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줄 알았다. -_-;;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게 너무 힘들었다. 어제 있었던 일이다. 아직도 살짝 불안하고. 어제 낮이었다, 갑자기 오른쪽 아랫배가 아팠다. 장이 꼬이기라도 한 것처럼. 장이 쿡쿡 쑤시는 것 같았다. 숨 쉬기도 힘들고, 자세를 조금만 바꿔도 통증이 오고. 의자에서 일어나 한 걸음이라도 옮기려면 통증이 심해서 두세 걸음 거리가 아득할 정도였다. (아, 나의 과장법이란!)
그렇게 통증을 느끼다가(엉?) 불현 듯 세 가지 고민이 동시에 들었다.
하나. 행여나 입원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예전에 얼핏 오른쪽 아랫배는 맹장이란 말을 들은 게 떠올랐다. 아닐 수도 있고. 하긴. 맹장이 터졌으면 아픈 게 아니라 그냥 쓰러졌겠지? 흐. 암튼 입원을 해야 하나?, 하는 불안이 들자, 독하게 버티기도 했다. 병원에 가는 건 정말 싫었으니까. 옷을 갈아입는 것도 싫고, 성별이 나눠진 병실에 가는 것도 싫고. 최근 10년 안에 병원에 간 적 없는 나의 기록을 깨기도 싫고-_-;; 풉. 암튼 어떻게든 버텨서 절대 병원만은 안 가리라 다짐했다.
둘. ‘왜 하필 지금이냐!'(ㅂㅏㄱㄱㅡㄴㅎㅖ 버전으로;;) 한창 바쁜 지금, 이렇게 아픈 거냐, 라고 구시렁거렸다. 다른 때도 아니고, 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도 아까운 지금인데, 하필 지금 아픈 거냐. 한 넉 달만 있다가 아프면 딱 좋을 텐데, 라고 중얼중얼.
셋. 하지만 가장 큰 걱정은, 통장 잔고였다. 아놔. 지금 통장에 병원비 없는데-_-; 병원에 입원하면 얼마가 드는지는 몰라도, 꽤나 많이 나올 거 같은데, 내겐 그럴 돈이 없다. 한 달 생활비도 간당간당한 인생인데 무슨 병원이냐, 싶었다. 요즘 나오는 신문기사 중에,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아파도 그냥 참는다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했다. 이건 한 달 수입이 불안정한 사람들에겐 일상이지. 병원은 무슨. 대충 진통제로 참고 버티는 거지.
이런 저런 고민과 걱정이 동시에 들었다. 아프면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들, 외면하고 있던 삶의 제반사항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밤늦게까지 통증이 심하더니, 이젠 좀 괜찮다. 숨 쉴 만하고 걸어 다닐 만하다. 그래도 살짝 불안해서 아침도 굶고 있다. 속이 안 좋거나, 장이 아플 땐 굶는 게 최고. 암튼 어젠, 저녁밥 값 굳혀서 좋았다. 흐. 진짜, 아픈 와중에도 이런 걸로 좋아했다. 흐흐.
그리고 어제 아파서 책이랑 논문을 더 열심히 읽었다. 난 아프면 더 독해지고 오기가 생기거든. 풉. -_-;;
+근데 혹시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유사한 증상을 경험하신 분 계시나요?
몸이 아프시다니 나의 애정 만땅 도시락을 거부하신 것은 용서해드리지요. 제 생각에 이건 신경성 위경련 같은게 아닐까 생각되어요. -ㅁ-;;;; 스트레스를 받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랄까… 맘 편히 공부하삼. 내가 떼돈벌면 루인에게 채식한약이라도 지어서 건네드리겠음.
헉…-_-;;;
만성장염일수 있음.
전에 버티다가 병원가서 주사 맞고 바로 부활.
혹시 만성이면, 지속적으로 아플 수 있다는 거겠죠? ㅜ_ㅜ
며칠 더 두고 봐야 겠어요. 그날 많이 아프더니, 이후론 불안한 정도예요.
그나저나, 주사 맞고 바로 부활, 이란 구절이 왤케 재밌는지…. 흐흐흐
독한 루인님, 그렇게 아프면 전 금방 죽을 거처럼 엄살떨 거 같아요. 근데 주변에 아무도 없고~ ㅜ ㅋㅋㅋ
어쨌거나 지금은 괜찮으신 거에요?
저도 주변에 누가 있었으면 엄살을 떨었을 거예요. 흐. 마침 아무도 없어서 조금 아쉬웠달까요. 흐흐흐. -_-;;
지금은 살짝 불안하고 미세하게 아픈 것 같지만, 예전처럼 아프지는 않아서, 일시적인 건가 하고 있어요. 좀 더 지나면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고마워요.:)
주변에서 보면 논문 써야 할 시점에 어딘가에 병통이 생겨서 고생하더라구요. 루인님은 장으로 낙찰…;ㅁ;
푸핫.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유찰되지 않고 낙찰이라, 왠지 축하해야 할 거 같고 기뻐해야 할 것 같아요. 흐흐흐
그러고보니 제가 위와 장이 안 좋은 게 떠올랐어요. 흐흐. 누워서 잘 때 손이 가장 먼저 올라 가는 곳이, 자기 몸에서 가장 안 좋은 곳이라는데, 저의 경우엔 배 위에 손을 올리거든요. 흐흐.
저는 잘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곳이 머린데-.-;; 머리가 안 좋긴 해요. 그나저나 몸이 좀 나아졌다니 다행입니다. 처음에 글 읽었을 때에는 과민성대장증후군?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손톱깎이님은 두통이 심하신가 봐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란 것도 있네요… 찾아 보니까, 비슷한 것도 있지만 아닌 것 같아요.. 혹시 손톱깎이 님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인가요?
아니요,전 장이 아주 튼튼하답니다.-.-;;
편두통이 생겼어요, 최근에. 하지만 견딜만 해요.^^
아, 편두통은 정말 신경 쓰이는 거라… 조금만 신경 써도 지끈지끈 아프니 가장 불편한 병인 거 같아요…
논문학기 개강 직전 학교 연구실에서 갑자기 오른쪽 배가 아파 낑낑대다 응급실로 실려가 결국엔 배를 가르고(!) 몸에서 뭔가를 떼어내는 수술까지 해야하는 바람에 휴학했던 경험이 있어요 -_-;;
그래서 글 초반부 읽으며 식겁했음.
루인님, 병 키우시지 말고 제발 어떻게든 병원에 가세요!
헉… 라니님… 그런 일이!! ㅜ_ㅜ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 더구나 그렇게 휴학하면 한 학기가 늦춰지는 거라 이래저래 고생이 많았을 텐데요…
전, 이제 괜찮은 걸 보니 일시적인 거 같아요.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