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괴물

예쁘다고 해서 안전하게 이 사회에 통용되진 않는다. 트랜스여성이건 트랜스남성이건 다른 무엇이건 트랜스젠더의 몸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다. 트랜스젠더는 언제나 외과 수술을 통해 구성된 존재로 인식된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온갖 잡다한 것을 모아서 만든 생명이라면 트랜스젠더는 외과 수술을 통해 구성된 성별이다. 그리하여 트랜스젠더의 몸 어딘가엔 반드시 수술 자국이 있을 것이며 괴물처럼 땜찔하고 바느질을 통해서 완성된 몸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유명한 게시판 같은 곳을 살펴보면 트랜스젠더고 뭐고 다 좋지만 내 애인으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트랜스젠더의 몸은 수술을 통해 구성된, 뭔가 끔찍하고 징그러운 몸이라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의 몸을 두드리는 것, 건드리는 것 자체가 소름끼치는 일이란 뜻이기도 하다. 이것은 비트랜스젠더의 성별은 의료 과정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상상력을 밑절미 삼는다. 이 상상력은 틀렸다. 누구도 자신의 성별을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 현대 인구의 절대 다수는 병원에서 태어나며 의사가 당신의 성별을 지정해준다. 의사가 아이의 몸을 살펴본 후 그 아이의 성별을 결정한다. 무슨 말이냐고? 성별은 그 자체로 의료적 진단 과정이다. 트랜스젠더건 아니건, 여성이건 남성이건 상관없이 인간의 성별은 그 자체로 의료적 진단명이다. 그리고 이 경험은 너무도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인식되기에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인식된다. 의사의 진단을 거부한 존재, 자신의 젠더를 스스로 결정하고 구성하려는 존재, 그리하여 성별을 결정하는 과정에 의료 기술이 매우 깊숙하게 개입해 있음을 공공연히 폭로하는 트랜스젠더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로 취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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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쓴 어떤 원고의 초고에 있었는데, 쓰다보니 문맥에 안 맞아서 버린 구절.
비염에 원고 마감 등으로 정신이 없어서 버린 문단 활용하기… 죄송합니다. ㅠㅠ

보리 고양이의 사진, 바람 고양이의 찬조 출연

참의 집사는 자신이 고양이 사진을 참으로 안 올리는 집사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참의 집사보다 더 심하게 고양이 사진을 블로깅하지 않는 듯하다. 이젠 구글플러스에도 잘 안 올리고 있다. 게을러…

몰아서 대충 몇 개 방출하기로…
고양이 집사라면 한 번은 찍는 흔한 초상권 보호묘

하지만 결국 얼굴은 나올 것. 이것은 자고 있는 얼굴.

일전에 크리넥스를 다 써서 윗부분을 잘라서 보리에게 줬다. 그랬더니…

고양이의 흔한 숙면 모습

고양이의 흔한 숙면 모습2

바람의 얼굴이 없으면 섭섭하지.

글 잡담 이것저것

글을 쓰고는 있는데 내가 이 글을 도대체 왜 쓰고 있는 걸까, 궁금할 때가 있다. 정말이지 꾸역꾸역 내용과 흐름은 어떻게든 맞추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글에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뭐고 이 글의 주제가 무엇인지 글을 쓰는 내가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글을 쓰고 있을 때, 나는 글을 중단하고 투고를 포기해야 할까 어떤 글이건 간에 일단 투고는 하고 봐야 할까. 잘 모르겠다. 투고를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 투고를 하기엔 정말 부끄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모르겠다. 부끄러운 글을 썼으니 이 글은 내 역사에서 조용히 지워버릴까? 투고는 했으니 출판은 되겠지만 그럼에도 기록을 최소화해서 어떻게든 지우는 기획… 이번에 쓴 글은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속상하다.
그러고 보면 트랜스젠더를 매우 쉽게 설명한 글을 공개하기로 했었다. 아직 밍기적 거리고 있는데 언제 공개할지는 고민이다. 트랜스젠더와 연애 관련 글을 추가해서 공개할지 그냥 먼저 공개하고 나중에 그 글을 출판할 기회가 생기면 그때 추가할지. 어느 쪽이 좋을까? 결론은 정해져 있다. 선 공개 후 수정. 모든 글은 이것이 진리다. 일단 공개를 질러야 나중에 수정할 기회라도 생긴다. 혹여 수정할 기회가 없더라도 뭐라도 공유하면 그것만으로 좋은 것이니까. 그러니 공유하기 전에 한 번 살펴는 봐야 할텐데 시간 여유가 영 마땅찮다. 밀린 원고를 쓰고 있다 보니 다른 일을 할 여유가 없네. 이게 뭐람, 책을 읽고 싶은데 글을 써야 하는 촉박한 일정이다. 이게 뭐람.
한 3년 정도 한두 명 정도와만 연락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잠적하고 싶다. 그곳에서 돈 버는 일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해야 하는 부담도 갖지 않고 오직 책만 읽으면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많이도 말고 딱 3년 정도만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수업만 끝나면 어떻게든 이런 조건을 만들 수 있을 것도 같다. 알바는 해야 하겠지만. 그냥 책만 읽으면서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