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활동명을 직접 적으려다 개인의 생활이 드러나서 이니셜로 적으면… C님과 H님께서 캐나다의 모 지역에 며칠 갔다 왔다. 다녀와선 내게 해준 이야기 중 하나는 그곳에서 방문한 퀴어아카이브였는데…
40년 넘은 그곳에 35년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찌릿. 아니야… 내가 퀴어락에서 오래 일하고 싶어 하지만 35년이라니… 하지만 35년이라면 거의 장기집권, 철밥통 수준인데 보장만 해준다면 최소한의 생계는 해결되는 것인가… 오호라. 생계가 해결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연구도 계속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없지. 온갖 허황된 망상에서 딱 하나 드는 마음은, 그 사람 참 부럽다였다. 그러고 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트랜스젠더 이론가도 아카이브에서 장으로 일했지. 그나저나 이런 감정과는 별개로 비온뒤무지개재단이 언제까지 퀴어락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당장 내년에도 지원 받을 수 있을 것인가가 나의 고민이자 걱정 중 하나지. 그보다 5년 뒤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아니 내일 내가 어디에 있을지 감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더 중요하겠지.
아무려나 여러분, 비온뒤무지개재단에 많은 후원 부탁드립니다. 재단이 많이 어렵다고 하니 많은 후원을 부탁해요. 오해는 하지 마시고요. ㅠㅠㅠ 누가 상근활동을 하건 퀴어의 역사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작업은 정말 중요하니까요. 기부를 할 수 있는 주소는 http://rainbowfoundation.co.kr/xe/page_gJrA69 입니다. 호호.

복잡한 마음

복잡한 마음
트랜스젠더퀴어이론을 공부하고 이를 주요 연구 주제 삼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
트랜스젠더퀴어이론을 공부해봐야 돈 벌 길이 요원하고 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는데 이를 공부해도 괜찮은 걸까? 나야 운이 좋아서 하고 있다지만…
한국에서, 한국의 학제에서 공부하며 트랜스젠더퀴어이론을 연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좋겠다.
한국에 있는 모든 대학원을 통틀어 일 년에 퀴어이론 수업이 한 과목이라도 열린다는 보장도 없는데 한국에서 하는 건 정말 별로지… 나야 한국에서 하고 있지만 유학 갈 수 있으면 체계적으로 학제가 구축되어 있는 곳으로 유학 가버려요.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아무려나 언제나 복잡한 마음을 야기하는 순간이다.

동성애 관련 도서 소지로 국가보안법 위반!?!

종북게이, 종북게이하는데요… 고작 그 정도 스케일…
1990년대 판결문이나 결정문을 보면 어느 출판사 사장이 ‘동성애자 – 억압의 역사’를 비롯하여 마르크스-레닌 관련 서적을 출판해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종북게이라고 비난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국보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는 패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동성애자 해방운동과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한 사회주의 서적을 소지하여 국보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물론 이 서적은 국보법 위반의 증거 자료기에 이 책을 소지한 것만으로 국보법 위반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국보법 위반의 증거로는 쓰였습니다. 이 책은 퀴어락에 있습니다. 후후.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같지만 아직 20년도 안 지난 기록입니다. 1990년대 후반의 사건이니까요.
그나저나 10년 가까이 블로깅을 했는데 이번 포스팅은 3001번이네요. 게을렀고 게으르다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