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쓰는 볼펜

예전 글: 우주에서 글쓰기

링크한 글처럼, 예전에 우주에서 사용할 펜을 만들기 위해 나사에서 엄청난 돈을 들였다는 얘길 했었다. 근데 알고 보니 이는 과장된 소문일 수도 있더라는. 나사에서 만든 게 아니라 나사에 물건을 제공하는 업체에서, 우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볼펜을 만들었는데 그게 나사에서 개발한 것으로 소문이 났다는 것. 하지만 나사에서 만들었다는 소문은 꽤나 유명한 것 같다. 나의 기억을 신뢰할 수 있다면, [20세기 소년]에도 나사에서 만들었다고, 우주에서도 쓸 수 있는 볼펜을 파는 장면이 나온다. 흐.

아무려나 미국에서 이런 노력을 할 때, 소련에선 연필을 사용했다고 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일반적인 볼펜도 우주에서 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럼 도대체 우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볼펜은 왜 만든 거니?
(볼펜의 잉크 배출이 중력의 원리라고 알고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가 보다.)

메일 이사

참, 나의 메일 사용 역사도 기구하다고 중얼거렸다. 어제, 아직 확정 난 건 없고 내부 논의 중이라곤 했지만, 엠파스가 올 연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아직 확정한 건 아니라지만, 이런 소문은 대체로 결정했다는 의미잖아. 물론 내가 엠팔을 자주 쓰는 건 아니다. 나의 엠팔 주소를 아는 사람은 한두 명 뿐이다. 그 마저도 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니 타인과의 소통용도 아니고. 그럼에도 현재 가지고 있는 메일주소 중 가장 오래 되었고 상당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데…. 네잇에 통합되면, 엠팔을 유지하기 위해선 네잇에 가입할 걸 요구하겠지? 그러니 없앨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의 메일 주소가 없어질 예정이다.

메일 주소가 없어지는 건, 이사하는 것과 같다. 전화번호를 바꾸는 것과 같다. 그 어떤 업체도 평생을 약속하지 않았기에, 서비스 제공업체가 사라지면 나 역시 바꿀 수밖에 없다. 부당하다고 구시렁거리지만, 그렇다고 집주인 중에 착한 사람 있던가? 집주인은 다 그렇다고, 가진 사람들이 더 하다고 욕하면서도 방을 뺄 수밖에 없잖아. 그럼에도, 참 웃기지. 난 내가 가진 메일을 평생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 어차피 개인정보를 담보로 사용하는 전셋집이지 않나. 회사 약관과 정책 변화에 따른 피해가 싫어 도메인 등을 직접 구매해서 블로그를 사용하듯, 메일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런 생활은 평생 계속 되겠지.

아무튼,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또 다시 메일 주소 하나를 없애야 할 거 같다. 아쉬운 건 엠팔 메일로 타인과 소통할 수 없어서가 아니다. 대용량 파일을 첨부할 수 있는 메일이 없어진다는 게 아쉽다.;;; 기본 브라우저로 사용하는 파이어폭스에서 대용량 메일을 첨부할 수 있는 곳은 엠파스뿐이다. 자사 홈페이지에 최적화한 파이어폭스를 내놓는다고 호들갑 떨었던 네이봐도, 말 그대로 호들갑만 떨었다. 대용량 첨부는 안 된다. 퍼런도 안 되고 다움도 안 되고. 혹시나 해서 야호!에 가입했는데, 야호!도 대용량 첨부는 안 된다. (야호!가 가입할 때 주민번호 등의 정보는 기입하지 않아도 되어서 호감도 급상승했다가 성별을 둘 중 하나로 표시해야 해서 급 실망했다. 이런 점에선 확실히 gmail이 좋다.) 네잇에 통합되어도 그냥 쓸까? -_-;;

아, 그리고 또 아쉬운 거 있다. 엠파스에선 파일박스라고 해서, 500메가 용량의 웹하드를 기본으로 제공해서 꽤나 유용했다. 이건 뭐랄까, 다락방 정도는 안 되지만, 계약 평수보다 실 평수가 더 큰 방이랄까. 크크크. -_-;;

암튼 너무 늦기 전에 이사 준비를 해야겠다. 메일을 백업 받아 봐야, 잃어버리기 쉬워 걱정이긴 하지만. 뭐, 잃어버리면 잃어버리는 거지. 아쉬울 뿐, 없어진다고 평생 후회할 만 한 건 아니니까.

이사 준비하기 귀찮을 때, 불법 점거하는 법은 없나? 흐흐.

+
Rick Wright… R.I.P.

아팠는데… 불끈!

쓰러지는 줄 알았다. -_-;;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게 너무 힘들었다. 어제 있었던 일이다. 아직도 살짝 불안하고. 어제 낮이었다, 갑자기 오른쪽 아랫배가 아팠다. 장이 꼬이기라도 한 것처럼. 장이 쿡쿡 쑤시는 것 같았다. 숨 쉬기도 힘들고, 자세를 조금만 바꿔도 통증이 오고. 의자에서 일어나 한 걸음이라도 옮기려면 통증이 심해서 두세 걸음 거리가 아득할 정도였다. (아, 나의 과장법이란!)

그렇게 통증을 느끼다가(엉?) 불현 듯 세 가지 고민이 동시에 들었다.

하나. 행여나 입원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예전에 얼핏 오른쪽 아랫배는 맹장이란 말을 들은 게 떠올랐다. 아닐 수도 있고. 하긴. 맹장이 터졌으면 아픈 게 아니라 그냥 쓰러졌겠지? 흐. 암튼 입원을 해야 하나?, 하는 불안이 들자, 독하게 버티기도 했다. 병원에 가는 건 정말 싫었으니까. 옷을 갈아입는 것도 싫고, 성별이 나눠진 병실에 가는 것도 싫고. 최근 10년 안에 병원에 간 적 없는 나의 기록을 깨기도 싫고-_-;; 풉. 암튼 어떻게든 버텨서 절대 병원만은 안 가리라 다짐했다.

둘. ‘왜 하필 지금이냐!'(ㅂㅏㄱㄱㅡㄴㅎㅖ 버전으로;;) 한창 바쁜 지금, 이렇게 아픈 거냐, 라고 구시렁거렸다. 다른 때도 아니고, 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도 아까운 지금인데, 하필 지금 아픈 거냐. 한 넉 달만 있다가 아프면 딱 좋을 텐데, 라고 중얼중얼.

셋. 하지만 가장 큰 걱정은, 통장 잔고였다. 아놔. 지금 통장에 병원비 없는데-_-; 병원에 입원하면 얼마가 드는지는 몰라도, 꽤나 많이 나올 거 같은데, 내겐 그럴 돈이 없다. 한 달 생활비도 간당간당한 인생인데 무슨 병원이냐, 싶었다. 요즘 나오는 신문기사 중에,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아파도 그냥 참는다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했다. 이건 한 달 수입이 불안정한 사람들에겐 일상이지. 병원은 무슨. 대충 진통제로 참고 버티는 거지.

이런 저런 고민과 걱정이 동시에 들었다. 아프면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들, 외면하고 있던 삶의 제반사항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밤늦게까지 통증이 심하더니, 이젠 좀 괜찮다. 숨 쉴 만하고 걸어 다닐 만하다. 그래도 살짝 불안해서 아침도 굶고 있다. 속이 안 좋거나, 장이 아플 땐 굶는 게 최고. 암튼 어젠, 저녁밥 값 굳혀서 좋았다. 흐. 진짜, 아픈 와중에도 이런 걸로 좋아했다. 흐흐.

그리고 어제 아파서 책이랑 논문을 더 열심히 읽었다. 난 아프면 더 독해지고 오기가 생기거든. 풉. -_-;;

+근데 혹시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유사한 증상을 경험하신 분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