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요것조것

어제 블로깅에 덧붙이면 이혼여성의 생활습관병은 본인이 관리를 안/못 한 측면도 있지만 결혼 가족 관계여서 발생하는 측면이 더 큰듯하다.
종종 목 주변이 가려울 때가 있어 음식을 잘못 먹었나 했는데 아니었다. 햇볕 알레르기였다. 아하하… ㅠㅠㅠ 햇볕 쬐는 걸 좋아하는데 오래 쬐면 목 주변이 가렵고 붉게 돋는다. 방법은 두어 가지. 자와선 차단제를 발라 그나마 약화시키거나 머플러를 사용해서 목을 가리거나… 둘 다 귀찮아… -_- 머플러는 특히 더운데… 끄응… 그냥 햇볕을 최대한 피하거나 시원한 머플러를 구매하거나 해야겠구나… ㅠㅠㅠ
종편을 보면 종일 건강 관련 정보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한국이 건강 강박 사회라고 했다. 동의하지 않는다. 정말 건강 강박이라면 이미 사람들이 몸에 좋은 온갖 것을 먹으며 관리하고 있겠지. 몇 년 전 몇몇 연예인이 채식을 한다고 하여 채식 열풍이 불었다는 시기가 있다(미디어의 평가다). 물론 채식 열풍은 몇 년에 한 번씩 미디어에서 부는 열풍이다. 암튼 그 열풍이 불 때 고기 소비는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고 한다. 건강 정보가 넘친다지만 인스턴트 식품 판매점이 넘쳐난다. 건강을 챙기는 사람을 유난스럽다며 얕보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니까 건강에 유해하다는 식품점의 성행과 건강식품 시장의 성장, 텔레비전에 나와 건강 정보를 말하는 쇼닥터의 증가와 병원 수익 증가 등은 서로 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 건강 강박 사회라기보다는 그냥 거대 산업의 순환 고리가 구축되어 있다.
(쇼닥터는 방송에서 건강 관련 매우 중요한 정보를 알려도 괜찮은데 어차피 사람들이 따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람들이 병에 걸리면 그 의사가 있는 병원을 찾겠지.)

병의 악화와 합병증 발생에서 이원젠더 구조

발병하면 평생 관리해야 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합병증이 심각하다고 말하는 질병의 경우(예를 들면 당뇨병이나 혈관 관련 질병), 합병증이 발생하는 상황엔 이원젠더화된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합병증이 정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발생했는지, 합병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는 별개로 논해야 하는 사항이다.)
이성애결혼관계에서 남편 역할을 하는 사람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증상이 심해지고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대체로 남편 자신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인 듯하다. 술과 담배를 끊어야 하고 고기 섭취를 줄이는 등 음식 관리를 해야하는데 이런 관리를 하지 않아서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아내 역할을 하는 사람이 증상이 심해지고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대체로 아내 자신이 관리를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인 듯하다. 남편이나 여타 가족이 아내/어머니의 질병에 무관심하고 식습관 변화에 동참하지 않는 등의 상황으로 인해 아내 역할을 하는 사람에게 합병증이 발생하는 듯하다. 당뇨병과 관련하여 무작위로 질문을 한 경우가 있다. (실제 인터뷰 내용입니다.)
질문자: 당뇨병에 대해 아세요?
답변자: 아니요, 잘 몰라요.
질문자. 그럼 주변에 당뇨병인 사람이 있어요?
답변자: 제 아내가 당뇨병이에요.
뭐, 이런 식이다. 아내가 합병증이 심해서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의 상황에 발생하고서야 남편이나 여타 가족이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이제라도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다행이다).
그런데 남편이 관리를 하기 시작할 경우엔 대체로 아내가 관리 중노동을 전담한다. 남편이 관련 정보를 찾기도 하지만 식이조절, 음식 준비 등은 온전히 아내 몫이다. 남편의 관리 성공 사례에선 거의 항상 아내가 음식 준비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아내가 관리를 하기 시작할 수 있는 경우는 남편을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거나 혼자 살고 있을 때다. 혼자 살고 있어서 더 관리가 안 되기도 한다. 하지만 관리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식단을 바꾸고자 할 때 혼자거나 남편을 개의치 않을 수 있어야만 가능한 듯하다. 아내의 관리 성공 사례에선 늘 본인이 직접 준비해서 혼자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렇게 단순하게 나눌 수는 없다. 관계는 더 복잡하기에 다른 상황을 더 살펴야 한다. 하지만 미디어에 등장하는 모습은 거의 항상 이런 식이다. 합병증과 질병 관리 자체가 이원젠더화된 양상으로 발생하고, 여성으로 드랙하는 사람이 가족 관계에 묶여 있을 때 병의 악화나 합병증 발병에 더 취약한 듯하다.

장애퀴어 우생학..

질병 논의와 장애 논의와 트랜스젠더퀴어 논의는 언제나 정확하게 붙지는 않는다. 뭔가 잘 붙을 것 같은데도 참 안 붙는다. 질병이나 아픔이 곧 장애 경험은 아니며, 모든 장애가 질병이나 아픔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몸의 규범성을 논하는 측면, 역사적으로 취급 받은 형식 차원에서 유사하다고 해도 장애와 트랜스젠더퀴어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교차성을 고민하고, 교차하는 방식으로 설명하기 위한 노력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또 의외로 많은 지점에서 교차성 논의를 전개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우생학이 그렇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우생학은 트랜스젠더퀴어나 LGBT/퀴어와 장애가 긴밀하게 얽히는 순간을 재현한다. 그럼 우생학을 통해 장애퀴어 논의의 어떤 순간을 모색할 수 있을까? 알 수는 없지만 시도해볼만 한 작업이다. 당연히 누군가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지만 어쨌거나 얕은 수준에서라도 시도를 해보면 흥미로울 내용이다.
뭐, 언젠가 하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