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습

작년 혹은 올해 초엔 물이 흠뻑 젖은 수건 세 장을 널기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바짝 말라있었기에 수건 가습 정도로는 소용이 없었다. 물수건 석 장이면 충분할 거란 조언이 있었지만 바짝 말라서 뽀송한 수준이 아니라 딱딱한 수준이었다. 그때 당연히 물수건만 널지 않았고 화장실 바닥에 물을 흥건히 뿌려뒀다. 당연히 완전 건조! 14층이어서 그런지, 집에 화분 하나 없어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건조를 시전하는 공간이다. 참고로 다른 가습기도 하나 있었다.

그리하여 이번 겨울이 본격 시작되던 11월부터 돈이 생길 때마다 두 가지를 집중해서 구매했다. 하나는 보습 제품이며 다른 하나는 가습기. 물론 가습기를 많이 살 수는 없었기에 작년에 사용하던 자연가습기에 이어 새로운 가습기를 하나 추가해서 구매했다. 둘 다 자연가습기, 그러니까 물을 증발시키는 원리를 이용한 가습기고 전기를 이용해 강제로 수증기를 뿜뿜하는 방식은 아니다. 그렇게 가습기 두 대를 11월부터 설치했는데 매일 매일 가습기에 물을 마치 처음 채우는 것처럼 보충했다. 아하하. 물론 가습기 중 하나의 물은 바람과 보리가 챱챱 마시고 있기에 그로 인한 소진도 감안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심각했다.

다시 가습기 추가 주문을 고민하던 중, 수건가습기(수건의 끝을 물그릇에 담그고 옷걸이에 걸어서 수건에 계속해서 물을 공급 하는 방식)를 설치할 방법이 떠올랐다. 수건가습기야 오랜 전통의 가습기지만, 옷걸이를 설치할 곳이 마땅찮았는데 설치할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 번째 가습기를 설치했고 이제는 덜 건조하겠거니 했다. 하지만 꽤나 많은 양의 물을 그릇에 담았음에도 하루가 지났을 때 수건가습기의 물이 거의 바닥 수준이었다. 아하하. ;ㅅ; 기존 가습기 둘 역시 물이 바닥 수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물을 공급해야 건조함이 줄어들 것이냐…
그리하여 현재 총 다섯 개의 가습기를 설치했다. 추가한 두 개는 물을 증발시킬 천만 구매하고 통은 물통을 써서 만든 건데, 효과가 어떨런지. 수건을 마냥 사용할 수는 없고, 옷걸이를 설치할 곳도 없어 몇 종류의 천으로 테스트 중인데 어느 것이 가장 효과적이려나. 하나는 또 다른 전통의 펠트지가습기고 다른 하나는 다이소에서 구매한 행주천가습기.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이냐에 따라 그리고 물의 증발 상태에 따라 다시 몇 개의 가습기를 더 설치할 예정이다. 아하하.
다른 건 모르겠고, 집에 습기가 있다는 느낌만 주면 좋겠다. 참고로 명절 등을 이유로 집을 며칠 비웠다가 돌아오면 건조함에 피부가 쩍쩍 갈라지는 느낌이 든다. 단순 착각이 아니라 진짜다.

현실 자각 타임

뭔가 현타가 오는 순간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건 있다. 내가 믿고 싶은 방식으로 믿고, 그것을 정당화하거나 잘못이어도 괜찮다고 계속 믿음을 유지하다 돌연 그것이 커다란 착각임을 깨닫는 순간.

뜬금없는 별자리 이야기인데, 쌍둥이자리는 1분 전까지 좋다고 말하고 생각하다가도 돌연,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감정이 싸늘하게 식고 차가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별자리에 대한 이런 식의 설명은 혈액형처럼 헛되지만 나는 돌연 감정이 변한다는 설명을 좋아하는데 내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러니 별자리는 좋은 핑계가 된다. 내겐 이런 감정의 돌연한 변화가 현타일 수도 있겠다.
이제 어떻게 할까? 현타와 무관하게 이전처럼 행동할 것인가, 현타로 인해 변한 몸으로 싸늘하게 식을 것인가. 물론 이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단순한 문제는 없다.
…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늦게까지 작업해야 할 일이 있어서 나의 게으름을 탓할 뿐이다.

잡담: 이번 주 일정이… 허허허

월요일 오늘 밤까지 마감해야 하는 원고 하나. (사무실 휴가 냄)

화요일 교정해서 출판사에 넘겨야 하는 원고 하나. (사무실 휴가 안 냄)
수요일 논문 발표 하나. (휴가 낼 정도는 아님)
목요일 강의 둘. (사무실 휴가 냄, 강의가 두 개지만 하나는 그냥 자원활동 개념…)
금요일 별일 없음. (하지만 토요일 준비로 정말 정신없을 듯)
토요일 영어 파이널 테스트 + 부산 강의 하나
일요일 무조건 휴식 취할 예정.. 과연.. 다음 주 먹을 된장국을 끓여야 하는데… 과연…
이번 주 일정… 호호호
이 중 가장 중요한 일정은 영어 공부다. 영어, 영어. 이번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데… 공부할 시간이 없다. ㅠㅠㅠ
오늘 원고는 중요한 아이디어까지 정리가 끝났지만 본격 글쓰기에 발동이 안 걸리고 있다. 사실 이 주제로 벌써 세 편의 다른 원고를 썼지만,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초고 삼아 작업을 하면 되지만 마치 처음 글을 쓰는 것처럼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 처음 쓰는 것처럼 글을 써야 한다. 기획과 고민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지금은 어쩐지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서 온갖 잡담을 떠들고 싶은 기분. 폭트. 폭트. 폭트. 그렇게 엔진에 시동을 걸고 싶은 기분. 하지만 트위터를 다시 시작하면 괴롭겠지. 내가 트위터를 하길 원하는 사람도 없을 테고. 무엇보다 트위터로 잡담을 하면 엔진에 발동을 더 걸 수가 없지. 엔진에 발동을 걸려면 혼자 잡담하는 게 가장 낫다. 암튼 엔진에 발동을 걸어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네. 뭔가, 엄청 잼난 걸 하나 읽으면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뭐가 좋을까.
참… 여러분, 저에게도 불치병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불치병이 있습니다. 저를 불쌍히 여기어 저를 보살펴… 이것은 누군가를 패러디? 비꼼?하는 것. 그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꽤나 충격받았다. 아니, 분노했다. 그런데 어쨌거나 나에게 불치인 병이 있는 것은 사실.
이렇게 11월 일정이 끝나면 12월은 여유로울까 싶지만 12월은 진짜 레일 정말 미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허허허. 올해도 이렇게 끝나는가…
돈 걱정 없이, 그러니까 통장에 수십억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매달 몇 십만 원만 안정적, 고정적으로 있어도 좋겠다. 그럼 생활비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할 텐데. 무엇보다 강의를 안 할 수도 있을 텐데. 하지만 강의를 통해 원고 아이디어와 논문 아이디어를 개진할 수 있으니 나로선 무척 귀한 기회라 강의를 포기하지 않을 듯. 물론 듣는 사람은 저 인간이 무슨 소리 하나 싶어 괴롭겠지만. 하하하. ;ㅅ;
렉사프로는 반 알씩 먹고 있다. 한 알을 먹으니 무기력이 너무 심해서 퇴근하면 드러눕는 것 말고는 뭘 할 수가 없었다. (일도, 공부도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복용양을 반으로 줄였고 이제 좀 괜찮다. 이번주 일정이 끝나면 복용양을 이틀에 반알로 줄여볼까 고민인데 어떤 게 좋을지…
암튼 어떻게 발동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