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글쓰기 관련 이것저것

그 많았던 상반기 원고 일정이 하나씩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아직 다 끝난 건 아니고 기말페이퍼가 남았지만요.. 몰랐는데 상반기에만 총 8편의 원고를 쓰는 거였더라고요.. (…) 하나씩 둘씩 출판되고 있고 공개되고 있으니 삶의 흔적은 확실하게 남기네요.. 하지만..
그래서 하반기엔 확실하게 쉴 계획이었습니다. 이미 두 편의 원고 일정이 있고 다른 원고 일정도 큼직한 게 두어 개 있고 백과사전도 본격적으로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7월 한 달은 확실하게 쉬려고 했는데요… 또 다른 원고 일정이 생길 듯합니다.. 아아.. 이젠 그만… 니키 설리반 소개 원고도 내년 상반기로 넘겼는데 이젠 정말 그만.. 2학기엔 반드시 두 과목을 들어야 하니 이젠 정말 그만입니다. 엉엉.
그래도 글을 쓰는 시간은 즐거워요. 약간 중독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글을 써도 생활이 안 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글은 계속 쓰고 있는데 대부분이 생계에 도움이 안 되는 글이랄까요.. 아하하. ㅠㅠㅠ 일전에 D가 글을 쓰며 생활하고 싶다고 블로그에 적었는데.. 차마 댓글로 못 적은 말.. 그거 아무나 안 되더라고요.. ㅠㅠㅠ 물론 저야 아직 무명이니까 그런 거겠지만요.. 글만 써서 연봉 1000만 원을 버는 일은 정말 아무나 안 되는 일이겠죠? 저도 그런 삶을 꿈꿉니다. 생계형 알바를 하지 않고, 글과 강의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렇게 살텐데요.. 아니, 생계형 알바 시간을 좀 줄일 수 있을 텐데요..
그렇다고 해도 하반기 원고 일정은 이제 정말 그만입니다. 엉엉.
(꿍쳐둔 소재와 주제는 많지만 그건 천천히 풀어야죠.)
그나저나 이런 원고 일정이었다면, 6월 20일 마감인 공모에 응모할 계획을 세울 걸 그랬어요. 상금도 쏠쏠한데… 지금이라도 안 늦었나? 어차피 작년에 쓴 기말페이퍼를 수정할 계획이니까, 초고는 있는 것과 같은데.. 흠.. 하지만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야 해서.. 흑. 응모한다고 해서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고요. 흑흑. 일단 기말페이퍼부터 좀 끝내고 고민해야겠어요. 흠.. 에휴…

한국여성연구원 니키 설리반Nikki Sullivan 특강 및 미팅 후기

2006년 말인가 2007년 초, 처음으로 니키 설리반Nikki Sullivan을 알았다. 정확하게는 소마테크닉somatechnic 개념을 먼저 접했다고 할까. 2004년 즈음 소마테크닉이란 용어를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 몇 년 안 된 시기였다. 나는 이 개념이 내가 고민하는 내용을 잘 설명한다고 판단했고 석사학위 논문에서도 짧게나마 사용했다(직접 인용은 짧지만 인식론으로는 석삭학위 논문의 한 축이기도 하다). 이후에도 니키 설리반이나 소마테크닉 개념은 늘 내 관심이었고 종종 검색하며 새로운 논문을 찾곤 한다.
애호하지만 한국에서 볼 수 있을 거란 상상을 한 적은 없었다. 그럴리가. 한국에서 워낙 논의가 안 되는 이슈인데다 관심 있는 사람이 적으니까. 부를 만한 단체도 마땅하지 않고. 그래서 한국여성학회에서 부른다고 했을 때 무척 기뻤다. 더구나 같이 발표까지 한다니..!!! 그런 니키 설리반을 한국에서 두 번이나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다. 기쁘다라는 표현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다.
한국여성연구원에서 진행한 니키 설리반 특강은 BIID(Body Identity Integrity Disorder몸 정체성 완결성 장애)를 중심으로 이 사회가 인간의 몸을 어떻게 사유하는지를 탐문하는 시간이었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절단하는 사람을 통해, 그를 끔찍하다고 여기며 특이 현상을 조사할 것인가, 그를 끔찍하다고 여기는 사회적 인식을 탐문할 것인가. 니키는 후자에서 작업한다. 어떤 실천을 끔찍하다고 여기는 태도가 반영하는 사회적 규범을 탐문하고 그것이 어떻게 인간의 삶과 몸을 규율하는지를 묻는다. 이번 발표는 이런 니키의 인식론의 연장 선상에 있고, 익숙하지만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좋았던 것은 특강 만이 아니었다. 특강이 끝나고 책에 싸인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몇 명과 함께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이다. 장애이슈와 소마테크닉의 교차점을 얘기했고, 트랜스젠더의 GID와 BIID 그리고 소마테크닉을 얘기했다. 자리를 함께한 사람들이 서로를 소개하기도 했고 등록금과 장학금 문제, 거주 문제 등도 얘기했다.
얘기를 나누면서 깨달은바, 니키의 인품이 참 좋다는 점이다. 묘하게 사람을 보살피고 보듬는 느낌이다. 그것이 참 좋았다. 유명하고 실력있는 학자로서 거들먹거릴 수도 있고 까칠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태도에 따뜻함이 있었고 대화는 즐거웠다.
결국 나는 한국에 니키 설리반을 소개하는 글을 쓰겠다는, 숨겨둔 기획을 고백했다. 니키는 단행본이 번역되면이 아니라 논문이 한 편 번역, 소개되어도 한국을 다시 찾겠다는 화답을 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영어를 못 하는 내가 아쉬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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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해준 E와 ㅅㅇ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퀴어문화축제, 퀴어락 행사 부스 마련!

오늘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있는 날입니다!
저는 낮 12시부터 퀴어락 부스에 있을 예정입니다.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과 트랜스젠더 삶의 조각보/KSCRC 부스 중 퀴어락으로 분류되었거든요.. (…)
많이들 놀러오세요! 퀴어락 부스에도 들려주시고요. 퀴어락 전용 컵과 뻥튀기를 무료로 드리거든요. 심심할 때 주전부리로 괜찮을 거예요. 더구나 멋지게 디자인한 일회용 컵이 무려 공짜! 흐흐.
아울러 퀴어락 홍보 및 후원의 유리컵도 판매하고 <성의 정치 성의 권리>도 소량 판매할 예정입니다.
올해 퀴어락 부스의 핵심은 퀴어락입니다. 그간 여러 행사를 했지만 정작 퀴어락은 기억을 못 하시는 듯하여, 이번엔 퀴어락을 홍보하기로 했거든요. 그러니 많이들 오셔서 퀴어락 뻥튀기를 받아가셔요.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