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면 지리멸렬이란 단어는 참 아름다운 말이야. “갈가리 흩어지고 찢기어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됨.” 그래. 잡을 수 있는 몸이 어디있겠으며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어디있겠어.
마음 심(心)이란 한자는 단 네 개의 획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모두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지. 사실 그래. 마음을 하나로 다잡아 먹는다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꿈이야. 언제나 흩어진 것이 마음이고 몸인 걸. 그래서 지리멸렬이란 말은 참 예뻐. 잡으려고 해도 잡을 수 없고 언제나 그렇게 변화하는 상황 속에 놓여 있음을 뜻하니까.
지리멸렬. 지리멸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