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 이사

참, 나의 메일 사용 역사도 기구하다고 중얼거렸다. 어제, 아직 확정 난 건 없고 내부 논의 중이라곤 했지만, 엠파스가 올 연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아직 확정한 건 아니라지만, 이런 소문은 대체로 결정했다는 의미잖아. 물론 내가 엠팔을 자주 쓰는 건 아니다. 나의 엠팔 주소를 아는 사람은 한두 명 뿐이다. 그 마저도 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니 타인과의 소통용도 아니고. 그럼에도 현재 가지고 있는 메일주소 중 가장 오래 되었고 상당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데…. 네잇에 통합되면, 엠팔을 유지하기 위해선 네잇에 가입할 걸 요구하겠지? 그러니 없앨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의 메일 주소가 없어질 예정이다.

메일 주소가 없어지는 건, 이사하는 것과 같다. 전화번호를 바꾸는 것과 같다. 그 어떤 업체도 평생을 약속하지 않았기에, 서비스 제공업체가 사라지면 나 역시 바꿀 수밖에 없다. 부당하다고 구시렁거리지만, 그렇다고 집주인 중에 착한 사람 있던가? 집주인은 다 그렇다고, 가진 사람들이 더 하다고 욕하면서도 방을 뺄 수밖에 없잖아. 그럼에도, 참 웃기지. 난 내가 가진 메일을 평생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 어차피 개인정보를 담보로 사용하는 전셋집이지 않나. 회사 약관과 정책 변화에 따른 피해가 싫어 도메인 등을 직접 구매해서 블로그를 사용하듯, 메일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런 생활은 평생 계속 되겠지.

아무튼,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또 다시 메일 주소 하나를 없애야 할 거 같다. 아쉬운 건 엠팔 메일로 타인과 소통할 수 없어서가 아니다. 대용량 파일을 첨부할 수 있는 메일이 없어진다는 게 아쉽다.;;; 기본 브라우저로 사용하는 파이어폭스에서 대용량 메일을 첨부할 수 있는 곳은 엠파스뿐이다. 자사 홈페이지에 최적화한 파이어폭스를 내놓는다고 호들갑 떨었던 네이봐도, 말 그대로 호들갑만 떨었다. 대용량 첨부는 안 된다. 퍼런도 안 되고 다움도 안 되고. 혹시나 해서 야호!에 가입했는데, 야호!도 대용량 첨부는 안 된다. (야호!가 가입할 때 주민번호 등의 정보는 기입하지 않아도 되어서 호감도 급상승했다가 성별을 둘 중 하나로 표시해야 해서 급 실망했다. 이런 점에선 확실히 gmail이 좋다.) 네잇에 통합되어도 그냥 쓸까? -_-;;

아, 그리고 또 아쉬운 거 있다. 엠파스에선 파일박스라고 해서, 500메가 용량의 웹하드를 기본으로 제공해서 꽤나 유용했다. 이건 뭐랄까, 다락방 정도는 안 되지만, 계약 평수보다 실 평수가 더 큰 방이랄까. 크크크. -_-;;

암튼 너무 늦기 전에 이사 준비를 해야겠다. 메일을 백업 받아 봐야, 잃어버리기 쉬워 걱정이긴 하지만. 뭐, 잃어버리면 잃어버리는 거지. 아쉬울 뿐, 없어진다고 평생 후회할 만 한 건 아니니까.

이사 준비하기 귀찮을 때, 불법 점거하는 법은 없나? 흐흐.

+
Rick Wright… R.I.P.

5 thoughts on “메일 이사

  1. 네잇은 뭐에요? 저는 파일박스도 유용하고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일이 엠팔인데 혹시 통합되더라도 메일주소와 기능은 그대로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순진한 기대를 해 봅니다.

    1. 네잇이요… 나테라고 부를 걸 그랬나요? 흐흐. 네….이….트를 네잇이라고 불렀어요. 흐. ;;
      엠팔이 꽤나 괜찮은 메일이라, 지다님 바람처럼 저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ㅜ_ㅜ

  2. 루인씨, 이런 건 메일로 하면 좋은데 딱히 메일 주소를 알지 못해서 여기에 올려요^^;;

    요즘은 n[앤] 2호를 기획 중인데, 한 꼭지의 주제가 대략 ‘나에게 페미니즘은?’ 내지 ‘나는 왜 페미니스트인가?’ (가제로) 정도에요. 그러면서 루인 씨에 기고글을 부탁드리자는 의견에 대해 얘기 했거든요^^ 날래(접때 강연 때 만났다고~)도 루인 씨가 페미니즘과 트랜스젠더를 결합하여 쓰셨다던 글에 관해 얘기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페미니즘을 ‘트랜스’라고 말하는 루인 씨의 정체성과 함께하여 글을 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눴거든요^^ 그러니까 넓고 거칠게 말하자면, 루인씨의 ‘페미니즘’에 관한 글을 써주셨으면 어떨까 하구요. 아직 꽤 구체적인 기획이 나오진 않았지만, 각자가 자신에게 있어서 페미니즘의 의미랄까, 지향이랄까 하는 것들에 대해 쓰게될 것 같아요. 루인 씨에게는 아마 페미니즘을 얘기할 때 루인씨의 ‘트랜스’라는 정체성을 빠뜨리곤 얘기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글로 써주셨으면 어떨까 싶어서요. 이거 좀 뭔가 막막한 주제인가?;^^;;;;

    답변 주셔요^-^

    1. 혹시 블로그 주소의 아이디로 메일 보내면 되나요?
      답글 보다는 메일로 답을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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