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생활에 적응하기, 혹은 내 방식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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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20-25개 가량의 웹툰을 보는 편이다. 하루에 몰아 보는 것이 아니라 매일 꾸준히 보니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웹툰을 가장 열심히 봤던 건 석사학위 논문을 쓰던 시기! 후후. ;;; 다른 말로 석사학위 논문을 쓸 때도 웹툰은 꼭 챙겼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 웹툰을 단 한 편도 못 봤다. 안 봤다는 말이 더 정확할까? 이 기회에 아예 끊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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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SNS라고 불리는 구글 플러스를 사용하고 있다. 예전엔 트위터도 잠깐 했지만 그 수다스러움을 못 견디고 그만뒀다. 물론 모든 트윗을 따라가기엔 시간이 빠듯하기도 했고. 구플은 트위터처럼 수다스럽지도 않고 사용자가 적어 좋다. 너무 조용하진 않지만 부산하지도 않은 느낌. 적당히 활기가 있는 느낌.
보통은 하루에 서너 번 정도 구플을 확인하면 모든 포스트를 다 읽을 수 있었다. 밤에 몰아서 읽어도 20분 정도면 충분했다. 지하철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읽으면 두세 정거장을 남기고 다 읽어 난감할 때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난 일주일, 구플에 딱 두 번 접속했다. 트랜스젠더 구글 페이지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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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이렇게 바뀔 줄은 몰랐다. 그래도 웹툰과 구플 정도는 읽을 시간이 있을 줄 알았다. 그 짬을 내기가 어렵다. 아니 지금은 몸의 여유가 없다는 말이 가장 정확하리라.
알바를 하고, 수업 커리를 읽고, 수업 발표 준비를 하고, 4월 중순 즈음 마감할 원고 준비를 하고, 따로 기획한 공부를 하고, 퀴어백과사전 작업을 하고, 세미나 커리를 읽고, 기말 페이퍼 준비도 해야 하고, 퀴어락 업무도 해야 하고…
이 모든 것을 하려면 시간 배분을 잘 해야 하고, 어지간해선 이변이 없어야 한다. 생활은 최대한 단순해야 하고 알바를 하지 않는 시간, 수업을 듣지 않는 시간, 장을 보거나 청소를 하는 등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읽기와 쓰기에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간신히 따라간다. 나는 무식해서 남들보다 두세 배는 더 공부를 해야 간신히 중간은 가기 때문에 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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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드냐고? 아니다. 그렇지는 않다. 예상하건데 학기 중 어느 순간 며칠 정도는 퍼질 것이다. 빡빡한 일정에 지쳐 하루 이틀 정도 빈둥거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힘든 것은 아니다.
이것은 내가 바란 삶이다. 물론 조금만 더 여유가 있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다. 대학원에 진학하며 이 정도의 빠듯한 생활일 줄 몰랐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런 긴장감이 좋다. 오히려 지난 3년 너무 쉬었다.
그리고 보면 석사 2, 3학기 때도 이 정도 느낌이었다. 그땐 아침에 김밥을 미리 사들고 과사에 가면 집에 갈 때까지 가급적 외출을 삼갔다. 격일제로 점심 겸 저녁을 먹기 위해 밖에 나가기도 했지만 어지간하면 그냥 사무실 겸 연구실에서 살았다. 지식노동자로서 사는 방식을 몸에 익히는 시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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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내가 아니다. 바람이 걱정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8시 즈음 나가 밤 9시 40분 즈음 집에 들어오니 바람이 울기 시작한다. 지난 수요일이었나, 목요일이었나? 아침에 인사하고 나가려는데 바람의 표정이 마치, 울것 같은 아이의 얼굴이었다. 나가지 말라고 외치는 표정이었다.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이런 말 무슨 소용 있으랴. 그냥 같이 있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데.
세미나와 회의만 없다면 주말 이틀 내내 집에 있을 수 있으니, 이렇게 이틀 같이 지내는 것으로 사과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사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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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입학하기 전 지도교수와 나눴던 얘기, 더 정확하게는 지도교수가 내게 해줬던 말을 떠올리곤 한다. “너의 페이스를 잃지 말라”는 말. 졸업할 때까지, 아니 지식노동자로 살아가는 내내 잊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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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이런 저런 서비스가 많아도 결국 블로그만 남는다.

젠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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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한국엔 젠더연구가 (거의)없다란 사실을 절감한다.
젠더, 젠더, 젠더를 말하는 절대 다수의 논의는 여성 혹은 성차를 얘기할 뿐이다. 젠더 연구와 여성 연구는 다름에도 성차 혹은 여성과 남성 이분법에 바탕을 둔 얘기를 왜 젠더 연구라고 말하는 것일까?
정말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한국에 젠더 연구를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그리고 젠더 연구자는 섹슈얼리티를 연구한다는 소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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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젠더를 얘기하는 수업이나 강좌가 매우 불편하다. 이 불편함에 바탕을 둔 문제제기는 하지 않는다. 단순히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런 저런 이유들 때문이다.
(언어는 언제나 발신하고 수신하는 그 짧은 찰나에 비틀어진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때때로 젠더를 얘기하지 않는 자리가 속편할 때가 있다. 물론 또 다른 불편함을 느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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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젠더를 연구한다면서 성차 혹은 ‘여성’ 범주만을 연구하는 이들이 젠더 자체를 연구한 논문을 읽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 논문은 젠더가 아니라 트랜스젠더 혹은 레즈비언을 연구한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읽어도 그 논의를 연구에 반영할 가능성도 낮다.
연구자 차원에서 젠더에 대한 이해는 지금 어디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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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 혹은 연속선상에서, 트랜스젠더 이슈가 성적지향 이슈로 혹은 섹슈얼리티 이슈로 수렴되는 방식에도 끊임없는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트랜스젠더는 성적소수자인가? 트랜스젠더는 LGBT란 방식으로 묶일 수 있는가? LGBT로 묶을 수 있다면 그때 트랜스젠더는 어떤 식으로 드러나는가?
젠더는 여성으로 수렴되고, 트랜스젠더는 성적지향으로 수렴될 때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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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가길 잘했다.

구글페이지 트랜스젠더 포스트 모음 2012.03.05.-2012.03.08.

놀랍게도 트랜스젠더 소식을 아직도 전하고 있습니다! 한두 달 하고 은근슬쩍 접을 줄 알았거든요. 크크. ;;;
Mar 5, 2012  –  Public
::기사::
필리핀대학교는 지난 목요일 처음으로 트랜스젠더를 총학생회장으로 선출했다.
응용수학과 대학원생 가브리엘 파올로 “허트” 디노는 1년 간 필리핀대학교 총학생회(USC) 회장으로 일할 것이다.
디노는 현재 USC의 평의원이며 젠더위원회장이며,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과학대학 학생위원회 평의원이었다.
“나는 총학생회에서 우리가 바꾸길 원하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여기에 왔을 뿐만 아니라, 당신 자신이 대학교와 민족/국가에 필요한 변화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당신 앞에 서 있다.”고 그녀(디노는 자신을 지시하는 대명사로 “she”를 선호한다)는 말했다.
대학교에서 가장 큰 LGBT 단체인 UP Babaylan과 같은 그룹은 디노를 향한 지지를 표명했고, LGBT가 필리핀 사회에서 평등하게 다뤄질 것을 희망했다.
“허트와 같은 트랜스젠더는 존재 자체로, 그리고 젠더와 섹슈얼리티 때문에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다. 지도자로서 허트는 필리핀대학교의 영혼을 체화한다. 우리가 차이를 받아들일 의지만 있다면, 변화를 촉매할 가장 탁월할 수 있고,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이스카다. “라고 UP Babaylan는 성명서에서 말했다.
필리핀트랜스섹슈얼여성사회는 “필리핀에서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지만, 허트의 출마는 우리 나라에서 성적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획득한 진보의 선언이다.”고 말했다.
Mar 7, 2012  –  Public
::기사::
Transgender female denied bar’s ladies night promotion even though she’s legally a woman
플로리다 바의 소유주는, 열띤 싸움을 벌인 후 비숍 타번과 라운지를 떠났던 트랜스여성에게 무료 음료 제공을 거절한 일에 유감을 표했다.
알렉스 보레고와 그녀의 친구 한 명(드랙퀸)은 삐끼(bouncer)의 초대를 받아 지난 목요일 성 피터스버그 바의 주말 ‘여성의 밤’ 프로모션 행사에 참가했다.
그녀가 탐파 베이 타임즈에 말한 것에 따르면, 그들이 보드카와 크렌베리 쥬스를 마시고 있을 때, 다른 삐끼가 그들에게 다가와 “너희들은 사내녀석이야”란 이유로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의 밤 프로모션에 트랜스여성을 거부한 성 피터스버그 바는 그녀와 LGBT 공동체에 유감을 표했다.
보레고의 운전면허증은 그녀의 젠더를 여자로 기록하고 있지만, 삐끼는 말을 듣지 않았다.
보레고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그녀는 여성이 되기 위해 2년 간 호르몬 투여를 했고, 다른 조치에도 참여했다.
보레고는 “법적으로, 나는 여성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성의 밤에 내가 참여하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다.”
금요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그 바에 대한 보이콧은 250명의 팬을 모았다.
금요일 밤, 바 소유주 딘 마쉴랙은 보레고와 그녀의 친구에게 유감을 표현했다.
그가 더 타임즈에 말하길, 삐끼는 악의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잘 몰랐다.misinformed”
“이번 사건으로, 우리의 스태프는 당신이 누구건 모든 사람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매우 잘 배울 수 있었다.”며 라운지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LGBT 공동체에도 별도의 사과문을 적었다.
마쉴랙은 신문에, 스태프들이 트랜스젠더에게 존중하며 대하도록 얘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레고는 그 사과에도 그녀는 ‘원칙’적으로 그 바엔 다시 갈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Mar 8, 2012  –  Public
::기사::
ICE Manual: Taxpayers Pick Up Tab for Abortions, Transgender Therapy for Illegals
미국 이민 관리국은 어떤 환경에서 구금된 불법 외국인에게 낙태서비스를, 자신을 트랜스젠더라고 말하는 이들에겐 호르몬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규제에 따라 “ICE 시설에 왔을 때 이미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트랜스젠더 수용인은 계속해서 호르몬 투여를 할 수 있다. 모든 트랜스젠더 수용인은 정신 건강 간호care, 다른 트랜스젠더 관련 간호, 의료적 필요에 따른 약물에 접근할 수 있다. 치료는 의료적으로 필요한 이행 관련 간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인 것이다.”
트랜스젠더 이슈에만 초점을 맞춰 더 자세하게 쓴 기사가 있다는데, 해당 페이지가 안 열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