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 끝나면 : 트랜스젠더퀴어+성매매+에이즈

논문을 쓰고 나면 퀴어락 사업과 함께 꼭 하려는 프로젝트가 있다. 비온뒤무지개재단 이름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 명의로 진행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형태로 진행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하고 싶은 프로젝트는 “트랜스젠더퀴어-성매매-에이즈”란 키워드의 조합이다. 정말 중요한 이슈임에도 한국에선 논의가 안 되고 있어서 누군가 해주길 바라는 기대도 있다. 많은 사람이 작업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논문이 끝나야 뭔가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기도 하지만 논문을 쓰면서 어떤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추론도 있고. 물론 지금은 가설 수준이지만.
나는 논문 끝나고 할 예정이지만 다른 누군가가 시작하면 좋겠다. 정말로.
근데 논문은 언제 끝나지? 호호호. 가장 큰 변수입니다. 호호호. ;ㅅ;
(오늘 ㅋㄷ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서 다시 다짐할 겸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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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하면 논문 끝나면 본격 음원아카이브를 만들고 싶다. 당연히 퀴어락 사업이다. 2009년 퀴어락을 만들 당시부터 사람들과 이야기했지만 결국 시도를 못 했는데 너무 미루지 않고 시작하면 좋겠다. 물론 미친 짓이란 거 안다. 크흑 ㅠㅠㅠ

퀴어+페미니즘

퀴어락에서 등록작업을 하며 예전 자료를 살피다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사실이 있다. 한국에서 퀴어페미니즘은 최근 이슈가 아니라 1990년대부터 이미 제기된 이슈다(예를 들면 성정치운동). 또한 한국에서 퀴어페미니즘은 대체로 대학에서 제기되고 논의되었다. 혹은 대학의 여러 행사에서 관련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많은 퀴어페미니스트는 어디로 갔을까?”가 아니라 그 흔적을 어떻게 살리고 더 발전시킬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런 홍보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홍보 자체는 많이 하지만) 중앙대학교에서 페미니즘과 퀴어 이슈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각종 영화 상영, 영화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 별개의 강연 등으로 구성되었다고 하고요. 많은 관심을…
(행사 중 하나만 무시하시면 됩니다. ;ㅅ; )

재난과 LGBT/퀴어

재난과 LGBT/퀴어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동해 대지진이 발생하고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인근에 살던 많은 사람의 일상이 파괴되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겹치면서 해당 지역은 위험지구로 바뀌었다. 거주민은 대피소로 피신했다. 일본의 대피소 시설은 한국 세월호 참사 때의 그것과 비교되면서 마치 그나마 괜찮은 곳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정말 대피소는 괜찮은 것일까?
트랜스젠더퀴어는 그 상황이 여러가지로 더 힘들었다고 한다. 일부는 호르몬이 필요했지만 재난 구호품에 호르몬은 없었다. 신청한다고 받아들여질리 만무했다. 아울러 남녀로 나뉜 공간에서 지내야 하는데 이것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든 이들도 많았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대피소에 가지 않고 위험지구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 머물기로 한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추가로 찾으니, 대피소에 간 트랜스젠더퀴어 중 어떤 트랜스여성은 샤워시설 사용을 금지당했다고 한다. 어떤 트랜스젠더는 대피소 자원활동가에게 변태라는 욕설을 들었다고 한다.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의 경우, 아이, 노인, 여성 순서로 구호품과 음식을 지급했는데 이로 인해 게이커플은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다른 여러 이유로 적잖은/많은 LGBT/퀴어가 대피소에 가길 거부하고 자신의 집에 머물렀다고 한다.
해당지역에 머물고 있던 미/등록 이주민의 경우 그 피해를 가늠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한다.
대피소는 정말 대피하는 곳일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재난 상황은 LGBT/퀴어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게 어떤 사건일까? 재난 상황은 무엇을 비가시화할까? 재난 상황에서 LGBT/퀴어, 장애인, 미/등록이주민 등은 어떤 대책이 있을까? 실제 지난 6월 한국에 메르스가 발생했을 때 모든 예방 홍보문이 한국어로 작성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미/등록이주민은 관련 내용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일본에선 지금도 방송에서 대지진 및 쓰나미 관련 영상을 내보낼 때면 미리 경고 자막을 보낸다고 한다. 사람들에겐 여전히 연재의 일이다. 어떻게 그 사건이 쉽게 잊히고 또 치유될까.
그런데 한국에선 농담으로, 어떤 감정을 표현하며 “안구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란 말을 쓴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타인의 재난을 은유와, 유희로 사용하고 있다. 정말 잔인하지 않은가? 누군가 한국의 역사적 상황을 농담으로, 유희를 위한 농담으로 사용한다면 한국인은 난리를 칠 것이다. 하지만 타인의 고통은 유희를 위한 은유로 곧잘 사용한다. 늘 한국의 정치인이 정치를 제대로 못 해서 지금 삶이 어렵다고 말하지만 정말 그것이 문제일까? 어떤 대의를 위해 은유를 쓰는 잔혹한 태도 자체를 살펴야 하지 않을까? (매우 진부한 말이지만…) 그러고 보면 트위터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누군가는 내게 나와 그의 관계를 비유하며 색맹을 예시한 적 있다.
일본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이영 감독님께 들었다. 11월 말에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다시 상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꼭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