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의미

지난 8월 여자목욕탕에 간 트랜스여성 관련 이슈( http://goo.gl/Xs3wzT )로 글을 쓰다가 깨달았는데…

이 사건을 통해 널리 통용되는 사회적 인식 중 하나를 확인할 수 있다. 개인의 젠더는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는 게 아니라 외부성기형태로 타고난다/결정된다는 점이다. 사건 발생 이후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외부성기형태였다. 경찰은 트랜스여성의 외부성기형태를 확인한 후에야 여성으로 인정(!)했고, 포털사이트의 댓글 역시 음경이 없으면 당연히 여자목욕탕 가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다. 이런 반응은 모두 트랜스젠더에게 위험하다. 뿐만 아니라 젠더는 자기 인식이나 젠더를 재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외부성기형태로 결정되고 확정됨을 환기한다. 그러니 우리 사회에서 젠더는 외부성기형태다. … 끄응…
더 자세한 건 다음에 글이 나오면 전문 공개로…

가족 역할 모델의 악순환

아빠처럼 살지 않을 거야,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종종 아빠처럼, 엄마처럼 산다. 자신이 살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바로 그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렇게 살려고 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해서다. “~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말, 그리고 이런 다짐에서 상상할 수 있는 역할 모델은 원치 하는 삶 뿐이다. 부모처럼 살지 않겠다는 다짐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삶의 양식만을 유일한 삶의 양식으로 되새기는 일과 같다.

부모처럼 살지 않을 거야, 나는 어느 연예인 부부처럼 살거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중 일부도 종종 원치 않는 삶의 방식을 되풀이한다. 살고 싶은 방식을 성취하지 못 해서가 아니다. 성취했음에도 그것은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 부/모의 그것과 유사하다. 살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삶의 양식과 살고 싶다고 얘기하는 삶의 양식이 별반 다르지 않은 형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둘 다 이성애-이원젠더 규범에 맞춘 형식이라거나…
그래서 그냥 아예 다른 식의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결혼은 하지만 부/모처럼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아예 결혼 제도 자체를 문제삼는다거나..


그러니까 이 글은 동성결혼을 둘러싼 어떤 반응에 관한 글이다.

추석 후기

그냥 별다른 후기는 없다. 진부한 얘기다.

원가족은 만나지 않을 수록 좋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이다. 총 사흘을 머물렀는데(시간 상으로는 이틀 정도지만) 그 시간 내내 부딪혔다. 신경이 곤두서고 날이 선 시간. 그래서 더 피곤한 시간이었다.
명절 같은 거, 그냥 따로 보내면 안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