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렇게 가고 싶은 후원의 밤이나 어떤 자리가 있어도 루인의 생활 습관 상 갈 수 없는 공간이 있다. 그건 혼자서 어딜 가기 싫어해서가 아니라 혼자서 가기엔 정말 애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아직도/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술을 마시지 않는/을 루인에게 후원의 밤에 혼자 간다는 건, 사실 상 ‘불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그런 자리가 술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 꼭 그렇지 않아서 음식점으로 꾸민다고 해도 힘든 경우가 많은데, (유제품을 포함한) 육식을 전혀 하지 않는vegan 루인이 먹지 않는 음식으로 꾸려지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왜 일일호프나 후원의 밤은 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일까, 조용하게 차를 마시고 나올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면 안 될까 하지만 그렇게 하면 일일호프나 후원의 밤의 ‘의의’가 없어지겠지? 잉잉, 하지만 그렇게 해도 좋을 텐데. (억지쟁이))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함께 가자고 하기도 애매한데 다른 사람의 경우, 주최측과 정치적으로 다른 지향점을 가져서 가자고 하기 애매할 수도 있고 (정치성과는 별 상관없이) 그냥 내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암튼 그래서 늘 가고 싶은 자리가 있어도 아쉬운 마음으로 포기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어쩐 일로?
다른 곳 아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루인이 루인에게 커밍아웃을 하며 가입했기에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이랑 세미나 주제와 관련이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요즘 고민하고 있으면서 평생 가지고 갈 고민을 ‘실천’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딘다는 의미 때문이다. 어떤 실천이 반드시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그런 계기를 만들고 싶은 일이 있기도 하다.
사실, 이렇게 적어도 뭐, 그렇게까지 거창할 것은 없고 보는 순간 가고 싶었다. 히힛. 오랜만에 홍대 근처에 가는 것도 좋고…라고 적다 보니 토요일에 홍대 근처에 간다는 건…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