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인데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낭패인 경우.

학부 마지막 학기인데다 대학원 수업을 청강하고 있다보니 ‘신분’은 학부생인데 몸은 학원(?, 크크)생이라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달까. 심지어 어떤 선생님은 준대학원생 취급을 하고 있으니 중간에 낀 어정쩡한 상태로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시험기간이라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

심지어 어느 정도냐면, 학부 수업 선생님한테 가선, 이 과목만 들으면 졸업인데 그냥 D라도 주시면 안 돼요?, 하고 조르고 싶은 심정-_-;; 상태가 심각하다. 흐흐

처음엔, 마지막 학기 수업을 수학으로 들으니 여유 있게 그리고 재밌게 마무리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졌다. 그런데, 수업은 의외로 재미없게 진행하고-재미없다기 보다는 수업 준비가 덜 된 상태로 한다랄까- 몸은 루인의 공부에 빠져 있으니 서로가 따로 노는 형국. 지금 이 시간에 이렇게 나스타샤와 놀고 있는 상황이 모든 걸 설명한다고 볼 수 있다.

玄牝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약”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 거의 순간적인 결정 같지만 한편으론 그렇지도 않은 중요한 결정. 아마 11월 4일이면 좀 더 선명한 진로를 알 수 있으리라.

바지

그러니까 애초 계획은 이렇지 않았다. 요즘 백화점 세일 기간이니까 바지나 치마 혹은 티를 6만 원선에서 사고 남은 돈으론 (더페이스샵의) 화장품이랑 등등을 살 계획이었다.

그러니까 사실, 백화점에 가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이 세일기간이니까 억지로 몸을 끌고 나섰다. 한 일주일을 미루다가 드디어(!) 실행한 것이다.

대충 한 달 쯤 전, 백화점 상품권이 생겼다. 앗싸! 라고 하겠지만 별로 그렇지도 않다. 제일 좋아하는 선물? 하고 누가 물으면 현금!!! 이라고 답하는 편이다. 그건, 받는 사람이 직접 정한 것이 아닌 이상 어지간하면 받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냥 현금으로 준다면 책을 살 수도 있고 음악CD를 살 수도 있고 당장 생활비가 문제라면 생활비에 보탤 수도 있고. 자본주의의 모든 것이 화폐로 평가되는 사회기에 이렇게 ‘변한’ 것일 수도 있지만 자취 생활을 오래하며 생긴 경제관념이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상품권을 선물 받았다. 그것도 문화 상품권이 아니라 백화점 상품권.

문화 상품권도 현금도 아닌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하는 사람은 루인의 생활패턴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인데 옷 사라고 현금을 주면 책을 산다는 것. (그리고 현재 루인에겐 정말로 책 살 자금이 필요하다. 흑흑) 그래서 상품권을 준 것이고 한 달여를 방치했다.

옷을 사고 싶은 몸이 별로 없었다. 다만 60% 이상만 사용하면 현금으로 주니까 그럴 계획으로 마지못해 갔다 랄까. 그런데…

그냥 루인이 좋아하는 매장에 갔다가, 오옷, 정말 맘에 드는 바지를 발견했다. 이뻐이뻐이뻐. 그래서 물었는데 이 매장은 노 세일 매장이라나. ㅠ_ㅠ 가격이 상품권보다 비쌌기에 그냥 다른 매장에서 본 옷을 고를까 하고 갔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다 그런 것 아니겠냐고. 흐흐. 하지만 좋아좋아. 좋으면 된 거다.

결혼식

별로 하고 싶은 말은 없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나기 때문. 대략 9시간여 전엔, ps의 결혼식장에 있었다. 폐백실에선 울기도 한 ps인데, 루인은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걱정인 건, 이제 루인에게로 압박이 몰려오겠구나 하는 것.

#사실, 식장에 있으면서 무수히 많은 몸앓이가 밀려 왔는데 어떻게 정리할 방법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글 곳곳에 묻어나오겠다는 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