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글을 한 편 쓰고 저녁에 다시 확인하고 공개로 바꿔야지, 했다. 자주는 아니어도 종종 이런 식으로 글을 공개한다. 뭔가 당장 공개하기에 꺼림칙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글을 쓴 당시가 아니라 다른 시간에 공개하고 싶다고 느낄 때, 이런 식으로 한다. 그리고 낮에 쓴 글을 다시 읽었을 때, 섬뜩함 혹은 어떤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다.
(이 글이지만 비공개라 확인할 수는 없을 듯. 그러니까 다른 글이 뜬다는 의미.)
이 정서는 무얼까. 끊임없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 정서. (정확하게 이름 붙이지 않고 막연히 “이 정서”라고만 말할 수밖에 없는) 이 정서를 읽고 싶다. 순간적이나마 등골을 훑고 지나간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의 섬뜩함을 주는 이 정서. 이 정서가 낯선 것이 아니라 너무도 빈번하게 너무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고, (예측 불가능하지만) 주기적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이 정서를 드러낼 때면, 루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때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상흔을 남긴다. 다른 사람들을 향한 폭력성이 아님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상흔을 남기는 이 정서. 버림받았다는 정서, 아니 버림받는 걸 유도하고 결국 그럴 줄 알았다는 정서, 나 따위 버림 받아도 마땅하다는 정서. 그런데 그게 너무 두렵다는 정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