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훅스의 책 중 Talking Back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나는 이 제목을 말대꾸로 번역해서 이해하는데, 내가 이해한 뉘앙스로는 이것이 가장 적절했기 때문이다. 벨 훅스는 이 말을 가져온 것이 아이가 양육자나 어른에게 그러하듯, 자신보다 권위가 있는 이들에게 대응하는 말하기의 방식이었다. 즉 체제를 부정하지 않지만 온전히 순응하지 않으며, 권력과 규범의 틀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지만 또한 그것을 승인하지 않고 툭툭 내뱉듯 균열을 내는 말을 하는 방식, 이것이 내가 이해한 말대꾸다. 언제나 어른에게 혼날 것을 알면서도 이어이 내뱉는 말이며, 그리하여 얻어맞을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할 수밖에 없는 말하기. 저항의 의도성이 없을 때에도 가장 강력하게 규범을 위협하고 분노케하는 말하기.
어찌보면 비동일시로 독해할 수도 있는 이 용어를 나는 오랫동안 활용해보고 싶었지만 언제나 성공하지 못 하고 있다. 그래서 어디 강의나 다른 어떤 자리에서 말할 수는 있지만 제대로 개념화시키지도 이론화하지도 못했다. 물론 내가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지라, 이미 누군가는 개념화했겠지. 그랬겠지. 그럼에도 뭔가 내 방식으로 설명하고 싶은 욕심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말대꾸라는 용어가 꽤나 몸에 들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