부터 정신없겠다.

사실 어제, 살짝 공황상태에 빠졌을 때 모든 걸 그만두고 도망가고 싶었다. 뭐하고 사나 싶었다. 제대로 하는 것도 없이 소문만 내고 다닐 뿐이라고, 허풍뿐이라고 느꼈다. 그냥 다 관두고 어디 도망가서 숨고 싶었다. 근데, 안다. 도망가고 싶을 때가 바로 시작할 때라는 걸. 도망가고 싶고 모든 걸 관두고 싶을 때가 바로 막바지에 다다른 시기란 걸. 도망가고 싶다는 건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게 아니다. 단 하나 남은 길에서 머뭇거리며 회피하고 싶은 거다. 간신히 추스르고 있다.

내일은 암튼 생전 안 해본 일처리를 해야 한다. ㅠ_ㅠ

8 thoughts on “으아악.

  1. 복학기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다면 (하루나 이틀?) 한번 학교에 전화해서 계속 얘기해보세요. 제 형제 중 한명은 그렇게해서 해결했어요. 음… 학교가 융통성이 있으면 어느정도 괜찮을텐데….; 학교에서 ‘처음엔 좀 힘들것 같은데요…’ 이래도 얘기를 잘하면 가능하더라구요.

  2. 안녕요, 루인- 불쑥 들이밀어서 놀랄지도-ㅅ-;; 불청객이 아니길 바라요;; 우연히 발견해서 재밌게 읽고 갑니다-
    신청기간 놓쳤다니 정말 으아악이네요ㅠ(회의에서 만나는 루인은 항상 완벽해서 믿기지 않지만ㅋ) 이런 사무적인 일처리는 정말 귀찮아요;; 하지만 잘 추스리고 무사히 복학신청 마치길!>ㅁ<

    1. 와, 반가워요!! 🙂 흐흐.
      사무적인 일처리는 다른 어떤 일보다도 부담감 백배예요. ㅠ_ㅠ 그래도 잘 될 거 같아서 조금 안심하고 있어요. 헤헤.

  3. 오늘 날짜 확인하고 저도 퍼뜩 놀랐는데;; 덥다고 맥놓고 있는 사이에 세월이 어느새… 루인님은 다 잘 될 거예요!

    1. 전, 달력을 외면하고 있어요.
      전 지금이 몇 월 며칠인지 절대 몰라요. 절대 몰라요…ㅠ_ㅠ 흐흐.
      덕분에 잘 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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