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gmail, 러빈

01
gmail로 주요 메일을 바꾼 후, 갈 수록 gmail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여러 모로 사용하기 편하다. 어떤 곳에선 전달이나 pop3를 유료로 하던데 gmail은 이것도 무료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최고의 매력.

([Run To 루인]에 오시는 분들은 다 있을 듯 하지만, 혹시라도 gmail이 필요 하신 분은 runtoruin@gmail.com으로 메일 주세요… 흐흐.)

02
게일 러빈(Gayle Rubin)을 읽는 일은 언제나 꽤나 많은 시간을 요구하지만 그 만큼 많은 쾌락을 얻을 수 있다. 문장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러빈은 다른 텍스트를 읽을 때보다 1.5배 정도의 시간을 더 요구한다. 하지만 읽는 중에도, 읽고 나서도 한동안 러빈의 매력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다. “여성학을 공부하신다면 필독!” 이라고 말하고 싶다.

03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까먹었으므로 번호만… ;;;;;;;;;;;;

#참, 티스토리 입주를 원하시면 메일 주세용. ^^

미련한 루인은 미련중독…

관련 기사: “미련? 미련한 짓!

“미련”이란 단어에 혹해서 읽다가 참 차분하게 썼구나 싶다.(이 문장 미묘하게 문맥이 안 맞으면서도 말이 된다;;;) 아, 그러니까 루인은 미련탱이, 미련한 미련중독, 미련하게도 미련을 붙잡고 사는 냥이.

맨날 붙잡고선 어쩌지도 못하고 징징거리기만 한다. 하지만 미련을 떨치려는 노력 보다는 미련 자체를 직시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그래서 미련과 놀 수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물론, “그래서 네가 그 모양이야”, 라고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 흐흐.

요즘의 고민은 이 지점이다. 고통을 피하는 것보다 고통을 직시하는 것, 고통과 노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 용기는 고통 속에서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고통으로 직시하고 그것이 고통임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루인은 대책 없는 희망중독증이지만 ‘잘 될 거야’라는 희망이 아니라 현재의 고통을 잔인할 정도로 파고드는 것이 더 용기 있는 일이 아닐까…. 왜냐면 어느 순간, 이 대책 없는 희망중독이 루인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고, 고통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희망중독이라는 말은 고통중독이란 의미이고 고통을 자처하고 고통을 만들어서 스스로에게 고통을 부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몸앓이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루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다. 한편으론 루인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지만 이런 분석도 언제나 일정 선에서 멈추기 마련이다. 작년 루인에게 소중한 충고를 해 준 ㅈㅎ선생님은 스스로 한계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용기를 내서 더 밀고 나아가라고 독려했다. 그리고 이후 글을 쓸 때마다 ㅈㅎ선생님의 말을 떠올리며 더 나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어느 순간 멈칫, 멈칫 망설이는 루인과 만난다. 혹은 ‘엉뚱’하게 튀어서 문제를 일으킨다.

(뭔가 글의 방향이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흐)

맨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루인에게 루인은, 언젠가, 지겹지도 않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지겹다고 하기 보다는 이런 상황이 언제나 새롭다. 그러니 어제의 미련은 어제의 상황이고 오늘의 그 미련은 어제와는 달라진 새로운 미련으로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이토록 미련한 루인은 이렇게 매일같이 새로 경험하는 미련으로 빙빙 돌고 있다. 하지만 루인은 또 이런 놀이를 좋아한다. 감정이 조금씩 변해가는 걸 관찰하는 거, 그렇게 변하는 감정이 어제완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하는 거, 이런 거. 이런 게 재밌다. 어제의 미련과 오늘의 미련이 어떻게 변해 있는지, 그래서 감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관찰하는 거. 그런 관찰 속에서 현재를 읽는 거. 이런 게 재밌다.

미련탱이, 미련탱이.

그리고… “일시 차단”이라는 말의 영원성.

컴플렉스 문답

키드님의 어명을 받들어 다시 한 번 문답을 해요 🙂

루인처럼 취약한 인간은 컴플렉스 덩어리죠. 흐으

하면서, 그 정도를 표시하기까지 했다! ;;

[#M_ 루인의 컴플렉스 문답 읽기.. | ㅠ_ㅠ.. |
피터팬 컴플렉스 (OOO)
:어른이 되는것이 싫고 영원히 아이로 남고싶은 욕심이 있었다.

-> 종종 하는 얘기 중의 하나는, 예전에 정신연령테스트에서 생후 6개월이 나온 적이 있다. 푸훗. 문제는 수긍한다는 거. 실제로 루인은 루인의 나이를 16살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나이가 루인에게 워낙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나이라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_-;;

카인 컴플렉스(O)
:나의 형제 또는 자매끼리 서로 시기한 적이 있었다.

-> 시기했다고 하기 보다는 부러워했고 억울했던 적은 있다. ps가 사람들에게 칭찬 받는 성격인데 반해 루인은 어딜 가나 욕 먹는 성격이라, 시기한 것은 아니지만 억울했고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스스로는 성격에 별로 불만이 없지만, 낯선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지는 ps의 성격에 반해 어지간해선 먼저 말을 거는 일도 없고 등등, 소위 사회생활하기에 ‘안 좋다’고 여기는 성격 덩어리라서 그랬다. 하지만 잘 지낸다.

신데렐라 컴플렉스 (?)
:동화속의 신데렐라처럼 자신이 박해 받는다고 생각한다.

-> 박해까지는 아니고 무시 받고 있다는 느낌은 많이 받는다. 재능도 없으면서..

    
나르시스 컴플렉스 (OOO)
:자신을 과대평가한 적이 있다. 혹은 하고 있다.

-> 언젠가 자뻑과 자학의 접점에서 놀고 있다는 얘길 했는데, 자뻑이나 자학이나 둘 다 나르시시즘의 표현이다. 남들에겐 아무 것도 아닌 걸로 혼자서 칭찬하고 자학하며 잘 논다. ;;;

나폴레옹 컴플렉스 (X)
:자신의 키가 작다고 생각해 그 보상심리로 공격적이거나 과도한 행동을 한다.

-> 키가 작다고 여긴 적은 없다;; 작은 키의 기준도 모르겠다. 많은 컴플렉스가 그러하듯 이 나폴레옹 컴플렉스는 개인의 컴플렉스가 아니라 집단이 만들어낸 집단 컴플렉스다.

낙랑공주 컴플렉스 (OO)
:사랑을 위해서는 가족이나 국가를 배신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국가만 배신하겠어요? 국가나 가족을 배신하는 것 정도 아무 것도 아니라고.. -_-;; 하지만 사실 많이 갈등할 것 같다. 엄청 많이. 그러니까 혼자서 엄청 갈등하는 흉내를 내다가 갑자기 배신한다는 의미 ;;;;;;; 크크.

요나 컴플렉스 (△)
:지금 살고있는 현재의 삶보다 어머니의 뱃속이 더 편하다고 생각한다.

-> 때론 태어 났다는 사실 자체가 우울하기도 하다. 하지만 어딘가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파에톤 컴플렉스 (OOO)
:어린 시절 겪은 애정 결핍에 의해 지나치게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 엄청 엄청 많다. 남들에게 인정 받고 싶어서 안달 난 인간이 루인이다. 흑흑. 이건 나르시스 컴플렉스와 연결 되어 있는데, 누구에게서도 인정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신경쓰지 않는 만큼이나 이런 말들에 취약하게 반응한다. 특히나 인정 받고 싶은 사람 앞에선 지나치게 인정 받고 싶어 하다가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인정 받으려고 애쓰다가 인정 못 받고 욕 먹는 경우라 하겠다,

프로메테우스 컴플렉스 (X)
:자신이 무지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나눠주는 지식인이라고 생각한다.

-> 루인도 무식한데, 무슨.. 다만, 쌍둥이자리 특유의 정보 전달자라는 성격은 있다. 루인도 잘 모르면서 새롭고 신기한 지식은 얼른얼른 공유하고 싶어 한다.

이카로스 컴플렉스 (OO)
:무능력하고 불완전한 인간이 아닌 초인적인 어느 완벽한 존재가 되고싶다.

-> “초인적인”이란 구절만 아니었어도 “O”가 세 개가 되었을 텐데… 이건 “완벽주의 기질”이란 측면에서 접근했는데, 능력도 안 되면서 완벽주의 기질은 엄청나서,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욕심을 내고 그 욕심만큼 할려고 뒷수습하기 바쁜 루인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런 만큼이나 언제나 욕구불만에 빠져 있고, 더 잦고 많은 자학에 빠진다. 그러니 자학은 루인의 일상이다.

폴리야나 컴플렉스 (X)
:보다 더 나아질 수는 없을 정도로 현재가 최고이며 모든 일을 다 좋게 생각한다.

-> 바로 위에 쓴 이카로스 컴플렉스로 충분한 대답이 되었을 듯. 언제나 부족하다.

보헤미안 컴플렉스 (OO)
:다재다능하고 자유로우며 변덕적이며 상황에 따라 최대의 이익을 받도록 행동한다.

-> 다재다능하진 않지만 변덕스러움은 루인의 장점(엉?)이다;; 쌍둥이자리의 성격은 “공기”라는 요소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공기는 유동적이고 쉽게 변하는 성격을 말한다. 일정한 패턴 속에서 지내길 선호하지만 같은 패턴엔 쉽게 지겨워 하고 끊임없이 어떤 변화 속에 있길 좋아한다.

프로그루스테스 컴플렉스 (X)
:현재의 사회에 널리 퍼진 견해나 태도, 집단주의 등을 무시하고 개성있고 싶어한다.

-> 루인은 루인이 한없이 진부한 인간이고 어딜가도 튀지 않는 인간이라고 여기고, 튀지 않음을 미덕으로 여긴다. 그래서 루인이 모르는 사람이 루인을 안다고 하거나, 어떤 모임에서 인상적이었다란 식의 말을 하면 엄청 자학한다. “무시”하는 건 아닌데, 루인의 존재 자체가 불법이라 튈 수밖에 없는지도;;;

파랑새 컴플렉스 (X)
:어느 것이 예전과 바뀌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적이 있다. 한결 같은 것을 좋아한다.

-> 보헤미안 컴플렉스에 적은 것처럼 한결 같은 건 못 견딘다. 일테면 루인은 루인의 이상형을 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변태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적었는데, 반드시 이런 의미는 아니지만 이걸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패턴은 일정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변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루인의 관심 영역에서 비슷한 주제로 두 편 이상의 글을 쓰거나, 두어 곳에서 비슷한 얘길하고 나면 너무 많이 했다고 여기고, 같은 얘길 반복하는 걸 너무도 싫어한다. (특히나 루인의 한결 같음, 반복은 루인의 무식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컴플렉스가 있다.)

피그말리온 컴플렉스 (OO)
:누군가 자신에게 기대를 가지고 관심을 가져주어 그 덕에 자신이 변한적이 있다.

-> 최근 지도교수와 세미나를 하면서 다음 발제를 맡았는데, 그러며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루인이라면 잘해 올 거야” 였다. 그리고 지금 그 말에 부합하기 위해 무덤 파고 있다ㅠ_ㅠ 루인은 다른 누군가가 루인에게 관심이 있거나 기대를 가져준다는 사실을 못 믿는 편이지만(“누가 루인 같은 것을…”) 누군가에게 더 좋은 모습이길 위해서 엄청 노력하는 편이고 그 사람에게 인정 받기 위해 애쓰는 편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조그마한 관심만 보여도 이런 노력은 폭증하다. 파에톤 컴플렉스와 관련이 깊다.

스톡홀룸 컴플렉스 (O)
:사회나 정의가 아닌 범죄나 범죄자에게 더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

-> 좀 많다;;;;;

제노비스 컴플렉스 (△)
:혼자 있을 때보다 여러명이 있을 때 더욱 더 책임감이 희박해진 적이 있다.

-> 상황에 따라 다른데 어떤 곳에선 혼자서 책임을 다 져야 할 것처럼 느끼고 어떤 곳에선 아주 무책임하게 굴기도 한다.

샹그릴라 컴플렉스 (X)
:노화는 숙명이 아닌 자기관리에 달렸다고 생각하면서 젊게 늙고 싶다고 생각한다.

-> 루인은 루인의 얼굴이 나이 만큼만 보였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있다. 그래서 노안이라는 말 만큼이나 동안이라는 말도 별로 안 좋아한다. 나이를 얘기하는 어떤 자리에서 루인의 나이를 얘기하면,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로 갈리는데, 루인보다 서너 살 어린 사람에게서 자기 보다 어린 줄 알았다고 말하는 반응과 루인보다 서너 살 많은 사람에게서 자기 보다 나이가 많은 줄 알았다는 반응이 그것이다. 심지어 같은 공간에서 이 두 가지 반응을 동시에 들은 적도 있다 -_-;; 어쩌라고…

번아웃 컴플렉스 (△)
:어떤 한 일에만 집중하다가 갑자기 무기력함을 느낀 적이 있다.

-> 없지는 않겠지만 INFP 잔다르크 형 특유의 과대망상이 있어서,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언젠간 볕들 날 있겠지, 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더구나 이렇게 글을 적을 때는 “착각”이라는 말을 쓰지만, 그것이 “착각”임을 자각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다만 이런 환상의 토대를 흔드는 얘기(일테면 “뭐 먹고 살래?”)를 들을 때에 한해서, 좌절을 느낀다.

무드셀라 컴플렉스 (X)
:나쁜 기억은 일부러 지우고 좋은 기억만 가지려고 한적이 있다.

-> 그러지 못하는 편이다. 언제나 가장 안 좋은 기억, 루인이 잘못한 기억만 간직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런 기억들을 끊임없이 환기한다;;;

스탕달 컴플렉스 (O)
:어떤 멋진 예술품이나 무언가를 보았을 때 순간적으로 생기는 정신적 이상현상이 있다.

-> 살짝 있다. 그런데 “정신적 이상현상”이 무얼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달콤한 죽음욕망도 포함한다면 좀 많다 -_-;;

오지상 컴플렉스 (X)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중년층의 멋진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적이 있다.

-> 단호하게 말할 수도 있는데, 없는 것 같다. 몇 가지 기억 때문에 일정 나이 이상의 “남성”은 싫어하거나 완전히 무관심한 감정이 몸에 강하게 남아 있다. _M#]

이 글을 읽는 당신!
해 주세요 >_<
혼자서 부끄러울 수는 없잖아요ㅠ_ㅠ
(이런 부끄러움도 즐기면서 무슨… ;;;;;)

※글을 쓰고 나서, 현재 루인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너무도 분명하게 깨달았다. 자학모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