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적선호/성적지향 관련 잡담

몇 사람이 직접 묻기도 했다. 트랜스젠더라면서 왜 레즈비언이라고 설명하느냐고. 여성이 아니라, mtf/트랜스여성이 아니라면서 왜 레즈비언으로 스스로를 설명하느냐고. 무슨 의미냐고 궁금해했다. 나는 설명하려고 했지만 분명하게 그 의미를 전달하기 어려웠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나를 비이성애자로 설명하기위해 레즈비언이란 단어를 선택했다. 돌이켜보면 레즈비언이 아니라 바이나 이성애자로 설명해도 무방했다.
이성애자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나의 이성애와 통용되는 이성애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컸다. 통용할 수 없는 간극이라고 느꼈다. 보통의 이성애는 여성과 남성의 연애를 지칭한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나를 이성애자라고 설명한다면 그 말은 나를 결국 여성으로, 나의 성적선호는 남성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나는 이성애의 이성이 나와 다른 젠더를 지칭하는 단어로 바꾸고 싶었다. 그리고 누구도 나와 같은 젠더일 수 없다. 동시에 누구와도 나는 같은 젠더일 수 있다. 이것을 표현하기가 애매했다. 그래서 레즈비언이란 범주를 선택했다.
바이섹슈얼이라고 해도 괜찮았다. 미국 바이섹슈얼 단체 바이섹슈얼리소스센터는 양성애를 나와 같다고 여기는 젠더 및 나와 다르다고 여기는 젠더를 향한 비/성적, 비/낭만적 끌림이라고 했다(‘비’는 나의 교정이다). 그렇다면 나는 바이섹슈얼에 더 가깝다. 물론 사람의 범주와 삶은 정체성 정의에 부합하며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과 무관하게 실천되고 체화된다. 분명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반드시 레즈비언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나는 이성애자기도 하며 바이섹슈얼이고 무성애자기도 하며 그 무엇도 아니기도 하다. 그냥 그런 거다.

6 thoughts on “나의 성적선호/성적지향 관련 잡담

    1. 호호호 어떻게 보면 그렇기도 하겠네요 🙂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이 많이 바뀌었어요!

  1. 태그에도 오타가 있당…우리댜기 피곤하셔서 그래요ㅠㅠㅠㅠ

    1. 졸린 문제가 아니라 그냥 습관이네요 ㅠㅠㅠㅠㅠ 고맙습니다!!!!!!!!!!!!!!

이부링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