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치기. 더위. 근황

01
며칠 전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한 사람이 걸어 오더니 계산대에 자기 물건을 놓으며 내 앞에 섰다. 그러곤 나를 보며 “물건이 하나니까 먼저 계산하세요.”라고 생생내듯 말했다. 완전 *벙찐*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냥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 사람을 쳐다보는데 두어 번 더 내게 생생내듯 말했다, “물건이 하나니까 먼저 계산하세요.” 아놔! *부들부들*

02
가난 서러운데 무더위까지 사람 잡네”란 시사인 기사에 따르면 옥탑방은 바깥 기온보다 2℃ 더 높다고 한다. 하지만 내 방은 5℃ 더 높은 거 같다. ㅡ_ㅡ;; 이것이 옥탑방의 운명이긴 하다. 암튼 덕분에 밤에 제대로 잠을 못 잔다. 그래도 선풍기를 틀어 놓고 어떻게 버티는데, 어제는 갑자기 선풍기가 멈춰선 작동을 하지 않았다! 덜덜덜. 이건 완전 공포영화 저리 가라 였다. 온 몸에선 땀이 줄줄 흐르는데 선풍기가 멈추다니. ㅠ_ㅠ 간신히 어떻게 해서 살렸지만, 살짝 무서웠다.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해 좋은 나라란 말이 있는데, 선풍기를 살려내고 다시 잠들며, 저 말을 한 인간은 분명 돈이 많았던 게 틀림없다고 구시렁거렸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이 좋을 리 만무하다. 현재의 이상기온은 계급 간의 특징을 더욱더 두드러지게 만들 뿐이고.

그래도 난 여름은 싫다. 더운 건 너무너무너무 싫다고!! ㅠ_ㅠ 십 분만 걸어도 숨이 차서 헐떡거린다. 아, 이건 체력 문젠가? ;;;

03
재밌는 일들이 많이 생겨 좋아하고 있습니다. 바쁜 게 문제긴 하지만요. 아무튼 전 살아 있습니다. 예, 무사히(?) 살아 있다는 말을 하려고 이 글을 써요. 🙂

관심있는 사람은 없어도 새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이 빚은 근황 이야기

바쁜가? 글쎄. 바쁜지 바쁘지 않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일이 없어지니 다른 세 가지 일이 생겼다. ㅡ_ㅡ;; 이건 완전히 예상 밖의 전개! ㅜ_ㅜ 원래 있던 일이 세 가지로 불어났다. 일 자체는 재밌기에 일이 많은 건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일 자체가 많아 바쁜 건 아니다. 요즘 가장 바쁜 일은 역시나 녹취. ㅠ_ㅠ 녹취는 아무리 익숙해져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요즘 바쁘다면, 답장 한 통 쓰기 어려울 정도로 산만한 건, 이번 주엔 어떻게든 끝내리라 다짐한 녹취 알바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취를 풀며, 다음부턴 녹취 알바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있다. 일이 힘들고 힘들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일이라 시간 효율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돈이 없을 땐 녹취도 좋긴 하다. 으하하. ;;; 사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내게 있다. 여유 시간을 두 달 이상 줬는데, 미루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까. 아하하. ;;;

집과 이사, 검색어, OS

01
정말 비가 많이 온다. 밖에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

옥탑방, 玄牝은 이렇게 비가 내릴 때마다 물이 샌다. ㅡ_ㅡ;; 화장실 천장에선 물이 똑똑 떨어지고 싱크대가 있는 쪽에도 천장에서 물이 똑똑 떨어진다. 비가 많이 내린 날이면 바닥이 흥건할 정도다. 방은 물이 새지 않아 다행이다. 책이 젖으면 정말 속상할 테니까. 하지만 방바닥이 습해 조금 불안하다. 바닥에 쌓은 책들 중 가장 아래에 있는 책들이 상할까 걱정이다.

나름 재밌다면 재밌고 신기하다면 신기하게도 이런 곳에서 얼추 5년을 살았다. 슬슬 이사를 준비해야 할 때다. 이번에도 학교 근처로 이사할지 아예 다른 동네로 옮길지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이삿짐을 싸는 일. 이삿짐 싸는 데 적어도 일주일에서 한 달은 걸릴 텐데 박스는 어디서 구하며 짐을 싼 박스는 어디에 쌓아두지? ㅡ_ㅡ;; 참 대책 없이 살았다. ;;

02
며칠 전부터 이 얘길 쓸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냥 쓰기로 한다.

리퍼러로그를 확인하며 이곳 [Run To 루인]에 들어온 검색어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검색어는 “숨책 직원” … 헉;;;;;;;;;;;;;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링크를 따라 가면 결과물이 총 8개인데 그 중 4개가 이곳이다. … 혹시 제가 뭐 잘못한 게 있나요? -0- 흐흐. (저 검색어로 검색한 분이 날 찾았는지 다른 사람을 찾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리퍼러로그를 확인하고 글을 쓸까 말까를 망설인 이유는, 이 검색어로 검색한 분이 다시 이곳에 올 가능성 때문이다. 다시 이곳을 찾을 때 이 글을 본다면 좀 그렇지 않을까 싶어서 망설였다. 하지만 짧게 언급하기로 한 이유는 검색어 자체가 무척 재밌기 때문이다.

“숨책 직원”이란 검색어를 확인하는 순간, 내가 사는 세상은 검색창과 검색어로 이어진 세계란 걸 새삼 깨달았다.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순간부터 검색과 링크로 이어지는 세상. 무언가를 찾기 위해선 일단 검색부터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인터넷이 되지 않아 검색을 할 수 없으면 안절부절 못 하고 답답함을 느끼고. 이런 생활이 몸에 배다 보니,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내 몸은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검색기능이 없는 인터넷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잘 안 되고.

언젠간 모든 것이 검색창으로 통하고 그 결과가 개인의 앎을 좌우하는 시대가 오겠지? 뭐, 지금도 어느 정도 그렇긴 하지만. 그래서일까? 몇몇 인터넷 업체가 검색기술에 그토록 공을 들이는 이유가.

03
02의 이야기와 비슷하다면 비슷하고 다르다면 다른 얘긴.

구글에서 내년에 OS를 출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어이 하는구나 싶었다. 자신의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모든 걸 웹으로 해결하는 OS라는 건 꽤나 매력적이다. 아직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곳이 많고, 접속해도 연결이 불안한 곳이 많지만, 인터넷에 접속만 할 수 있다면 무척 편할 거 같다. 이메일을 확인하듯 문서를 비롯한 각종 작업을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부산에 갈 때 굳이 후치(노트북)를 챙기지 않아도 될 거 같고. 물론 부산집엔 컴퓨터 자체가 없어 후치를 챙겨야 하지만.;;;

무엇보다 컴퓨터 사양이 높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확실히 매력적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나스타샤(데스크탑)의 생명을 연장하는 기분이고. 흐흐. 그래서 기다리는 OS가 있는데, Cloud 1.0이다. 이 역시 모든 걸 웹으로 해결하는 OS란다. 나스타샤와 놀 때 사용하는 기능은 이메일 확인, 웹서핑 정도란 점에서 잘 맞을 거 같다. 아울러 윈도처럼 고사양의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OS가 나오는 와중에도 이렇게 저사양의 컴퓨터에서도 작동하는 OS가 나와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