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을 구매했습니다. 크롬북이 뭐냐면, 인터넷을 사용할 때 사용하는 웹브라우저의 하나인 크롬을 OS로 만든 노트북입니다. 그러니까 크롬 웹브라우저만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한 모든 것은 웹에서 처리하는 노트북입니다. 모든 것이 웹에서 움직입니다. 당신이 윈도우 OS에서 사용하던 많은 프로그램을 크롬북에 설치할 수 없습니다. 웹브라우저에서 제공하는 것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제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과 가장 잘 맞아서요.
제가 구매한 제품은 HP Chromebook 14 (Peach Coral)입니다. 가장 예쁜 아이지요. 후후.
실물 사진은 여기서 확인하시고요.
얼추 2년 정도 전부터 크롬북을 사고 싶어했습니다. 저랑 잘 맞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쉽게 살 수 없었습니다. 일단 크롬북은 미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엔 해외 사이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체크카드가 제게 없었습니다. 살 돈도 없었습니다. 대충 30만 원 정도(세금, 관세 등을 추가하면 조금 더 들지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2년 정도 바라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얼추 7개월 정도 전부터 크롬북을 사겠노라고 E에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크롬북을 구매해도 큰 지장이 없는 여유 자금이 생겨서 일단 질렀습니다. 그리하여 여유 자금은 안녕~
크롬북을 며칠 사용하면서 든 느낌은 그냥 내 할 일을 한다는 느낌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웹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OS를 사용한다거나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노트북을 열면 몇 초 안에 자동으로 화면이 켜지면서 로그인 창이 나옵니다. 로그인하면 끝. 그 다음부턴 그냥 크롬 브라우저에서 이것저것 작업하면 됩니다. 글은 구글드라이브의 구글 문서도구로 쓰고, 여러 자료를 검색하고, 외국계 쇼핑몰이라면 그냥 결제하고. 뭐, 없습니다. 그냥 내가 할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느낌입니다. 묘한 게, 다른 컴퓨터를 사용할 때면 제가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크롬북에선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그냥 내 할 일을 한다는 느낌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컴퓨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웹서핑이나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보내는 사람을 위한 제품이란 기본 컨셉에 정말 충실합니다.
단, 아래아 한글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사람, 국내 쇼핑몰을 비롯해서 Active-X를 사용는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일이 많다면 비추입니다. 이 중 어느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불편하지 않냐고요? 전 이미 우분투 리눅스나 리눅스 민트를 사용하고 있는 걸요. 어차피 제겐 그 모든 게 안 되었기 때문에 불편한 거 없습니다. 다른 말로 외국에 계신다면 별다른 불편 없이 잘 사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국내에선 안 되는 게 좀 많지만요. 하지만 그런 걸 처리할 수 있는 보조 노트북이 있거나 그런 건 직장/학교에서만 처리한다는 태도로 산다면, 크롬북도 충분히 좋을 듯합니다.
지금 이 글도 크롬북으로 쓰고 있고요. 아무려나 이렇게 저는 갈 수록 구글 서비스에 종속되고…
(2012년에 구매한 태블릿이 많이 버벅거리고 있어서 새로운 넥서스 태블릿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아니라 크롬OS로 만든 태블릿이 나올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쪽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