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고 해서 안전하게 이 사회에 통용되진 않는다. 트랜스여성이건 트랜스남성이건 다른 무엇이건 트랜스젠더의 몸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다. 트랜스젠더는 언제나 외과 수술을 통해 구성된 존재로 인식된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온갖 잡다한 것을 모아서 만든 생명이라면 트랜스젠더는 외과 수술을 통해 구성된 성별이다. 그리하여 트랜스젠더의 몸 어딘가엔 반드시 수술 자국이 있을 것이며 괴물처럼 땜찔하고 바느질을 통해서 완성된 몸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유명한 게시판 같은 곳을 살펴보면 트랜스젠더고 뭐고 다 좋지만 내 애인으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트랜스젠더의 몸은 수술을 통해 구성된, 뭔가 끔찍하고 징그러운 몸이라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의 몸을 두드리는 것, 건드리는 것 자체가 소름끼치는 일이란 뜻이기도 하다. 이것은 비트랜스젠더의 성별은 의료 과정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상상력을 밑절미 삼는다. 이 상상력은 틀렸다. 누구도 자신의 성별을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 현대 인구의 절대 다수는 병원에서 태어나며 의사가 당신의 성별을 지정해준다. 의사가 아이의 몸을 살펴본 후 그 아이의 성별을 결정한다. 무슨 말이냐고? 성별은 그 자체로 의료적 진단 과정이다. 트랜스젠더건 아니건, 여성이건 남성이건 상관없이 인간의 성별은 그 자체로 의료적 진단명이다. 그리고 이 경험은 너무도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인식되기에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인식된다. 의사의 진단을 거부한 존재, 자신의 젠더를 스스로 결정하고 구성하려는 존재, 그리하여 성별을 결정하는 과정에 의료 기술이 매우 깊숙하게 개입해 있음을 공공연히 폭로하는 트랜스젠더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로 취급된다.
트랜스젠더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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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쓴 어떤 원고의 초고에 있었는데, 쓰다보니 문맥에 안 맞아서 버린 구절.
비염에 원고 마감 등으로 정신이 없어서 버린 문단 활용하기… 죄송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