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젠더 규범, 젠더 혼란

원래 다른 글과 같이 올리려고 했지만… 올릴 예정인 글은 내일 올리기로 하고…;;

길거리를 지나갈 때마다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있다. 소위 남성으로 통하는 사람이 노점에서 소위 여성용 용품을 판매하는데, 그 제품을 소위 남성으로 오인되는 사람이 구매할 때면 판매자가 간섭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이 여성용 제품을 남성인 당신이 사용할 것이냐”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다. 그런데 그런 판매자도 도매상에서 자신이 직접 물건을 떼온 경우가 태반이다. 결국 둘 다 구매자인데, 둘 다 구매행위를 하고 있으며 그 용도는 누구도 선뜻 짐작할 수 없는데 왜 판매자는 젠더 규범을 검사이자 재판관 짓을 하는 걸까? 이 권력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뭐, 이런 의문은 물론 최근에 든 것이 아니다. 내일 공개할 글을 쓰다가 문득 다시 떠올랐을 뿐이다. 물론 어떤 고민이 언제 떠올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별 시덥잖은 내용이니까…

사건의 의미

지난 8월 여자목욕탕에 간 트랜스여성 관련 이슈( http://goo.gl/Xs3wzT )로 글을 쓰다가 깨달았는데…

이 사건을 통해 널리 통용되는 사회적 인식 중 하나를 확인할 수 있다. 개인의 젠더는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는 게 아니라 외부성기형태로 타고난다/결정된다는 점이다. 사건 발생 이후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외부성기형태였다. 경찰은 트랜스여성의 외부성기형태를 확인한 후에야 여성으로 인정(!)했고, 포털사이트의 댓글 역시 음경이 없으면 당연히 여자목욕탕 가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다. 이런 반응은 모두 트랜스젠더에게 위험하다. 뿐만 아니라 젠더는 자기 인식이나 젠더를 재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외부성기형태로 결정되고 확정됨을 환기한다. 그러니 우리 사회에서 젠더는 외부성기형태다. … 끄응…
더 자세한 건 다음에 글이 나오면 전문 공개로…

가족 역할 모델의 악순환

아빠처럼 살지 않을 거야,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종종 아빠처럼, 엄마처럼 산다. 자신이 살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바로 그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렇게 살려고 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해서다. “~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말, 그리고 이런 다짐에서 상상할 수 있는 역할 모델은 원치 하는 삶 뿐이다. 부모처럼 살지 않겠다는 다짐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삶의 양식만을 유일한 삶의 양식으로 되새기는 일과 같다.

부모처럼 살지 않을 거야, 나는 어느 연예인 부부처럼 살거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중 일부도 종종 원치 않는 삶의 방식을 되풀이한다. 살고 싶은 방식을 성취하지 못 해서가 아니다. 성취했음에도 그것은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 부/모의 그것과 유사하다. 살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삶의 양식과 살고 싶다고 얘기하는 삶의 양식이 별반 다르지 않은 형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둘 다 이성애-이원젠더 규범에 맞춘 형식이라거나…
그래서 그냥 아예 다른 식의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결혼은 하지만 부/모처럼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아예 결혼 제도 자체를 문제삼는다거나..


그러니까 이 글은 동성결혼을 둘러싼 어떤 반응에 관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