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새삼 한국엔 젠더연구가 (거의)없다란 사실을 절감한다.
젠더, 젠더, 젠더를 말하는 절대 다수의 논의는 여성 혹은 성차를 얘기할 뿐이다. 젠더 연구와 여성 연구는 다름에도 성차 혹은 여성과 남성 이분법에 바탕을 둔 얘기를 왜 젠더 연구라고 말하는 것일까?
정말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한국에 젠더 연구를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그리고 젠더 연구자는 섹슈얼리티를 연구한다는 소릴 듣는다.)
02
이런 맥락에서 젠더를 얘기하는 수업이나 강좌가 매우 불편하다. 이 불편함에 바탕을 둔 문제제기는 하지 않는다. 단순히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런 저런 이유들 때문이다.
(언어는 언제나 발신하고 수신하는 그 짧은 찰나에 비틀어진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때때로 젠더를 얘기하지 않는 자리가 속편할 때가 있다. 물론 또 다른 불편함을 느끼지만…
03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젠더를 연구한다면서 성차 혹은 ‘여성’ 범주만을 연구하는 이들이 젠더 자체를 연구한 논문을 읽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 논문은 젠더가 아니라 트랜스젠더 혹은 레즈비언을 연구한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읽어도 그 논의를 연구에 반영할 가능성도 낮다.
연구자 차원에서 젠더에 대한 이해는 지금 어디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04
다른 한편 혹은 연속선상에서, 트랜스젠더 이슈가 성적지향 이슈로 혹은 섹슈얼리티 이슈로 수렴되는 방식에도 끊임없는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트랜스젠더는 성적소수자인가? 트랜스젠더는 LGBT란 방식으로 묶일 수 있는가? LGBT로 묶을 수 있다면 그때 트랜스젠더는 어떤 식으로 드러나는가?
젠더는 여성으로 수렴되고, 트랜스젠더는 성적지향으로 수렴될 때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05
학교에 가길 잘했다.
학교에 가길 잘했다니 왠지 읽으면서 살폿 웃게 됩니다요 ㅎㅎㅎㅎ
난 취직했어. 취직 2주차.
고민 끝의 결정이겠죠? 축하해요!
이제 둘이 만날 날은 거의 없을 것 같으니 언제 전화나 해요. 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