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홍보] 2013 조각보 트랜스젠더 워크샵- ‘조금특별할수도있는일요일’

2007년인가… 트랜스젠더인권활동단체 지렁이(당시,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에서 성별정정과 관련한 집단 신청 기획을 준비하며 모임을 가진 적 있습니다. 그때 나름 좀 많은 분들이 모였죠. 물론 그 당시엔 집단 신청을 진행하지 못 했습니다. 아마 참여한 분이 적었다고 기억해요.. 그래서 이 일이 결국 실패였냐면.. 전 그렇진 않다고 판단합니다. 그 당시엔 실패했다고, 지렁이 활동가끼리 모여 앉아 우리가 참 일 못 한다고, 일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평가하며 자책하곤 했죠. 하지만 지금에 와서 다시 평가하자면 실패가 아닙니다. 이건 올해 있었던 ftm/트랜스남성의 집단 성별 정정 신청과 어떤 접점을 갖기 때문입니다.
모든 건 어떤 식으로건 의미를 가집니다. 물론 의미를 가져야 하는 건 아닙니다. 어차피 의미는 사후에 부여하는 것이니까요.
일요일에 트랜스젠더가 모이는 워크숍을 합니다. 참가 신청자가 적다고 하네요.. 많은 분들이 함께 하면 좋겠어요. 어쩌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뿐만 아니라 역사를 만드는 자리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 이런 것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트랜스젠더가 모이는 즐거운 자리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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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조각보 트랜스젠더 워크샵
– ‘조금특별할수도있는일요일’
일시: 2013년 10월 6일 (일) 11:30 ~ 18:00
장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지하철 2호선/공항철도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3분 거리입니다.  
대상: 트랜스젠더 누구나  
주최: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트랜스젠더 삶의 조각보 만들기’ 기획단
일정표
11:30~12:30 둘이서 다정히 ‘이름이 뭐예요?’– 자기소개 프로그램

12:30~13:50 ‘함께’ 만들고 ‘함께’ 먹기– 점심식사

13:50~14:00 쉬는시간

14:00~15:00 마음을 나누는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 – 알록달록 키워드 수다방

15:00~15:15 쉬는시간

15:15~17:00 함께 쓰는 성별정정신청서
– 등록부정정허가신청서와 자기진술서 함께 써보기
* 성별정정신청 관련 서류를 가져오시면 검토해드립니다.
17:00~18:00 성별정정 이후의 삶, 끝난 것과 또 시작되는 것들
 – 정정 이후의 삶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토론회


1. 참가비
  무료
2. 신청방법
-선착순 사전 신청 : 10월 5일 오후 5시 전까지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하시고 이메일
( jogakbo1315@naver.com )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3. 안내사항
  –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메일 (jogakbo1315@naver.com)  혹은 전화  02- 743-8081 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이 행사는 아름다운재단의 2013변화의 시나리오로 지원됩니다.  

1980년대 트랜스/젠더/퀴어의 역사를 쓰는 재미

10월에 마감해야 하는 두 편의 원고 중 가벼운 축에 속하는 원고 한 편을 마무리했는데, 어쩐지 이 원고가 재밌어서 계속 퇴고했다. 수시로 확인하며 고치고 또 고치면서 내용을 다듬었다. 어쩐지 내가 쓴 내용인데 내용이 재밌어서;;;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다. 드디어 미쳐가는구나.. -_-;; 내 글이 재밌는 게 아니라 해당 내용이 재밌어서 그런 거다! 이건 분명하게 하자.
1980년대 트랜스/젠더/퀴어의 역사를 짧게 기술하고 있는데 아직 어디에도 발표된 적 없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내용이다(내가 아는 수준에서 정식 출판된 적 없다는 뜻이다). 물론 딱 맛보기 수준으로만 쓰고 있다. 정식 발표문이 아니라 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말해야 하는 토론문이라서 자세하게 쓸 필요가 없기도 하거니와 아직은 자세하게 공개할 단계가 아니라서 그렇다. 자료를 좀 더 모아서 제대로 된 글을 써야 할텐데.. 흠.. 문제는 당장은 기록물을 더 모을 경제적 여건이 안 된다는 게 함정. ;ㅅ;
암튼 과거 기록물을 읽으며 역사를 상상하는 작업은 확실히 재밌다. 언제나 두근두근하고 설레고.. 그래서 쓰는 작업 자체가 무척 즐겁다. 아울러 새로운 기록물을 다시 발굴하고 찾으면 혼자 흥분하는 시간이 무척 좋다. 이런 재미로 기록물을 찾고 글을 쓰는 거겠지. 어쩌면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고 역사학 훈련을 받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역사를 전공 삼았다면 어땠으려나?
참고로 이 글은 https://www.runtoruin.com/2331 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고양이] 바람 동생 입양은 없는 걸로…

지난 달.. 바람의 동생을 입양할 기회가 생겼다. 이제 막 태어났고 가정분양이다. 내가 가장 바라는 상황이다. 러시안블루라 털도 적겠지. 그래도 털을 생산하는 동물, 고양이니까 털은 많이 날리겠지만. 암튼 조건이 좋아서 내심 입양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물론 이제 막 태어났기에 빨라야 11월 말이겠지만. 그러나 결국 입양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현실적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 고양이와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현실적 고민을 둘째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이를테면 사료비도 두배, 병원비도 두배, 새로운 화장실 구매 및 모래도 두배… 더구나 중성화수술을 한다면 그 비용만 3-40만 원일 테다. 이 비용이 꽤나 부담스럽다. 30만 원이면 넥서스7 2013형을 살 수 있는 비용인데, 지금 이 비용이 마뜩찮아서 못 사고 있다. 그런데 고양이를 들이면 어떤 비용이 얼마나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집사 혹은 고양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듯, 고양이를 들일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안정적 수입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예전이라면 이것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덜컥 입양했을 것이다. 지금은 아니다. 바람을 위해 별도로 비축한 비상금이 없다는 사실이 미안한 상황이다. 함께 사는 고양이를 위해 따로 떼어둔 비용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러지 못 하고 있는 내가, 새로운 고양이를 입양한다는 건 확실히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그러니 몇 년을 좀 더 기다리기로 하자. 그러다보면 상황이 많이 바뀔 테고 뭔가 다른 묘연이 생기겠지.

이 과정에서 조언을 준 E에겐 고마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