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잡담

ㄱ.
김혜나 작가의 <정크>가 퀴어락에 입수되었습니다… 무려 작가가 직접 싸인해서 보내줬습니다!
과정을 쓰고 싶은데 쓰면 안 될 것 같다는…
(의외로 재밌는 과정이 있는데 쓰면 안 되는 이 안타까움.. 흑)
암튼 곧 등록할 예정이니, <정크>의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 분은 퀴어락에 방문해주세요. 🙂
ㄴ.
빵 먹고 싶다아아!
이태원에 살 땐 동네에 내가 먹을 수 있는 빵을 팔았는데 이 동네엔 없어.. ;ㅅ;
ㄷ.
빵 대신 떡도 아니고.. 떡이 생겼다. 솔직하게 말해 처음부터 떡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채식을 하면서 빵을 먹을 수 없게 되자 떡을 먹기 시작했을 뿐…
(비건도 먹을 수 있는 빵집이 그나마 지금 정도는 된 건 몇 년 안 된 일.. 이것도 비건이 아니라 아토피와 알러지 이슈, 건강 이슈가 크게 문제가 되면서 장사가 되었고..)
ㄹ.
영어는 내 인생의 태클이야.. 흑…
영어로 말하기를 조금만 할 수 있으면 지원해볼 수 있는 장학금이 있는데 영어가 안 되어서 포기했다. 흑.
ㅁ.
처음으로 글을 출판한 이후 20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글을 출판한면 그것만으로도 존경스럽다.
ㅂ.
참, 요즘 먹고 싶은 것 중엔 비빔국수도 있다. 하지만 안 될 거야.. 흑.
ㅅ.
수잔 스트라이커를 검색하니, 이젠 페이스북 페이지가 상단에 쓴다. 페이스북에 가입할까를 잠시나마 진지하게 고민했다.
ㅇ.
가볍고 알차면서도 재밌는 생활잡담을 쓰려고 했지만 완전 망했습니다.. 가볍다고 할 수도 없는 신변잡기에 알차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 잡담이었습니다. 흑흑.
+
성석제의 단편 “첫사랑”을 영상으로 제작한 단편영화를 봤다.
그래.. 유튜브에서 배포하기 위해선 이렇게 각색할 필요가 있지.. 그래도 내가 기억하는 느낌과는 좀 많이 다른데.. 흠..
2000년대 초반까지 읽은 성석제의 소설은 이런 순정만화 느낌이 아닌데…
그나저나 왜 잊고 있었을까. 성석제의 이 소설도 퀴어락에 등록해야 한다는 걸.
아울러 윤대녕 작품에도 퀴어 텍스트가 있는데 제목이 뭐였더라…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퀴어 + 성매매”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에서 흥미로운 강좌를 열었습니다. 퀴어와 성매매 이슈를 다룬 강좌죠. 매우 중요한 이슈임에도 한국 사회에선 거의 논의가 안 되고 있는데 이룸에서 몇 년 전부터 관련 논의를 준비했고 이번에 강좌를 기획했네요. 저도 기대가 매우 크답니다. … 기대만 크고 싶은 강좌도 하나 있고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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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룸 대중강좌가 열립니다
: 이룸은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성매매 담론을 확장하려 합니다. 이룸 절대강좌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할 논쟁지점이면서도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주제들을 다루면서 (반)성매매 운동의 구체적 과제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범접할 수 있는 성스러움
2013 이룸절대강좌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퀴어 + 성매매



그동안 성산업 안에서의 성판매자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여성의 인권 확보와 직결되어왔던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었다. 그러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성매매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내부의 위계와 그러한 산업을 형성하는 집단의 구조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룸에서는 성산업의 위계 구조에서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모든 집단에도 관심을 가진다. 여성이 종사하는 성매매 뿐 아니라 또다른 소수자 성매매 관련 강좌를 기획한 이유다.
어느 집단에서든 성매매시장을 생성하고 유지시키는 성적 권력의 위계 양상이 있다. 그 대상과 충족의 방식을 살펴보면, 공통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각각의 성매매에서 안전하지 못하거나 계급적 하위에 속해 있는 이들은 누구인지, 그들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각자의 집단에서 같은 지위를 가진 이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발견하고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퀴어와 성매매. 너무도 특별해 보이는 두 가지 주제가 현장에서는 어떻게 만나는가, 인권으로는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당사자에게는 하나도 특별하지 않고 ‘복합적인 차별 경험 많음’으로 인식되기도 하는 이러한 결합구도에 대해 들여다보자.

2013년 5월 20일~6월 24일(매주 월) 저녁 7시 ~ 9시 30분
– 수강료 : 각 강 1만 5천원, 이룸후원회원 1만원, 전강 6만원
– 장소 : 여성플라자 세미나실2(정원 40명), 아트컬리지5(정원 48명)
– 이후 후속세미나와 실태조사를 거쳐 포럼을 기획하고자 합니다. 함께할 분을 찾습니다.


1강 5/20(월) 여성플라자 세미나실2
성매매 현장에서 담론이란 : (반)성매매 담론 확장하기와 당사자의 목소리 조명하기
신박진영 | 대구여성인권센터-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 힘내

2강 5/27(월) 여성플라자 아트컬리지5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숭배와 혐오 : 성판매여성에 대한 형벌로서의 혐오범죄
정희진 | 여성학 강사, <페미니즘의 도전>

3강 6/3(월) 여성플라자 아트컬리지5
비정상인들의 계보학 : 매춘여성, LGBT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배제의 형태
박차민정 | 숙명여대 강사, 퀴어락운영위원

4강 6/10(월) 여성플라자 아트컬리지5
법제화의 논리를 넘어 : 여성주의가 만들어 가야하는 성매매 담론
원미혜 | 여성학자, 막달레나-용감한여성연구소

5강 6/17(월) 여성플라자 아트컬리지5
특정하게 소비되는 젠더의 지위 : TG 여성의 성판매 경험에서 드러나는 성매매의 공통된 함의 
루인 |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

6강 6/24(월) 여성플라자 아트컬리지5
공포의 정치 거부하기 : 성소수자/성판매 여성의 차별경험의 공통점과 삶의 권리
한채윤 |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신청하기
선착순입니다. 꼭 신청서 작성하시고 입금해 주세요~
(농협 301-0020-2497-61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이룸]
02.953.6280 http://www.e-loom.org 담당 : 숨

이룸 홈페이지

잡담: 일정조절, 케이트 본슈타인(본스틴), mtf 여대 입학 이슈 등

ㄱ.
일정 조절을 한다는 얘길 적었죠. 네, 일정을 조절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 과정이 원활했고요. 그래서 잠도 자면 안 되는 일정에서 잠은 잘 수 있는 일정으로 바뀌었습니다. 후후. 뭐, 따지고 보면 그렇게까지 빠듯한 일정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게으른 관계로 일정 조절이 필요했어요.
암튼 이렇게 일정을 조절했더니 가끔은 누군가와 히히덕 거리며 놀 수 있는 심리적 여유도 생겼네요. 실제 놀 수 있는지, 실제 놀지는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건 심리적 여유가 생겼다는 거죠. 심리적 여유가 생겨야만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거든요. 심리적 여유가 없다면 잘 할 수 있는 일도 망치기 마련이거든요. 이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정 조절이 필요했습니다.
일정을 조절했다고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더 아쉬워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죠.
ㄴ.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기도 하고, 제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씁니다.
제가 좋아하는 트랜스젠더 이론가/작가 중 한 명인 케이트 본슈타인Kate Bornstein이 많이 아프단 얘길 들었습니다. 아픈 것도 걱정인데, 과거에 한 번 수술을 받았는데 또 다른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병도 있어 수술도 쉽지 않고 비용도 만만찮다는 얘기였습니다. 이에 본슈타인의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기금 마련 페이지를 개설했지요. 목표 금액에 도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모았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뒤늦게 전해들은 본슈타인은 화를 냈다지요…
제가 미국에 살았거나 제게 해외결제카드가 있다면 저 역시 모금에 동참했을 겁니다. ‘나 같은 사람도 트랜스젠더라고 부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시기에 본슈타인의 글을 읽으며 힘을 얻었거든요. 그러고 보면 1990년대 초반 트랜스젠더 이론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mtf 트랜스젠더는 어쩜 그렇게 다들 비이성애자인지. 본슈타인, 스트라이커, 스톤, 윌킨스와 같은 이들의 글을 읽으며 상상력을 발휘하고 또 저 자신을 설명하는데 많은 언어를 배웠습니다. 그러니 본슈타인은 제게 상당히 의미 있는 존재입니다.
기금 마련에 동참은 못 했지만 부디 수술이 잘 되어 완쾌하길 바랍니다.
ㄴ-1
언젠가 본슈타인의 자서전을 공동으로 번역하고 싶습니다. 그 번역에 어떤 식으로건 기여를 하며 한국어로 출판하고 싶어요.
ㄷ.
요 며칠 전까지 구글뉴스의 트랜스젠더 이슈 중 가장 핫한 뉴스는 미국 어느 여대가 mtf 트랜스여성의 입학을 거부한 일이었습니다. 확실히 언론이 물기 좋아할 요소가 가득합니다. 트랜스젠더 이슈에 평소 관심 없는 언론이라도, 여성혐오나 페미니즘을 싫어한다면 트랜스젠더 인권 운운하며 달려들기 딱 좋은 이슈죠. 그래서 한 편만 대충 살피고 말았는데요..
기사 중 하나: http://goo.gl/lwpCD
지렁이 활동할 때도 그랬고 박사과정 진학을 고민할 때도 그랬고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 원서를 제출하자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여기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죠. 하나는 아직 호적 상 성별변경을 하지 않은 ftm 트랜스남성이 입학한 다음 재학 중 ‘남성’으로 공부상 기록을 바꿨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입학을 시도하는 것이었죠. 이대에 재학중인 사람을 포함한 몇 명은 제게 이대에 지원하라고 권하기도 했습니다. 일인시위를 해야 한다면 함께 하겠다는 말과 함께. 그럼에도 지원하지 않았던 건 언론을 타야 하는 피곤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언론을 타면서 원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해야 하는 이슈가 겹쳐져서도 아니었고요. 제가 제기한 이슈를 빌미로 이대(혹은 ‘꼴페미’로 불리는 망상 속의 집단)를 혐오하는 무리가 우르르 달려들 게 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평소 트랜스젠더 이슈에 관심도 없으면서 저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대는 트랜스젠더를 차별한다느니 하는 댓글이 달릴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트랜스혐오와 여성혐오를 동시에 표출하면서도 자신은 옳은 것처럼 행동할 것이고… 어떤 정치적 행동엔 이런 식의 원치 않는 반응이 생길 것을 감안하면서도 시도해야겠지만, 이 일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원치 않는 반응에도 내가 제기하는 이슈가 충분히 알려지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럴 가능성도 별로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해서 트랜스여성의 입학을 허가하지 않은 대학의 태도가 납득이 가는 건 아닙니다. 납득이 갈 리가 있나요.
ㄹ.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이성애-비트랜스젠더에 대해 강의해주실 분 찾습니다. 이성애-비트랜스젠더라고 가정한 집단을 대상으로 제가 트랜스젠더 이슈를 강의한 적은 있습니다. 트랜스젠더와 관련해서 알려달라고 부르는 곳은 가끔 있더라고요. 근데 그 반대의 경우는 없더라고요. 트랜스젠더를 설명하듯 그렇게 이성애-비트랜스젠더를 설명할 강사가 계실까요? 정말 궁금해서 그럽니다. 이성애-비트랜스젠더와 관련한 강의를 듣고 싶습니다. 단, 소위 자기 자신을 이성애-비트랜스젠더 범주로 설명하시는 분이어야 합니다(혹은 이런 분을 더 우대합니다).
ㅡ_ㅡ;;;
ㅁ.
‘비트랜스-페미니스트와 비트랜스-퀴어는 그럼에도 트랜스젠더의 최대 동맹이다’라는 식으로 논의를 정리하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렇게 정리한다고 해서 트랜스젠더 이슈는 페미니즘 이슈가 아닌 것처럼 얘기하는 이들이 트랜스젠더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언설에 움직일 사람은 이미 움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이 가능할까?
+
음악이 없다면 이 세상을 어떻게 건널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