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보리, 고양이

오늘 쓰려고 준비해둔 글이 있었다. 하지만 수정하다가 이런 글을 올려서 뭐하나라는 고민이 들었다. 결국 얼추 완성했던 글은 그냥 지웠다. 그러고 나니 오늘 무엇을 블로깅해야 할지 잠시 막막했다. 블로깅하려고 열심히 글을 쓰다가, 올리지 않겠다고 결정했을 때 다른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 막막함을 느낀 일은 꽤 잦다. 아무려나 그냥 방치하다가, 다른 주제를 고민하다가, 주말이니 고양이 사진을 올리기로 했다. 후후.

바람과 보리의 관계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여전히 바람은 보리를 경계하고, 보리는 바람과 권력 다툼을 하지만… 그러니까 바람이 내게 가까이 다가오면 어느 순간 보리가 나와 바람 사이로 뛰어들어 바람이 피하도록 한다거나… 바람이 밥을 먹는 소리가 들리면 후다닥 달려가서 바람을 방해한다거나… -_-;;;
보리가 이렇게 행동하면 좀 화가 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보리는 예쁘니까. 자리에 앉아 있으면 무릎에 꾹꾹이를 해준다거나, 아침이면 배 위에 올라와 골골거린다거나. 어쨌거나 보리는 예쁘니까.
그리고 바람은 갈 수록 귀여움이 농후해지고 있다. 후후. 고양이는 역시 뱃살이야. 후후후.

대파라면

날이 쌀쌀하니 어쩐지 대파라면을 먹고 싶었다. 대파라면은 몇 달 전 올리브쇼에 나온 남성렬 셰프의 레시피로 이미 꽤나 유명하더라. http://youtu.be/2ZACXiW5hro 나는 얼추 한 달 전 즈음 E가 알려줘서 봤었다. 채식으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여서 끌렸을 뿐만 아니라 짬뽕 느낌이라 좀 더 끌렸다. 짬뽕을 좋아하는 편인데 러빙헛이나 채식을 지원하는 중국집이 아니면 먹기 힘들어서 아쉬웠는데, 집에서 짬뽕 느낌을 낼 수 있다니 더 끌렸다.
그래서 당시 실제 만들어 먹었다. 짬뽕라면의 면을 사용하면 더 좋았겠지만, 채식라면으로 만들어도 나름 괜찮았다. 다만 기름을 많이 넣었는지 좀 느끼한 감이 있었고 물이 빨리 졸아서 아쉬웠달까. 하지만 만들기 간단한 라면은 아니어서 자주 해먹지는 않았다.
날이 좀 쌀쌀하니, 그리하여 몸이 시원하고 기분이 좋으니 다시 대파라면을 먹고 싶었다. 집 근처 가게에 파채를 팔아서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어 더 좋았다. 그리하여 다시 한 번 대파라면을 만들어 먹었다. 지난 번엔 일반 채식라면을 이용했다면 이번엔 채식 칼국수라면을 사용했고, 페페론치니를 몇 개 넣었다. 결과는? 마음에 드는데 파채가 아쉬웠다. 지난 번엔 파를 E가 다듬어줬고 파채를 만들어 줬다. 그래서 파의 풍미가 풍부한 대파라면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이미 만들어진 파채여서 그런지 풍미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었다. 역시 음식은 직접 손질을 해야 제맛이려나.
아무려나 대파라면의 레시피는 정말 좋다. 뭔가 다른 라면을 먹는 느낌인데다, 단순히 재료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혀 다른 라면을 먹는 느낌이라 더 맘에 든다. 다음엔 파 대신 다른 야채로 만들어봐야지.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