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

토요일 행사입니다. 많은 분이 참여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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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의성소수자 차별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
2015년 10월 10일 (토) 저녁6시, 대한문 앞 야외무대(시청역)
부치도 팸도 좋은 미친 페미니스트듀오 난세2
퀴어댄스계의 새 장을 여는 우주최강댄스듀오 28! 이십팔!
아직도 몰라? 찌릿하고 짜릿해! 생활밀착형 비혼여성코러스 아는언니들
LBTI의 한가운데서, 미모로 승부한다. 게이코러스 지보이스(G-Voice)
에너지 절정! 하늘을 나는 아프리칸 댄스, 페미니스트 무용수 권이은정
Coming Out – 여성성소수자 6인의 삶의 이야기

지난 8월, 여성가족부는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의 성소수자 관련 조항 삭제를 요청하며,‘성소수자 지원은 양성평등기본법의 취지에서 어긋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성소수자 배제하는 대전시 성평등 기본 조례 개악 저지 운동본부의 치열한 싸움에도, 대전광역시는 9월 18일, 성소수자 지원 조항을 삭제한 성평등기본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성소수자를 배제하라’는 일부 목소리가 시끄럽지만, 이미 제정된 성소수자 인권규범이 사라진 것은 처음입니다.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여성가족부의 보수화된 성평등 행정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들이 모여, 우리의 삶으로 성평등의 의미를 다시 그려보는 궐기대회에 함께 해주십시오.
성소수자인권 없이는 성평등도 없습니다!
주최 :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평등바로잡기 대응회의 등
주관 : 여성성소수자궐기대회 기획단
후원계좌 : (국민) 030301-04-078096 언니네트워크
문의 : 기획단장 송정윤 jeongyouns@gmail.com

가습기가 떠올린 리카

환절기라 집이 너무 건조하다. 어느 정도냐면 자다가 새벽에 비염으로 깨어나선 한두 시간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수준이다. 코를 풀면 피가 나온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가습을 더 잘 할것인가가 고민이다. 추우면 비염이 덜 터지지만 건조하면 비염이 도지기 때문이다.
결국 사지 않고 버티던 가습기를 샀다. 가습기 관리가 귀찮아서(!!!) 안 사고 버텼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가습기를 개시했다.
책상 위에 가습기를 켜두고 작업을 하는데 바람이 책상 위로 올라왔다.
“바람, 기억나? 어릴 때 이거 사용했잖아.”
이태원에 살 때 가습기를 잠시 사용했다. 그러니까 리카가 있을 때고 바람이 무척 어릴 때였다. 집 한 곳에서 가습기를 켜두고 지냈다.
‘바람, 기억나? 리카랑 살 때를 아직 기억해?’
예기치 않은 순간에 리카가 떠올랐다. 잊은 적 없지만 애써 분명하게 기억하려 애쓰지도 않는다. 그냥 바람과의 옛기억을 공유하려다가 리카가 떠올랐다. 너는 기억나?

개선 없는 미래를 고민하며

지금은 과거보다 좋을까? 지금은 그나마 예전보다 개선된 상태일까?
조금 다른 예시지만… 어머니와 나의 관계는 예전과 참 다르다. 10대일 땐 정말 ‘굿판이라도 벌여야 하나’란 말이 나올 정도로 관계가 안 좋았다. 지금은 그렇게 자주는 아니어도 명절이 아닐 때에도 어머니를 만나러 부산에 간다. 그리고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감정의 날이 10대때완 달리 지금은 좀 부드러우니 그나마 개선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선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이슈를 잠시 묻어두고 있을 뿐. 본격 꺼낸다면 다시 굿판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반복할지도 모른다. 그냥 유예된 긴장이고 갈등이다. 그렇다고 예전과 같은 방식, 감정으로 어머니를 대하냐면 또 그렇지도 않다. 나의 태도 자체가 변하긴 했다. 이것을 ‘개선’이라고 부를 수 없고 이런 식으로 부르고 싶지 않을 뿐이다.
과거를 미화해선 안 되지만, 2015년이 1970년의 퀴어보다 인권 상황이 낫다고 말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냥 상황이 다를 뿐이다. 대책없이 ‘그래도 예전보단 지금이 낫다’고 위로할 뿐이다. 하지만 과거보다 나은 현재, 미래는 없다. 그냥 상황이 변했을 뿐이다.
미래를 희망으로, 긍정으로 설명하고 싶지 않다. 사실 그런 거 할 줄 모른다.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까요?’, ‘이렇게 하면 더 좋아질까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솔직히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좋아져야 하는가가 고민이다. 좋아져야만 미래로서 가치가 있는가가 고민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란 희망 따위를 버림으로써 살만한 삶을 만들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