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뒤무지개재단 홈페이지 개장!

작년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한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정식 홈페이지가 열렸습니다.
다음의 목표와 역할을 하겠다고 합니다.
1. 다양하고, 작지만 의미있고, 기발하고 새로우며, 지역성에 기반한 성적소수자 인권운동과 문화/연구 활동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뜻을 펼칠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고, 더 활발해지도록 뒷받침할 힘이 필요합니다.    
2. 성적소수자 인권을 지지하고 함께 하려는 성적소수자의 가족, 친구 등 사회 구성원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아우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3. 모든 활동에는 돈이 필요하지만 재정 확충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데 인권 단체와 개인 활동가들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전문적인 모금 활동을 통해 힘을 모으고 이를 다시 폭넓게 나누는 것에 집중하는 곳이 필요합니다.  
4. 좀 더 성적소수자 커뮤니티와 사회의 일반 대중으로 들어가서 부딪치며 인권의 가치가 실현되고,  편견없는 기부와 후원이 중요함을 알리고 조직해내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5. 가정과 학교, 회사와 병원, 군대와 관공서 등 사회 전반에서 편견과 차별에 노출되어 힘겨운 성적소수자의 일상적  삶에 주목하고, 공익적 차원의 사회안전망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홈페이지 주소: http://rainbowfoundation.co.kr/
응원하고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구닥다리 같은 어떤 바람

어쩌면 참 구닥다리 같지만, 난 아직도 혁명의 가능성을 믿고 급진적 정치학의 가능성을 믿는다. 더이상 혁명이 가능하지 않고 급진적 정치학도 부드럽게 풀어야만 하는 시대지만, 아니 이런 시대여서 더 그런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읽거나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 모두 혁명과 급진적 행동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건 급진적 혁명을 로망처럼 꿈꾼다. 이것은 정말 불가능할까?
하지만 급진적 가능성의 상당 부분은 직접 행동을 밑절미 삼는다. 나는 직접 행동보다는 골방에 틀어박혀 꿍얼거리길 더 좋아한다. 집회에 나가거나 로비를 하기보다 기록물 등록 작업을 더 좋아한다. 그러니 난 안 될 거야. 이토록 겁이 많은데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늘 두려움이 바들바들 떨면서 지내는데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내가 종종 답답하고 때론 이런 내가 어쩔 수 없다고 쫑알거린다.
직접 행동을 하지 않아도 급진적 혁명의 가능성을 모색할 순 있다. 하지만 20년 전에 쓴 글이 여전히 매우 신선하고 멋질 때, 나는 그럴 깜냥이 안 되는 걸 깨달을 때, 내가 쓴 글은 언제나 한없이 태만하고 진부하다는 것을 확인할 때 ‘난 안 될 거야’라고 중얼거린다. 안 될 걸 아니 포기하면 좋으련만 또 그걸 못 한다. 내가 급진적이라고 이해하는 글을 읽으며 끊임없이 부러워하고 질투하기 때문이다. 이 질투가 나를 끊없는 쾌락과 고통으로 이끌겠지. 그러겠지.
구닥다리 같은 망상이어도 좋은데, 언젠가 급진적 혁명을 일으키고 싶다. 그러고 싶다.

급진성을 질투하기

“당신이 살고 있는 삶 모두, 네가 취하는 가치, 이 모든 것은 이론이다. 그들은 이것을 이론으로 느끼지 않는데 그들은 지배 담론의 일부고 정상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 남자와 여자란 구분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이론이다.”
리키 윌킨스의 말이다. 간단한 문장인데 핵심을 날카롭게 꿰뚫고 있다.
1990년대 글을 읽고 있으면 정말 놀랍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그 급진성을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나의 글이 무척 부끄럽다. 태만하고 진부하기만 해서. 반성하고 또 배울 일이다. 근데 내가 가능하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