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두 개

01

구금시설과 트랜스젠더 관련 발표가 지난 금요일에 있었습니다. 나름 재밌는 자리였지만… 자리를 채운 분들 다수가.. 덜덜덜.(이하 생략)
전 “트랜스젠더와 의학적 처우”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근데 다른 분들의 내용이 더 재밌었다는. 그나저나 채윤 님은 원고에도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멋진 말을 잘 하시는지! 역시 그 분의 내공은 장난이 아닙니다. 🙂
제 발표문은 올려뒀고, 그 중 일부만 붙이면..
사법제도가 트랜스젠더의 어떤 위법 행위를 처벌한다는 것은 비트랜스젠더의 어떤 위법 행위를 처벌하는 것과 같아야 한다. 트랜스젠더란 범주와는 상관없이 어떤 위법 행위만을 처벌하는 것이지 트랜스젠더란 젠더 범주 자체는 문제삼지 말아야 한다. 사법적 처벌은 트랜스젠더의 젠더 범주를 고통으로, 형벌의 대상으로 다뤄선 안 된다. 그럼에도 주민등록상의 젠더를 바탕으로 일방적으로 공간을 결정한다면, 이는 이중처벌일 수밖에 없다. 트랜스젠더 범주를 부정하고 남성으로 지정받았으면 남성으로, 여성으로 지정받았으면 여성으로 살 것을 사법을 통해 강요하는 것과 같다.
02
토요일엔 “페미니즘과 퀴어”란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료집셔틀했습니다. 줄 자료집 없습니다. -_-;;
부족한 발표문에 비해 고마운 논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전체 토론 시간에 들은 논평이나 끝나고 식사자리에서 들은 논평은 많은 고민을 하도록 했습니다. 글을 전면 개작하여 다른 식으로 살리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요.
제 발표문(역시 올려뒀습니다)에선 줄곧 트랜스젠더, 퀴어 이야기만 나옵니다. 재생산 얘기는 일종의 곁가지고요.;; 근데 젠더 논의와 퀴어 논의가 없으니 대거 보강해야 한다는 논평을 따로 들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당황하고 말 논평은 아닙니다. 젠더이론과 퀴어이론에 트랜스젠더가 어떤 위치를 차지하느냐,하는 이슈죠. 트랜스젠더 이론은 젠더 이론이 아니고, 퀴어이론은 동성애이론이란 언설은 무척 많습니다. 이런 이해가 상당히 일반적이고요. 그래서 트랜스젠더 이론을 얘기하며, 이 이슈가 젠더이슈며 퀴어이슈란 점을 끊임없이 얘기해야 하죠. 제 지도교수가 논문심사를 앞두고 “트랜스젠더 이슈가 어째서 젠더/여성학이슈인지를 설명해야 할 수도 있으니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이 말을 곱씹는 일이 많네요.

지도교수, 자기표절

01

보통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원고는 초고인 경우가 많다. 학술지나 다른 어떤 책, 잡지에 싣기 전 사람들에게 나의 아이디어를 일부 공개하고 논평을 받으려는 목적이 강하다.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원고로 여기지 않는다. 그런데 규정이 바뀌었나보다. 학술대회에 발표한 원고를 수정해서 학술지에 실으면 표절로 보겠다는 것. 관련 내용: http://goo.gl/YUtHD 
02
낮에 지도교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16일 한국영미문학페미니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원고 관련 전화였다. 내용은 01번 내용.
난 완결성을 갖춘(과연?) 원고를 학회에 보냈다. 이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늘 그랬으니까. 그런데 지도교수는 만약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글을 수정보완해서 출간할 계획이라면, 당장 자료집에 실릴 원고를 요약본 수준으로 바꾸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표절로 걸린다고 했다.
+
이번 발표문은 선생님 전공과도 관련 있어서 선생님에게 따로 보냈다는.. 흐.
03

다른 사람에게도 알아보니  연구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논문을 쓰는 것도 자기표절로 규정한단다. 이것은 행정부처에서 진행하는 연구프로젝트에 공모하지 말라는 뜻인가?
물론 이 모든 것이 확정인지 현재 제안 상황인지는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04
처음 지도교수에게 전화를 받았을 땐, 다소 얼떨떨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여러 가지를 알아보며 몇 번을 더 내게 전화했다.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해주는 지도교수라니… 난 정말 지도교수를 잘 만났다고!! 후후. … 아, 논점은 이게 아닌데..;;;

[고양이] 팔불출

이틀 연속 홍보글만 올리기 뭣하여…

리카는 여덟 아깽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중 한 아기, 바람과 살고 있습니다. 사실 바람의 어린 시절 모습은 미묘가 아니었습니다. 불량스럽고 껄렁한 모습이 매력이었지 소위 “예쁘다”고 말하는 그런 매력은 아니었습니다.
요즘 들어, 떠나간 아가들의 사진을 통해 근황을 확인할 때마다 깨닫는데.. 바람이 가장 예쁩니다. 음하하하!!
팔불출 확정. 크크.
+
돌 던지는 거 알고 있습니다..;; 흐흐.