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그냥 물이 아니다

지금도 차 같은 게 몸에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며 얕보는 경향이 있다. 고작 차 따위, 물을 조금 색다르게 마시려는 것 아니냐면서. 하지만 난 차를 마시며 직접 효과를 본 적이 많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데, 목련차였나 뭐였나 모르겠다. 암튼 그 차가 향이 좋다면서 누가 권해서 마신 적이 있다. 향은 잘 모르겠고, 그 티백차를 마시고 5분도 안 되어서 화장실에 갔었다.
깨달음. 우와, 고작 차 따위가 몸에 효과를 즉각 일으키는구나…
위장이 안 좋은 나는 위를 보하는 음식을 챙겼고(물론 위에 안 좋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그냥 먹는다) 그래서 처음 고른 것이 페퍼민트. 실제 마시고 나면 속이 편해지는 경험을 한 다음부터 자주 마셨다. 그리고 페퍼민트를 한창 자주 마실 땐 라면을 끓일 때 페퍼민트 티백을 같이 넣고 끓여 먹었다. 뉴후후. 당시 기억으론 맛이 괜찮았다. 아니, 맛은 둘째 문제고 라면을 먹고 나면 속이 쓰리던 증상이 없어졌다. 이것으로 충분했지. 우후후.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매실차를 물 마시듯 마시고 있다. 그렇게 몇 년을 마시니 속이 쓰린 일이 별로 없더라. 가끔 있긴 한데 예전에 비하면야. 그러다 최근 매실이 별로 없어서 물 마시듯 마실 수 없는 상황이 얼추 두 달. 그랬더니 꽤 자주 속이 아프고 쓰리고 때때로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발생했다. 물 마시듯 마시니까 몰랐는데, 자주 못 마시는 상황이 되니까 확실하게 알겠다. 내 피엔 매실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E가 독일에서 약 대신 사용하는 허브차를 몇 종류 구해줬다. 녹차나 홍차를 우려내는 것과는 방법 자체가 상당히 다르고 향도 약간… 음… 흔히 생각하는 허브차의 향은 아니다. 그럼에도 며칠 전 컨디션이 정말 많이 안 좋아서 E가 사준 차 중에서 디톡스 효과라는 차를 마셨다. 신경안정효과의 차를 마셔야 좋지 않을까 했지만 당장 가지고 있던 게 디톡스였다. 그런데 어쩐지 마시고 나니 차분해지고 진정이 되는 느낌. 위약 효과일 수도 있지만, 잎을 우린 물이 맹탕은 아님을 확인했다.
역시나 E가 구해준 신경안정 효과의 티를 며칠 전 마셨다. 요즘(그러니까 몇 달 전부터)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일이 자주 있다. 새벽에 깨면 다시 잠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잠을 자는 일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며칠 전엔 그 상태가 더 심해서, 한두 시간 제대로 잤을까, 계속 잠을 설쳐서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았다. 그래서 신경 안정 효과를 준다는 티를 마셨다. 결론은, 마시다가 갑자기 속이 쓰려서 중단했다. ㄱ의 경우와 같은데, 내 몸에 안 맞아서 역효과를 낸 듯. 신경을 안정시켜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런 이유로 요즘 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는 차를 찾아보고 있다.

2 thoughts on “차는 그냥 물이 아니다

  1. 악ㅋㅋ 페퍼민트 라면 먹어보진 않았지만 상상이 가요. 근데 상상이랑 다를지도. 한번 해볼까 진지하게 고민중이에요ㅋㅋ 저도 위장이 안좋아서 그런지 정말 공감가네요!

    1. 음… 말리지는 않을게요. 하지만 어떤 맛이 나건 그 책임도 제가 지지 않을 게요. 크크크. 사실 그땐 꽤나 잘 먹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오묘하기도 해요.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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