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혐오자에게

혐오, 폭력, 그리고 범죄를 고민하면서, 점점 더 확신하는 점이 있다. 내가 논의를 전개함에 있어 어떤 전선을 형성한다면, 그러니까 정치적 입장을 분명하게 하고, 이로 인해 논쟁과 갈등을 야기하는 균열점이 어딘지를 살핀다면 이것은 결코 LGBT/퀴어를 혐오하는 ‘일부 보수 기독교’ 세력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내가 계속해서 갈등하며 전선을 형성하는 집단은 LGBT/퀴어혐오자가 아니라(!) 도착, 비규범, 변태 혐오자다. 그러니까 그가 LGBT/퀴어건 아니건 상관없다. ‘동성애자는 도착이 아니다’, ‘동성애는 정신병이 아니다'(정신병이면 도대체 왜 안 되는데? 이 지독한 정신병 혐오 혹은 정신병을 적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 ‘퀴어도 이 사회의 정당한 시민이다'(그래서?)고 주장하며 알게 모르게 지배 규범적 문화 시민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나는 결코 화해할 수 없다. 도착, 비규범적 존재, 결코 시민으로 구성되지 못하거나 너무도 쉽게 범죄로 포섭되는 이들을 적대하는 태도, 나/이들과 분명하게 선을 그으려는 태도를 나는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혹은 그리고 내가 가장 화가 나는 순간은 이른바 ‘소수의 보수 기독교’ 세력의 발화를 들었을 때라기보다 이른바 퀴어 이론을 배웠거나 공부했다고 하면서 도착을 적대하고 나/이들과 분명하게 선을 그으려는 사람의 발화를 들었을 때다. 나의 입장에선 그가 자신을 LGBT/퀴어의 어느 범주로 정체화한다고 해도 도착혐오자라면 ‘소수 보수 기독교’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둘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인권활동가 활동비 처우 및 생활실태 연구결과 보고대회

활동가와 친하거나 근처에서 지켜본 사람은 다들 아실 겁니다. 인권활동가의 노동조건이 얼마나 열악한지를요. 야근에 새벽까지 이어지는 업무와 회의는 기본이죠. 어느 정치인은 ‘저녁이 있는 삶’을 말했지만 이런 삶에서 가장 거리가 먼 직군 중 하나가 인권활동가가 아닐까 합니다. 회의 시간을 밤 10시나 11시에 잡는 일도 빈번하니까요. 주말이요?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인건비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고요.
저 역시 가급적 다음의 행사에 참여하려고요. 정말 궁금하거든요.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
인권활동가 활동비 처우 및 생활실태 연구결과 보고대회
일정 : 4월29일(수) 오후3시 – 5시
장소 : 인권중심사람 2층 다목적홀 (마포구 성산동)
 
——————————————————————
 
인권활동가들은 ‘인간다운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인권활동가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헌신과 희생을 당연하게 여겨왔기 때문에 인권단체가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 인권활동가들이 어떻게 생계를 꾸려 가는지, 생활하면서 어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앞으로 계속 인권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지 잘 모릅니다.인권재단사람은 인권활동가의 현재적 삶을 확인하고자 2015년 1월부터 3월까지 온라인 설문과 심층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총 79개 단체 가운데 41개 단체에서 상임, 반상임으로 활동하는 76명의 인권활동가들이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해주었고, 10명의 인권활동가들은 심층면접으로 함께해주셨습니다.
 
인권활동가 활동비 처우 및 생활실태 연구결과 보고대회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인권운동이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을 개인이 해결해야 할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인권운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사회적 지원과 대안을 고민하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
 
사회 :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
 
발표
– 한영희 (인권활동가 활동비 처우 및 생활실태 연구 책임연구원)
– 정 욜 (인권재단사람 모금기획팀)
 
토론
– 문경란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
–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이계삼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
– 미   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
 
주최 : 인권재단사람
후원 : 법무법인 지향
문의 : 인권재단사람 모금기획팀 02-363-5855 saram@hrfund.or.kr

버섯튀김과 볶음쌀국수

한동안 요리를 잘 안 만들어 먹다가 얼마 전 E느님께서 솜씨를 발휘했다. 간단한 것 같은데도 무척 번거롭고 실력이 드러나는 요리, 버섯튀김과 볶음쌀국수.

버섯튀김을 먹고 있으면 버섯은 튀김으로 먹어야 제대로 맛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바삭하고 맛난다. 누군가는 튀김은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지만 버섯튀김은 그 어떤 야채 튀김 중에서도 맛있다.

그리고 야채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볶음쌀국수. 적당히 매콤하고 야채는 아삭하고 면은 꼬들했다. 정말 정말 맛나서 배가 불러도 더 먹고 더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