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하면 평생 관리해야 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합병증이 심각하다고 말하는 질병의 경우(예를 들면 당뇨병이나 혈관 관련 질병), 합병증이 발생하는 상황엔 이원젠더화된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합병증이 정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발생했는지, 합병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는 별개로 논해야 하는 사항이다.)
이성애결혼관계에서 남편 역할을 하는 사람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증상이 심해지고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대체로 남편 자신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인 듯하다. 술과 담배를 끊어야 하고 고기 섭취를 줄이는 등 음식 관리를 해야하는데 이런 관리를 하지 않아서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아내 역할을 하는 사람이 증상이 심해지고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대체로 아내 자신이 관리를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인 듯하다. 남편이나 여타 가족이 아내/어머니의 질병에 무관심하고 식습관 변화에 동참하지 않는 등의 상황으로 인해 아내 역할을 하는 사람에게 합병증이 발생하는 듯하다. 당뇨병과 관련하여 무작위로 질문을 한 경우가 있다. (실제 인터뷰 내용입니다.)
질문자: 당뇨병에 대해 아세요?
답변자: 아니요, 잘 몰라요.
질문자. 그럼 주변에 당뇨병인 사람이 있어요?
답변자: 제 아내가 당뇨병이에요.
뭐, 이런 식이다. 아내가 합병증이 심해서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의 상황에 발생하고서야 남편이나 여타 가족이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이제라도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다행이다).
그런데 남편이 관리를 하기 시작할 경우엔 대체로 아내가 관리 중노동을 전담한다. 남편이 관련 정보를 찾기도 하지만 식이조절, 음식 준비 등은 온전히 아내 몫이다. 남편의 관리 성공 사례에선 거의 항상 아내가 음식 준비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아내가 관리를 하기 시작할 수 있는 경우는 남편을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거나 혼자 살고 있을 때다. 혼자 살고 있어서 더 관리가 안 되기도 한다. 하지만 관리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식단을 바꾸고자 할 때 혼자거나 남편을 개의치 않을 수 있어야만 가능한 듯하다. 아내의 관리 성공 사례에선 늘 본인이 직접 준비해서 혼자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렇게 단순하게 나눌 수는 없다. 관계는 더 복잡하기에 다른 상황을 더 살펴야 한다. 하지만 미디어에 등장하는 모습은 거의 항상 이런 식이다. 합병증과 질병 관리 자체가 이원젠더화된 양상으로 발생하고, 여성으로 드랙하는 사람이 가족 관계에 묶여 있을 때 병의 악화나 합병증 발병에 더 취약한 듯하다.
여기도 정말 대부분 이런식이에요. 나이든 사람들이 그 경향이 더 심한듯 하고요.
정말 속터져요. 실질적 건강이란 차원에서 가부장제 사회를 다시 고민해야겠구나(이미 많은 사람이 했지만) 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