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식수대는 가습기

바람과 달리 보리는 흐르는 물에 관심이 많다. 혹은 새로 나온 물에 관심이 많다. 매일 저녁 밥과 물을 새로 갈아주는데 물을 갈아줄 때면 물병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려고 할 정도다. 아울러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물이 약간 흘러 내리면 그 소리에 귀를 쫑긋하며 일단 싱크대에 뛰어올라 물을 마시려고 한다. 새로 낸 물, 신선한 물을 무척 좋아하지만 현실적으로 하루에 한 번 정도 물을 갈아주는 게 전부라 꽤나 미안하다. 집에 종일 있을 땐 두세 번, 외출할 땐 한 번만 갈아준다면 습관에도 안 좋을 것 같아 하루 한 번 물을 가는 것으로 고정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미안하다.
그러다 E의 제보로 고양이 정수기를 알게 되었고 동시에 관상용 분수대를 이용해서 고양이에게 물을 주는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고양이 정수기와 분수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금액 문제도 있고 해서, 마지막 급여가 들어오길 기다렸다가 분수대를 구매했다. 그리고 도착한 날 바로 설치했다.

탐색…

탐색…

약간 마신다?

물을 핥핥 마십니다…
첫 날 관심을 보였지만 일단 분수대를 사용하는 것은 실패했다. 물이 많이 튀어서 보리가 피하기도 하고(보리는 몸에 물이 뭍는 걸 엄청 싫어한다) 소리가 요란해서 잘 때 곤란했다. 그래서 사진처럼 그냥 물이 나오는 것만 설치했다. 설치한 직후엔 여기서 물을 좀 마셨지만…
지금은 나쁘지 않은 가습기로 사용하고 있다. 안개발생기도 하나 구매해서 가습기로 사용할까?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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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자세하게 쓰겠지만 보리가 병원에 다녀왔다.
심각한 상황인지 심각하지는 않은 상황인지 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박원순은 트랜스젠더를 모욕했다, 그것도 아주 제대로

기독신문 – 박원순 시장 “시민인권헌장 논란 죄송”

박 서울시장은 12월 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황수원 목사) 임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밝히고,
동성애와 관련 박 시장은 성전환자에 대한 보편적인 차별은 금지되어야 한다며, 동성애는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 박 시장이 동성애를 지지한다는 보도는 와전되었다는 점도 설명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인권헌장과 관련, 사회갈등이 커지면 안하는 것만 못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기도가 사람의 마음을 바꾸듯이 인권헌장도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삼 강조했다.
기독일보 – 박원순 시장 “동성애 지지할 수 없다”

기독신문은 당시 간담회와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민인권헌장 폐기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논란과 갈등이 야기되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좀 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여 시민들의 인권이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인권 헌장과 관련해 박 시장은 “인권헌장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시민위원회에서 마지막에 표결처리를 하여 서울시는 명백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했다”며 “인권헌장은 시민과 사회적 약속이자 협약으로서 표결로서 처리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 “기도가 사람의 마음을 바꾸듯이 인권헌장도 합의가 중요하다”고 기독신문은 보도했다.
크리스찬투데이 – 박원순 시장 “동성애 지지 아니다”… 교계는 ‘반신반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과 관련한 동성애 논란에 기독교계에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장총 임원들은 박 시장에게 서울시민인권헌장 폐기 결정에 감사의 입장을 표시하고, 갈등의 원천이었던 동성애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반대 입장을 밝혀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성전환자에 대한 보편적 차별은 금지돼야 한다”면서도 “동성애는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시장이 동성애를 지지하고 있다는 보도는 와전됐다는 것. 박 시장은 인권헌장과 관련해 “사회갈등이 커지면 안 하는 것만 못하다”며 “기도가 사람의 마음을 바꾸듯, 인권헌장도 합의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한겨레 – 박원순 서울시장 “동성애 지지할 수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독교 목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성애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준호 서울시 대변인은 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보도 내용이 맞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의 설명에 의하면, 박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동성애에 대해) 보편적 차별 금지 원칙에 대해서는 지지하지만 사회여건상 (종교나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동성애를 명백하게 합법화하거나 지지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시민사회단체가 역할에 따라 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서울시장으로서 동성애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동성애 및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법안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

최근 서울시가 동성애를 용인하는 내용으로 인해 논란이 되었던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채택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결단을 적극 지지한다. 앞으로도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해 ‘인권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이뤄지는 일련의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임을 천명한다.
박원순이 했다는 말과 관련해서 기독신문과 한겨레의 기사 내용은 약간 다르다. 기독신문에 따르면 “성전환자에 대한 보편적인 차별은 금지되어야 한다며, 동성애는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단다. 기독신문을 인용하는 동시에 추가 확인을 거친 한겨레에 따르면 “(동성애에 대해) 보편적 차별 금지 원칙에 대해서는 지지하지만 사회여건상 (종교나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동성애를 명백하게 합법화하거나 지지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했단다. 기독신문을 계속 인용하는 기독교 계열 신문에선 성전환자 혹은 트랜스젠더는 지지하지만 동성애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나온다. 한겨레는 차별 자체는 금지해야 하지만 동성애에 있어선 합법화하거나 지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했다. 기독신문과 한겨레신문이 각각 전하는 박원순의 언설은 조금씩 다르고 각 기사는 각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우선, 안준호 대변인은 동성애를 합법화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발언은 정확하게 현재 존재하는 동성애를 합법적이지 않은 것으로(이것이 불법인지 그저 합법은 아니지만 불법도 아닌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 만든다. 박원순을 대리하는 안준호 대변인은 동성애(로 대표 재현되는 LGBT/퀴어/HIV/AIDS감염인 및 활동가)를 지금 불법이나 적법하지 않는 무언가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다른 한 편, 지금 서울시민인권헌장과 관련해서 LGBT/퀴어/HIV/AIDS 활동가들이 존재를 합법화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서울시가 제안한 일을 적절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마치 LGBT/퀴어/HIV/AIDS 활동가들이 지금 서울시에 생떼를 쓰고 있는 것처럼,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처럼 프레임을 바꾸려고 한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일에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이들이 순진무구함을 가장하는 태도, 마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역겹다.
다음. 기독신문과 한겨레신문의 보도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그래, 박원순이 트랜스젠더는 지지하지만 동성애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하자. 이렇게 말하면 트랜스젠더와 활동가들은 ‘아이고, 고맙습니다’라고 말할 줄 알았을까? 아니, 일전에 적었듯 이것은 최악인데 트랜스젠더와 동성애를 갈라 놓기 때문이 아니다.
박원순이 트랜스젠더는 지지한다는 말은 할 수 있고,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임원들이 트랜스젠더는 지지한다는 말에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정말 기분 더러운 맥락을 가정한다. 첫째, 저들은 트랜스젠더의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다. 동성애는 HIV/AIDS를 밑절미 삼은 혐오를 통해 ‘혐오로서 동성애’라는 이미지가 구축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랜스젠더는 그냥 별다른 이미지가 없다. 있다면 트랜스젠더는 그저 불쌍한 존재, 잘못된 몸으로 태어나 제대로 살려고 애쓰는 사람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현재 한국의 주류 미디어와 많은 이들이 트랜스젠더를 소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잘못된 몸으로 태어나서 괴로움을 겪고 있으며 진짜 여자 혹은 진짜 남자로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존재, 기존의 이원 젠더 질서에 부합하도록 충실히 살아가는 존재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이런 욕망을 표현하고 이렇게 살아가려는 트랜스젠더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일정 정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런 실천 속에서 엄청난 젠더 균열이 발생하고 실제 젠더 균열을 겪고 있다. 박원순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임원들은 트랜스젠더가 겪는 삶의 복잡한 양상을 모두 삭제하고 매우 간편한 방식(‘저 불쌍한 것들’)으로만 소비하고 있다. 그러니까 박원순의 트랜스젠더 ‘지지’ 발언은 트랜스젠더에게 긍정적 의미를 갖는 발화가 아니라 트랜스젠더를 모독하고 모욕하며 혐오하는 발언이다. 이것이 모욕이란 점은 한기총이 ‘박원순의 트랜스젠더 지지 및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음을 지지하는 않음’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통해 확정된다. 혐오발화자에게 지지 성명서를 받는 정치인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현재 시점에선 전혀 없다.
박원순의 발언, 무려 혐오발화자들 앞에 가서 사과를 하며 “성전환자에 대한 보편적인 차별은 금지되어야 한다며, 동성애는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 이를 통해 혐오발화를 정치적으로 정당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드는 행위는 정말 최악의 혐오 행위다. 박원순의 발언은 HIV/AIDS와 동성애 혐오 발화일 뿐만 아니라 트랜스젠더와 젠더퀴어를 모욕하고 혐오하는 발화고, 바이/양성애는 아예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 혐오 발화로, 그리고 성적지향으로 논할 수 있는 매우 많은 삶이 언급조차 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오래오래 기록되고 회자되어야 한다. 아울러 ‘성적 지향 및 성별정체성’ 이슈를 동성애 이슈로만 이야기하면서 이성애는 조금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모든 논의에서 이성애구조는 삭제하고 말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정말이지 박원순은 최악의 포비아고 가장 강력한 이성애-이원젠더 정치학 지지자다.
*내년 빈에서 이 상황을 꼭 말하리라 다짐한다.

동치미국수

올해도 어김없이 E느님께서 동치미를 만드셨습니다. 만드느라 엄청 고생하셨죠. 작년보다 조금 더 만들었고 냉장고에 넣어 잘 숙성시켰죠.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작은 통에 따로 하나 더 담았고 그것은 다른 통에 든 것보다 빨리 익었습니다. 그것도 매우 맛나게요. 덕분에 요즘은 반찬 걱정이 별로 없어요. 동치미만 있어도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물론 다른 반찬도 있지만요.

그리고 얼마 전엔 동치미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겨울엔 동치미국수죠! 국물이 약간 덜 시어서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맛났어요. 호로록, 호로록 동치미 국수!

내년 초엔 훨씬 맛난 동치미국수를 먹을 수 있을 듯합니다. 아, 맛있어요. 냠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