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야

새로울 것 없지만 우울증이 좀 더 심해졌고 그래서 밤에 잠들지 못하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 어떻게든 살겠지만, 이런 몸으로 당신의 흔적을 더듬고 있어. 미안하지만, 항상 이렇게 살아.

어떤 일을 붙잡으면 다른 일은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면 하고 있던 일이나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이렇게 살지만, 간혹 당신이 떠오르면 올이 풀린 옷처럼 한없이 풀려나가 끝내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아. 헝클어진 실 뭉텅이만 있을 뿐.

어디가 시작이었을까, 어디서부터 다시 엮어야 하는 걸까.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