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화연구모임 도란스의 두 번째 기획으로 남성성 관련 책을 준비하고 있다. 몇몇은 아예 새로 글을 썼고, 몇몇은 [남성성과 젠더]에 실린 글을 대대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개고하는 수준으로 쓰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 글을 쓰는 사람에게만 흥미로운 점이 발생했다. 예전에 낼 때는 문제가 안 되거나, 그냥 넘어간 많은 문장이 지금은 문제가 되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 같은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설명이 충분하지 않고 문장이 모호하다는 방식의 문제다. 그때는 충분히 설명했다고 인지되어서인지 출판된 글인데, 지금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거나 모호하다는 식으로 수정을 요청받고 있다. 필자들이 서로 이렇게 논평을 하기도 하고, 출판사 편집자느님께서(!) 요청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아무도 안 묻겠지만), 좋은 편집자를 만나야한다고 답하고 싶다. 정말이다. 편집자가 어떤 의지로 어느 수준까지 개입하느냐에 따라 글의 질이 달라짐을 깨닫고 있다. 물론 편집자의 모든 논평을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95% 이상은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나머지 5%는 내가 미묘하게 표현을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고. 그러니까 모든 잘못은 저자의 잘못이다.
그나저나 토요일에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북토크 행사가 있는데, 어째 사고를 칠 것 같다. 호호호.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