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퀴어이론서나 퀴어의 삶이나 이론을 다룬 글을 두고, “너무 어렵다 좀 더 쉽게 써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쉽게, 더 쉽게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요구가 한국에서 퀴어이론을 가벼운 정보, 팝콘 같은 지식으로만 소비하려 하고, 퀴어이론이 심화되길 거부하는 어떤 기획(혹은 불안)으로 하는 얘기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결코 퀴어이론이 심화되고 퀴어의 복잡한 삶을 이야기할 수 없도록 말이다. 물론 이것은 의심에 불과하지만, 좀 그렇다.
정말 깊이 공감합니다. 보통 대중서로 분류될 수 있는 학술서라고 해도, 사회학이든 생물학이든 심리학이든 자기가 문외한인 분야의 책을 읽을 땐 머리를 싸매고 노력하는 과정이 있을 텐데 말이에요. 유독 퀴어이론이나 젠더이론 관련 책을 읽을 땐 단어 하나도 자기들이 모르는 거 하나 없이 술술 넘어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책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문외한들이 나서서 하더란 말이죠. 게다가 한국에서 퀴어 관련 서적은 명백히 이론적 논의롤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해도 아주 약간만 저자의 경험이 들어가면 그냥 신기한 자서전으로 독해돼버리는 것 같더라구요?
젠더이론과 퀴어이론만은 이상하게도 가벼운 읽을 거리이길 요구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스스로 공부할 생각은 안 하고 왜 이렇게 어렵게만 말하냐고 화를 내기도 하면서요.
정말 어려운 일이고 이런 분위기가 이론적 성취를 가로막는 요인이 아닐까 싶을 때도 많아요. 그래서 많이 답답하고요. 에휴
많이 힘들 텐데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