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란 말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할까? 이 용어가 오히려 논의를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혹은 논의를 단순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이항대립 구조를 강조하게 만드는 방식은 아닐까? 요즘 이런 고민을 몇 명의 사람과 나누고 있다.
예전에 한 여성단체 활동가는 정몽준의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두고 꼭 관련 모든 사건을 성희롱 혹은 성폭력으로 명명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했었다. 다른 용어로도 해당 사건을, 여러 사건을 설명할 수 있는데 성희롱이나 성폭력과 같은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사건을 오히려 단순하게 규정해버리는 것은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질문이었다.
요즘 그 질문을 자주 떠올리는데 혐오 역시 마찬가지다. 혐오가 아니면 현재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일까? … 이 고민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